중국 디지털출판 시장「모양새 갖췄다」

일반입력 :2005/05/27 15:36

리앙친

중국에서 출판된 전자책은 총 805만권에 달할 정도로 어느 정도 규모를 갖췄지만,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적은 수량, 아직 해결되지 않은 판권 문제, 표준 부재, 산업 사슬 정비 등이 그것이다.

베이징 이공대학 학생인 모샤오리는 지난 5월 13일 교수가 지정한 참고서적 2권을 대출받기 위해 도서관이 아닌 기숙사에서 인터넷에 접속해 전자도서관을 통해 참고 서적의 전자책(eBook)을 다운로드받았다.

베이징 이공대학 도서관이 보유중인 전자책은 이미 3천 종에 달하고 있으며, ‘대출’받기도 쉽다. 하지만 모샤오리 및 그녀의 친구들은 수 만권의 종이서적에 비한다면 전자책은 여전히 그 규모가 작고, 내용도 진부한 경우가 많다고 느낀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 전체 디지털출판 산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 소식에 따르면 2004년 국내 디지털출판 산업은 ▲전자책 시장 규모 확대 ▲도서관에서의 보편적인 전자책 이용 ▲온라인 독서 문화 형성 ▲모바일 독서의 초기 시장 형성 등 네 가지 측면에서 진전을 이뤘다.

또 전자책 규모는 총 805만권에 달했으며, 2004년 30만 위안 이상의 수익을 올린 전자책 출판사가 26개, 50만 위안 이상이 15개, 100만 위안 이상이 5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는 약 100개의 출판사가 전자책 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디지털 도서관 이용 건수는 1000건을 넘어섰다. 또 온라인 독서가 유행하면서 1000만 여 명의 전자책 독자층이 형성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출판 시장은 여전히 적은 수량, 아직 해결되지 않은 판권 문제, 표준 부재, 산업 사슬 정비 등의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전자책 수량 적고, 내용도 진부

베이징 이공대학 도서관 서고에는 3000권의 전자책이 소장돼 있으며, 매월 대출학생수도 이미 4천 명에 달한다. 베이징 이공대학 도서관 관리자는 도서관의 대출이 증가하면서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종이 서적만으로는 이미 학생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없게 됐으며, 이 때문에 학교 측도 가까운 시일 내에 전자책을 추가 구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샤오리는 “베이징 이공대학은 100만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교수가 첫 수업을 시작할 때는 몇 가지 참고 서적을 함께 읽도록 한다. 이럴 때는 한 반이나 한 과의 학생들이 모두 같은 책을 빌려야 한다. 하지만 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같은 종류의 서적 수는 3~5권 정도로 매우 제한적이고, 시간도 제한돼 있다. 많은 학생들이 계속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다”라며 처음 참고서적을 빌릴 때의 곤란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녀는 “전자도서관이 생긴 다음부터는 이러한 상황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됐다. 또 전자책은 종이책과는 달리 주석을 달기가 쉽고, 검색도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 더해 온라인에서 운영되니 인터넷 접속만 된다면 어디에서도 책을 ‘대출’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전자책의 수량이 아직은 너무 적고, 내용도 진부하다는 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컴퓨터를 전공하는 모샤오리의 경우 해외의 선진 컴퓨터 지식을 신속히 이해해야 하지만, 해외 도서의 경우 전자책과 종이책간의 간극이 꽤 큰 편이다. 따라서 전자책을 통해 습득한 지식은 이미 해외에서 몇 개월 전에 배포된 지식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녀는 전자책 출판과 종이책 간의 시간 차이를 줄이고, 심지어는 종이책과 동시에 출판되기를 바라고 있다.

상하이 교통대학 출판사 편집장 한정즈는 현재 상하이 교통대학 출판사의 전자책은 전체 출판물의 1/3 정도라고 밝혔다. 그러나 상하이 교통대학 출판사는 전자책에 대해 몇 가지 ‘불문율’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면 사전류의 서적은 해적판을 쉽게 만들지 못하도록 전자책으로 출판하지 않는다. 또 연습문제류의 서적도 종이책 발간 후 3개월이 지나야 전자책으로 발간된다. 이는 연습문제류의 서적은 일단 배포되고 나면 단기간에 온라인을 통해 확산될 수 있어 종이서적의 판로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판권 문제

인터넷의 보급과 전자상거래의 끊임없는 확산으로 디지털화는 이미 대세가 됐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산업 표준과 법률 시스템은 아직 정비되지 않아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디지털출판 분야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최대 과제는 판권 문제다.

