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D램 가격 담합 혐의 인정「거액 벌금형」

일반입력 :2005/04/25 18:57

Dawn Kawamoto

미국 법무부는 21일 하이닉스 반도체가 D램 가격 조작에 관한 반독점 위반 사건의 유죄를 인정했고 벌금으로 1억 850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미 법무부는 그 동안 D램 산업의 가격 조작을 수사해 왔고 하이닉스는 법무부와 합의에 이른 마지막 D램 제조사다. 하이닉스의 벌금 액수는 미 법무부 역사상 세 번째로 많은 금액이며 부시 행정부 기간만 따지면 최대 액수다.하이닉스는 1999년 7월부터 2002년 6월까지 D램 가격을 담합·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미 법무부는 델, HP, 애플 컴퓨터, IBM, 게이트웨이가 하이닉스의 행위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법무 차관보 스콧 해몬드는 기자들에게 "D램은 컴퓨터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이다. D램 가격이 오르도록 조작한다면 소비자는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라고 말했다.하이닉스의 대변인은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PC 업체들은 2001년 말에 일어난 메모리 가격의 급등 현상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당시 가격 급등은 메모리 산업에서 드문 일이었고 그 이전 몇 년간 대형 메모리 업체들은 수익성으로 고생했던 적이 있다. 당시 PC 판매는 줄어들었지만 대부분의 PC에 탑재되는 D램과 DDR D램 가격은 올랐고 어떤 경우는 몇 달 동안 3배나 가격이 뛰었다.메모리 제조사들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미 법무부가 2002년 가격 조작 혐의를 조사하기 시작했고 마이크론과 일본의 엘피다 메모리 등의 D램 제조사에 소환장을 발부했다고 한다.해먼드는 D램 업체들이 이메일, 전화, 직접 회의를 통해 정기적으로 가격을 조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 합의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빠르면 다음달 열릴 법정 심리 며칠 전에 공개될 예정이다.21일 공개된 법무부 문서에 따르면 개인 피소자는 없다고 한다. 그러나 해먼드는 "이번 소송 합의로 보호받지 못하는 몇몇 사람들이 있다"라고 말했다.또한 하이닉스는 연방 법원에 계류중인 집단 소송 합의도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중이다.델 컴퓨터 CEO 마이클 델은 2002년 4월 "몇몇 D램 업체들이 카르텔 같은 행위를 했고,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성공했던 것처럼 보인다"라고 말했다.삼성 반도체와 인피니온도 D램 가격 조작에 대한 법무부 조사에 관련됐다.2003년 12월 마이크론의 전 영업 책임자는 재판 방해 혐의로 피소됐고 유죄를 인정했다. 지역 영업 책임자인 이 사람은 경쟁사의 가격 정보에 대한 문서를 수정한 후 은폐했다고 시인했다.EC도 2003년 D램 가격 조작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인피니온은 지난 9월 국제적인 D램 가격 조작 음모에 가담했다고 시인했고 1억 6000만 달러의 벌금을 냈다. 이 벌금 액수는 가격 조작과 관련해 법무부가 정한 최고 금액 중 하나였다.4명의 인피니온 중역은 12월 D램 가격 조작과 관련된 형사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이들은 징역형을 받았고 각각 약 25만 달러의 벌금을 냈다.법무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에 대비해 일부 D램 업체는 현금을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12월 법무부의 반독점 수사에 따른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1억 달러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달 엘피다 메모리는 이번 조사로 인한 벌금에 대비해 약 1780만 달러를 준비해 놓을 것이라고 언급했다.법무부는 하이닉스와 인피니온 사건의 경우 총 3억 4600만 달러를 벌금액으로 선고했고 하이닉스의 소송 합의는 샌프란시스코 지방 법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