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영화사, 음반사들이 첨단기술 산업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법적 공방의 포문을 열고 대법원이 P2P 파일 교환 업체들과의 분쟁에 있어 새로운 공격 수단을 제공해주길 기대하고 있다.부시 정부의 최고 변호인과 기독교 연합 등 영향력 있는 단체들의 지지를 받는 가운데 미 음반사협회(RIAA)와 미 영화사협회(MPAA)는 지난 24일 법원이 그록스터(Grokster)와 같은 파일 교환 소프트웨어 업체들에게 최소한의 법률적 제재만 받으면서 운영을 계속할 수 있도록 판결한 것이 잘못됐다며 항소를 제기했다.항소 요약본에 따르면 두 협회는 P2P 업체들이 고객들의 저작권법 위반 행위에 직접적으로 제제할 순 없다 하더라도 업체가 대신 책임을 지도록 하는 새로운 법적 심사를 신설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MPAA, RIAA는 “두드러지게” 저작권법을 위반해온 업체들이 계속 운영될 수 있도록 내버려둠으로써 기술 진보와 저작권법 사이에서 유지돼왔던 전통적인 균형이 깨지고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RIAA의 최고 임원 미치 베인월은 지난 25일 가진 기자 회견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시트콤 ‘호간의 영웅들’에서 주둔지 경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에 빗대 “슐츠 하사는 그록스터를 사수하지 못한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나 그는 “그렇다고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라’라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사실 P2P 파일 교환이라는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긴 하지만 이번에 진행될 대법원 재판은 첨단기술 산업 전반에 걸쳐 올해의 가장 중요한 법적 공방 중 하나로 꼽힌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실질적으로 모든 가전제품과 컴퓨터 제조업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엔터테인먼트 회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20년 전의 소니 판례, 해석 놓고 의견 분분이번 재판의 중심에는 소니의 베타맥스(Betamax) 방식 비디오 카세트 레코더의 판매를 합법화한, 20년 전의 대법원 판례가 자리잡고 있다. 당시 판결 때에는 법률을 위반할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 할지라도 실질적으로 해당 기술이 상업적인 불법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한 판매자에게 책임이 없으며 판매 또한 합법이라고 결론지어진 바 있다.가전기기와 컴퓨터 제조업체들은 바로 이 판결 덕택에 애플 컴퓨터의 아이팟부터 시작해 일반 PC에 이르는 전 제품의 개발과 판매에 보호를 받아왔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다.이번 재판에 대해 CEA의 CEO 게리 샤피로는 “이 판결의 중요도는 아무리 과장해도 결코 지나침이 없다. 가전기기와 컴퓨터 제조업체들에 대한 보호가 사라질 수는 없다. 행여라도 그런 사태가 벌어진다면 기술의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의 주장에 대해 P2P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반론을 제출하면 그들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IAA와 MPAA는 자신들이 그런 원칙을 뒤엎어 버리려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다. 두 협회는 다만 그록스터, 그리고 모피어스(Morpheus)의 모회사인 스트림캐스트 네트웍스가 자기네 네트워크에서 저작권법 위반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행위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변호인단을 통해 주장해왔다.그러나 두 번의 순회 하급 법원 판결에서 RIAA와 MPAA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에서는 사진복사기나 VCR처럼 업체들의 P2P 소프트웨어는 음악이나 비디오 게임을 판매하는 것과 같은 합법적인 목적을 갖고 사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또한 법원은 그록스터나 스트림캐스트 같은 파일 교환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사용자들에 있어 저작권법 위반 행위가 광범위하게 퍼져나가는 데 대한 법적인 책임을 갖지 않으며 각 업체들의 P2P 제품을 배포할 수 있다고 소니의 판례에 비춰 해석했다.대법원에 제출된 항소의 요약본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기술 혁신과 저작권 보호간의 균형 유지에 있어 하급 법원들이 소니 베타맥스의 판결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록스터와 스트림캐스트의 네트워크에서 벌어지는 행위 중 적어도 90% 이상이 불법이며 양사가 개인적인 파일 교환을 제어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불법이 자행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따라서 분명히 책임이 있다고 강변했다.두 협회는 P2P 업체들에게 확실한 법적 책임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사용자들의 저작권법 위반 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거나 혹은 조장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법적 심사를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의 대리인인 도날드 버릴리는 “진행중인 사업이 저작권법 위반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면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저작권법 보호가 바로 합법적으로 혁신을 이루는 것이다.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기술의 비합법적인 남용”이라고 밝혔다.P2P 소송에 몰리는 단체들, ‘당사자야 구경꾼이야?’무슨 속셈인지 알 수는 없지만 몇몇 소수 단체들도 지난 24일 대법원에서 있었던 항소에 참여했다. 또한 법무 담당관실 측도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주장에 동의했다.법무담당관실 측은 “P2P 기술이 손쓸 수도 없이 퍼지는 저작권법 위반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적법한 목적을 지닌 채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음반사들은 파일 교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저작권 위반을 대규모로 ‘유발하면서’ P2P 네트워크를 만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한다”라고 말했다. 뒤이어 이들은 “기술의 합법적인 사용만 주장한다 해서 책임을 면할 순 없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법무담당관실뿐 아니라 헐리우드와 음반사들을 종종 심하게 비난하는 보수적인 가정 단체와 기독교 단체들까지도 반 P2P에 한 목소리를 냈다.기독교 연합(CC), 미국을 걱정하는 여성들의 모임(CWA), 언론의 도덕성(MIM) 등과 같은 단체들을 발표자료를 통해 파일 교환 업체들의 법적 책임을 덜어준 하위 법원의 결정으로 “아이들에게 범죄를 조장하며 이런 범죄를 탐색, 수사하려는 법집행의 노력을 방해하는 익명의, 분산화된, 검열 불가능한, 그리고 추적 불가능한 P2P 네트워크가 확산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연합(BSA), 진보자유재단(PFF), 대규모 주 변호인단 단체, 그리고 이글스와 레바 매켄타이어 등과 같은 아티스트와 법학 교수 단체들도 RIAA와 MPAA를 지지하는 발표자료를 내놨다.여기에 ‘중도’ 성향인 단체들까지도 판결을 둘러싼 다양한 이슈에 대해 각각 의견을 내놓았다. 민주당 버몬트주 상원의원 패트릭 리와 공화당 유타주 상원의원 오린 해치는 최근 진행된 저작권법 토론회에서 파일 교환 업체들의 변호인들이 생각하는 국회의 역할을 놓고 논쟁을 벌인 바 있다.뉴스닷컴의 발행사인 CNET 네트웍스를 포함해 규모가 큰 인터넷 업체들은 자신들이 파일 교환 네트워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저작권법 위반을 찬성하는 게 아니라 법원이 소니 판결을 잊지 말아주길 요청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왜냐면 소니 판결 덕분에 지난 여러 해 동안 주목할만한 과학기술적인 혁신이 있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