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용 컴퓨터「연비 향상까지?」

일반입력 :2005/03/25 19:04

John G. Spooner

치솟는 자동차 기름값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들린다. 올해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하이브리드 및 대안 연료 자동차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오토쇼에 출품된 많은 자동차들에는 그래픽 인터페이스, 아이팟 지원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심지어 급작스러운 충돌을 예측할 수 있는 안전 기능 등 컴퓨터를 이용한 기능이 추가되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그렇지만 컴퓨팅 기술보다는 연료 효율 개선과 오염을 줄이는 신기술이 관람자들의 시선을 더 끌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회는 25일부터 4월 3일까지 맨하탄 행사장에서 일반인에게 공개된다.도요타의 프리우스와 혼타의 시빅 하이브리드와 같은 자동차에 의해 대중화된 하이브리드 차량은 특히 도시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배터리로 구동되는 전기 모터의 도움을 받는 가솔린 엔진을 사용해 엔진의 연료 소비를 줄인다. 이번 주 오토쇼를 앞두고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 전망은 긍정적인 상황이다.도요타의 조 후지오 회장은 22일 "올해 또는 다음 해에 목표치인 30만대를 달성한다면 몇 년 안에 100만 대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내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렵지 않겠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도쿄에서 있을 별도 행사에서 이브리드 자동차 신모델인 클루저와 해리어 SUV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번 주에 선보일 신차에는 컨셉 카든 양산 모델이든 자동차와 컴퓨터를 합체하는 요즘 추세가 반영될 예정이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차량 본넷트 안쪽에 전자 장치를 적용해 왔다. 배출 가스 제어를 모니터링하거나 에어백 같은 안전 장비를 동작시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신모델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연료 절감 이득을 얻을 수 있으며 ▲신형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로 눈을 돌리면서 전자 기기들이 대시보드에 장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기존 방식을 탈피하여 음악을 듣는 새로운 방식, 이를테면 애플 컴퓨터의 아이팟 뮤직 플레이어 커넥터, 그리고 위성 라디오 수신기 등이 소개되자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고객의 요구에 부흥하며 자사 신차에 적용하고 있다.동시에 하이브리드 차량들은 노트북 PC에서 쓰는 것과 유사한 배터리를 잔뜩 사용하고 있고, BMW의 3-시리즈에는 차내 편의 기능을 제어하기 위해 그래픽 인터페이스가 적용되어 있다.뉴욕 국제 오토쇼 홍보 담당 크리스 샘스에 따르면 "BMW는 대시보드에 사용되는 전자 기술의 정교함 측면에서 제2의 물결이라 할만한 좋은 예"라며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전보다 많은 차량에 적용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BMW 최고급 차종에 적용되어 왔으나 요즘은 자사의 기존 저가 모델 차종에도 적용되고 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현대차에도 적용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샘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올해 쇼에서 약 50여 종의 컨셉 카와 양산 모델을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쇼에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틀 동안 연이어 계속될 기자 회견에서 자사 홍보에 열을 올리는 한편 오토쇼를 참관할 1200만 자동차 애호가들을 매료시키려고 안간힘을 쓸 것이다.도요타의 렉서스 사업부는 가스-전기 하이브리드 고급 세단인 GS 450h를 오토쇼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도요타는 상대적으로 기름을 덜 먹는다는 경제성과 고품격·고성능 이미지를 함께 보여줄 수 있는 동력 전달 장치를 이 차에 적용할 예정이다.하이브리드 형태의 동력 전달 장치를 장착한 이스케이프 SUV(Escape SUV)를 내놓은 포드도 머큐리 메타 원이라는 디젤-전기 하이브리드 컨셉 카를 선보일 것이다. 이 차는 지난 1월 디트로이트에서 있었던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처음 선보였는데, 운전자 입맛에 따라 화면에서 게이지 크기와 위치를 재조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동에 의한 충돌 방지(CMB)’라는 기술도 선보였다. CMB는 카메라, 레이더, 온보드 컴퓨터를 사용하여 다른 차량을 감지하고 위치에 따라 속도와 방향을 알아내어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을 미리 예측한다. 충돌 가능성이 있다면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내고, 필요하다면 스스로 차량을 제동시킨다.GM이 선보일 컨셉 카인 시퀄은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 차는 수소를 전기로 변환하는 연료 전지를 사용한다. 시퀄은 미래 연료 전지 자동차에 대한 GM의 비전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시퀄에는 DBW(drive-by-wire : 케이블로 구동되는 전통적 방식이 아닌 전자식으로 조정하는 것. 이를테면 자동차 핸들이 바퀴와 기계적으로 연결된 것이 아니라 전자적으로 연결되어 핸들을 돌리면 신호가 전자 제어 장치로 전달되어 이 제어 장치가 실제로 바퀴를 좌우로 움직이는 것이 대표적인 예)를 이용한 전자식 스로틀 제어 시스템도 적용되어 있다.지난 1월 GM은 2010년까지 현재의 내연 기관과 견주어 내구성과 성능 면에서 손색 없는 연료 전지 추진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시퀄은 연료통에 수소를 가득 채우고 480km 이상 운행할 수 있고 시속 약 100km까지 10초 내에 가속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전자 장치들은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의 심장부도 장악하고 있다. 예를 들어 GM의 경우 BMW가 애플 아이팟을 자사 차량에 적용하자 이에 질세라 자신들도 아이팟을 적용하겠다고 연이어 발표했다. 이어 메르세데스, 볼보, 닛산도 자사 차량에 아이팟 커넥터 장착 계획을 발표했다.GM은 앞으로 나올 신차에 장착될 라디오에 외부 입력 채널을 하나 더 마련하고 대시보드 전면부에 외부 입력 단자를 배치해서 아이팟 같은 제품의 외부 오디오 출력을 꼽아 차량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뷰익 대변인은 이번 오토쇼에 출품된 후 올 가을에 양산될 세단인 루체른에는 MRC(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자식 서스펜션 시스템)뿐 아니라 주행 안전 조절 장치에서 아이팟 연결 라디오에 이르는 수많은 전자 제어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GM 측은 아이팟 연결을 제공하는 최초의 모델은 시보레 HHR, 임팔라, 몬테 카를로가 될 것이며, 세턴뷰와 이온 모델, 폰티악 솔스티스 로드스터와 캐딜락 DTS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뉴욕 오토쇼는 활동적인 라이프 스타일과 고성능을 강조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향수까지 불러일으키는 모델을 비롯해 수많은 컨셉 카들이 전시될 예정이다.과거 전성 시대 미국차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차들이 크라이슬러와 포드로부터 쏟아져나올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크라이슬러 파이어파워와 같은 컨셉 카로, 6.1리터 헤미 V8 엔진을 장착하고 있고 베이스 차체는 닷지 바이퍼 스포츠카다. 포드는 레이싱계의 전설인 캐롤 셸비의 손때가 묻어있는 2인승에 605마력 V10 엔진을 장착한 ‘슈퍼카’ 셸비 GR-1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포드는 고성능 머스탱 신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지프는 오프로드 매니아들을 위해 실내 테스트 트랙을 마련하여 6m 높이의 산을 만들어 놓을 예정이다. 샘은 이 테스트 트랙에서 지프의 차량을 직접 운전해 볼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