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이후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던 하이닉스반도체가 지난해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두었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해외법인을 포함한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6조 970억원, 영업이익 2조 240억원, 순이익 1조 723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3일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58%가 늘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전년도의 40배가 넘었다.하이닉스의 이같은 이익 규모는 하이닉스 전신인 현대전자가 1984년 창업한 이래 가장 많은 것이다. 2003년 2조원을 훌쩍 넘었던 순 손실은 영업 호조와 비메모리 부문 매각 등에 힘입어 1조 7000억원의 순이익으로 전환됐다. 본사 기준으로는 매출 5조 8640억원, 영업이익 1조 8460억원, 순이익 1조 6930억원을 기록했다. 하이닉스의 실적 호조는 주력제품인 D램 가격 안정이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여기에 비주력 사업 매각과 인원 감축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 '블루칩 프로젝트'라는 원가절감 노력도 빛을 발했다. 시설투자를 못해 할 수 없이 만들던 '한물 간' 제품인 32, 64메가 D램이 디지털 TV의 수요 증가로 뜻밖에 잘 팔려 효자가 됐다.하지만 하이닉스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다. D램 시장 하락에 대비해 플래시메모리와 DDR2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려야 한다. 300㎜ 웨이퍼(반도체 원판) 라인 강화 등 시설투자 부담도 만만찮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