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런 저런 트렌드나 동향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쓸만한 것은 거의 없다. 뿌연 단어로 채색된 글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내가 속한 분야에 대한 언급이 있으면 얻는 막연한 안도감뿐이다. 선무당처럼 뿌연 단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연말에 맞춰보면 이래도 저래도 맞게 돼 있다. 기
본적으로 트렌드는 미래는 이럴 것이다라는 미래에 대한 예측으로 볼 수 있으며 이 글은 ‘미래 예측은 이렇게 해야 한다’ 라든지 ‘어떻게 된다’라는 당위나 트렌드에 관한 글이 아니다. 미래예측의 방법론에 있어 기업 내에 퍼져있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한 곳에 모으는 시장을 이용하자는 하나의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글이다.
정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거래시장 (Prediction Market) 을 이용하면 대기업이나 벤처기업의 수요예측, Sales Forecast, R&D예산할당, 신제품개발 등 여러 기업 활동의 복잡한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들어 여러 다국적 기업에서 활용도를 높여가고 있다.
Prediction Market
Prediction Market은 가상화폐로 정보를 사고 파는 가상의 시장이다. 예를 들어 올해 회사에서 A라는 제품을 생산하려고 했을 때 몇 개나 생산해야 할까? 라는 정보의 기초자산이 있다고 하자. 그 기초자산을 기반으로 25,000개를 생산하는 선물계약과 40,000개를 생산하는 선물계약이 있을 때 당신은 자신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계약을 사고 팔기만 하면 된다. 이런 일련의 거래를 통해 개인이 가진 정보가 시장에 가격이라는 단일요소로 표현되는 것이다. 그리고 가격변동의 폭을 1~100으로 하면 거래되는 정보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확률로 나타난다.
만약 Predictive Market이 효율적이라면 미래의 회사원의 모습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회사에 출근해서 하는 일은 컴퓨터를 부팅시키고, 인트라넷에 접속해 가상선물거래시장에서 A라는 계약을 몇 단위 매입/매도한 후 기대치에 따라 사고 팔기만 하면 된다.
기업경영에 있어서 생산/판매/신제품 개발 등의 의사 결정은 매우 중요하며 기업들은 많은 돈을 들여 다양한 형태의 수요조사를 정량적/정성적으로 행하고 있다. 하지만 수리예측 모델이 변덕스러워지는 인간의 마음을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에 갈수록 ‘정답’을 맞추는 것은 어려워지고 있다.
Prediction Market이 효율적으로 기업내의 의사 결정 도구로 자리 잡으면, 당신은 회사의 정보를 사고파는 거래를 통해서 회사의 미래를 예측하고 회사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는 가상의 예이지만 먼 미래의 꿈이 아니다. 당신의 상상보다 훨씬 가까이 있다.
상아탑에서 기업으로
Prediction Market은 기본적으로 시장이 개인보다 훨씬 조직적으로 통찰력과 예측을 할 수 있다는 가정에 기본하고 있으며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전통적인 속담과도 어느 정도 통한다.
1988년부터 Iowa대학 등에서 선구적으로 시작된 Prediction Market은 필드에서 일하는 직원은 개인적인 부끄러움에 의해서든, 관료주의에 의해서든 말하지 않고 있는 귀중한 정보를 갖고 있으며, 개인의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시장이 그 정보를 풀어줄 수 있다라는 컨셉에서 시작됐다.
상아탑에서 발전된 Prediction Market은 재미로 맞추는 게임 같은 시장과 기업내부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한 시장으로 적용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와 미국 대통령 선거의 승자를 다 맞춘 Iowa Electronic Markets부터 2004년 할리우드 오스카 상의 후보작과 수상작을 다 맞춘 HSX (Hollywood Stock Exchange) 등이 전자의 예이며, 후자는 마이크로소프트, Eli Lilly, HP 등과 같은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에서 시도되고 있다.
HP에서는 캘리포니아 공대의 경제학자, Charles Plott의 도움을 얻어 회사내부 인트라넷에 트레이딩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영업사원과 재정담당자로 구성된 20명 미만의 내부 사람들로 하여금 그 달의 컴퓨터 매출에 대한 예측을 거래하게 했다.
4개의 시장을 4달에 걸쳐 테스트 한 결과 75% 의 정확도에 만족한 HP는 2003년에 전세계 14명의 비즈니스 서비스 부서 (Business-services division) 관리자를 대상으로 매달 매출과 이익을 예측하게 하는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이 결과에도 만족한 HP는 다른 부서에까지 Prediction Market을 의사결정 보조도구로서 확대 적용하고 있다.
엄청난 규모의 R&D 투자와 안개 같은 FDA의 승인을 알아내는 일이 중요한 제약산업의 거인 Eli Lilly도 역시 제품개발과 관련한 화학자, 생물학자, 프로젝트 매니저 50명 정도가 참여한 Prediction Market을 통해서 6개의 신약가운데 FDA의 승인을 받을 만한 3개의 약품을 정확히 가려낸 사례가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제품개발에 이런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정교한 시장의 설계와 운영이 성공요소
Prediction Market은 개인의 정보를 바탕으로 한 이윤추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팀으로서의 역할이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적절치 않을 수 있으며 기업 내에 Prediction Market을 실제로 구현하고자 할 때는 뿌리깊은 관료주의와 관리자의 권한 축소에 대한 두려움이 가져오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Prediction Market의 장기적인 성공가능성은 높지만 기본적으로 시장은 Human Factor때문에 완벽하지 않아 정교한 설계와 질문을 포함한 세심한 운영노하우의 축적이 필요하다.
일례로 Prediction Market은 가격을 통해 확률을 나타내는 시장 (가격의 변동이 1~100)이기 때문에 “이 MP3플레이어를 살 것인가?” 라는 질문보다 “이 MP3플레이어가 20만원이라면 구매하겠는지?”같은 질문이 좀더 좋은 질문이라 할 수 있다.
유저의 선호를 명시적으로 나타내게 하는 질문이 좋으며 기타 제품간 비교나 자유게시판을 통한 정보제공, 다양한 보상제도의 설계를 통한 참여동기유발 등이 필요하다. 그리고 참여자를 독립적이고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으로 구성하는 것이 효율적인 시장 설계의 기본으로 알려져 있다. @
* 이 기사는 ZDNet Korea의 제휴사인 스카이벤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