출판업계 한 원로인사는 미국과 같이 판권 시스템이 비교적 잘 구축된 나라는 1998년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을 제정해 판권보호기술의 위법 행위 문제를 해결하고, 판권관리 정보도 정의했다는 사례를 든다.

작가, 연계방식, 권리양수 조건, 권리 유효기간 등의 판권관리정보는 권리 소유자뿐 아니라 이용자들의 작품에 대한 이용 허가, 이용자의 작품 이용 상황 관리, 저작권 침해 행위 추적 등도 편리하게 해준다. 이 법을 통해 미국은 디지털작품에 대한 불법 행위가 근절됐으며, 디지털출판, 발행, 배포 등의 단계도 합리적인 법률 아래 질서 있게 수행되고 있다.

국내의 디지털출판 상황은 이러한 수준으로까지 발전하려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수셩공사, 중문온라인 등 관련 기업들은 현재의 협소한 판권 확보 경로와 부적합한 정보 확산 네트워크 유포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출판물에 대한 유효한 판권 정책이 절실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한 과학기술정보회사 CEO는 이에 대해 아쉬움을 느낀다며, “우리 회사는 전자책을 발간할 수 있는 준비는 모두 끝났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판권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책을 출판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주 종료된 ‘2005 중국 e북 산업연례회의’에서 방정전자기술 총감독 탕즈는 4년 전 방정이 국제 OEB(Open e-Book Forum :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오픈 전자책 조직) 표준에 근거해 DRM(디지털 판권 보호) 기술을 핵심으로 하는 방정 아파비(Apabi) 온라인 출판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또 이 솔루션은 방정이 자체 개발한 CEB 형식을 채용했으며, 강력한 판권보호 기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판업계에는 ‘복사된 서적수’라는 한 가지 개념이 있다. 서적을 한 권 구매하면 동시에 수많은 복사본도 구매하는 것이 되며, 이 서적의 복사본 수량이 곧 구매자 혹은 대출자의 전체 규모가 된다는 개념이다. 즉 전자책 한 권을 도서관에서 구매하면 다른 학생들이 언제라도 다운로드받아 복사할 수 있는데 누가 이런 상황을 좋아하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전자책 출판이 기존의 ‘판매량’과 ‘인세’ 부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출판 관련 조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도서관 인력이 줄어들 뿐 아니라 전체 온라인 출판업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전자책에 대해 기존 도서관의 ‘복사된 서적수’ 모델을 채용하고 있는데 이는 많은 출판사와 도서관이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3대 기술제공업체인 넷라이브러리, 오버드라이브, 리브와이즈 등도 ‘복사된 서적수’ 기술 모델과 판매 모델을 채용하고 있다.

국내 출판계도 ‘복사된 서적수 모델’을 적극적으로 채용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베이징출판사 출판그룹, 상하이 세기출판그룹, 기계공업출판사, 고등교육출판사, 화동사범대학출판사 등 약 100여 개의 출판사들은 이 모델을 응용해 중국의 디지털출판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 출판사는 ‘복사된 서적수’ 모델이 출판사와 작가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디지털출판의 지속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이 이미 한 가지 효과적인 판권 보호 모델을 찾아내기는 했지만 얼마나 많은 출판사들이 이를 수용할 것인지, 또 전체 산업계가 이를 수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혼재된 표준

적당한 표준이 없고, 일정한 규칙도 없다. 표준화가 안돼 있기 때문에 전체 디지털출판 산업도 느리게 발전할 수밖에 없다. 현재 디지털출판 기술의 각각을 들여다보면 원본 데이터 측면에 대한 표준과 코딩 표준이 필요하고, 작품 형식에도 표준이 있어야 한다.

한 디지털출판 기술업체 대표는 “데이터 표준화가 완료돼야 원가 절감이 가능하고, 제한적인 자원을 이용해 가장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 또 이렇게 해야만 디지털출판 산업도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의 디지털 도서관이 채용하고 있는 형식은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들어 방정의 ceb 형식, 천진진커의 WOLF 형식이 있고, 적지 않은 수의 간행물들이 싱가포르의 전자책 시스템 기업인 플립뷰어의 opz 형식을 채용하고 있기도 하다.

업계 인사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형식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서로 각각의 형식에 맞는 전자책 리더를 이용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결국 이용자 부담을 증가시켜 모르는 사이에 디지털 도서관 이용자들을 멀어지게 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칭화대학 출판사 사장 리지아챵은 기자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에는 명확한 디지털 서적 형식이 정의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한 가지 표준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하이 교통대학출판사 편집장 한정즈도 “국내 업체의 경우 현재 방정 아파비가 대표적인 디지털출판 솔루션으로 해외시장에까지 진출해 있지만, 전반적인 기술 측면에서는 아직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고, 표준화도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독점 시장이 형성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기술 발전에도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와 관련해서는 몇 가지 표준이 제출돼 있는 상태다.

디지털 서적 정보화 연구 분야의 한 인사는 세계적으로 볼 때 비교적 표준에 가까운 모델은 PDF 형식으로, PDF는 XML을 지원하는 순수한 콘텐츠 저장 방식이며, MS를 포함한 업무용 소프트웨어 역시 XML 형식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는 국가적으로 확정된 디지털 서적 표준이 없기 때문에 각각의 출판사들은 최소한 자체적으로 권익을 보호해야 하고, 도서 제작업체들의 경우에는 수출 상품에 대해서는 XML 형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XML 형식은 서로 다른 애플리케이션에서도 쉽게 편집과 인쇄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원본 데이터 제작처럼 너무 많은 원가가 추가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데이터 표준도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데이터 표준 원가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국내 디지털출판 산업은 이미 ‘혁명’적인 수준에 올라섰다”고 덧붙였다.

산업사슬 정비 필요

신문출판 업계 지도자들은 공개 장소를 빌어 일찍부터 하나의 우수한 산업 생태계에는 반드시 기업군 내에 합리적인 분업 체계를 갖고 있어야 하고, 이러한 산업사슬 내의 모든 부분이 전문적인 영역을 갖고 있으면서 통합됐을 때 전체적인 시너지가 발휘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디지털출판 산업 사슬은 아직 완전히 정비되지 못한 상황이다.

디지털출판 산업의 콘텐츠에는 작가와 출판사가 있고, 유통은 디지털 도서관, 온라인 전자서점을 통해, 그리고 독자는 컴퓨터와 휴대폰 등 전자 리더 장비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그 중 기술제공업체들은 디지털 서적의 출판, 발행, 열독과 관련된 전체 솔루션을 제공하며, 이 모든 단계를 관통한다. 이 때문에 작가, 출판사, 도서관, 온라인 전자서점, 기술제공업체, 휴대용 리더기 제공업체, 독자 등이 모두 디지털출판 산업 사슬을 형성하고 있다.

수셩공사 부사장 쳔팡은 산업 사슬이 완벽하지 않은 원인에 대해 현재 산업 사슬에 대한 상당히 큰 오해가 존재하고 있으며, 각각이 별개로 움직여 서로의 견해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술업체들은 디지털출판사와 온라인 유통업체의 전문 역량을 지원하면서 디지털출판 기술 개발과 연구에만 집중해 출판사 등이 가장 선진적인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내 많은 IT 업체들 중에도 이미 디지털출판과 온라인 유통업에 약간의 기술, 상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업체들이 있지만 커뮤니케이션과 협력 부족으로 기술업체들의 ‘겸업’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데이터 제작 업체와 기술개발 업체의 역할이 분명해야 하며, 디지털 상품의 콘텐츠 조정과 유통경로에도 참여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각각의 업체가 많은 노력을 투자하더라도 성과는 적을 수밖에 없게 된다.

신문출판부에서 들리는 소식에 따르면 제 1회 중국 디지털출판 박람회가 오는 7월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박람회 조직위원회 책임자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디지털출판 사업의 시동을 본격적으로 걸 예정이며, 조직위원회는 많은 연구개발 자료를 기초로 디지털출판산업 연합체를 구성하자는 제안을 할 예정이다.

또 국내 최초로 디지털출판의 핵심이 될 저작권 위탁 에이전시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조직위원회가 대규모의 자원을 충분히 투자해 산업의 생존 환경을 개선하고, 산업 사슬 내 관련 기관을 정비함으로써 중국 디지털출판 사업이 진정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업계 인사들은 산업 사슬 내의 각 부분이 밀접히 결합돼야 연합체를 형성할 수 있고, 모두가 힘을 합쳐 각각의 역할에서 벗어나 선진 기술과 우수한 솔루션을 함께 공유해야만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