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과 기업의 업무 환경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던 인터넷의 새로운 대안으로 그리드(Grid) 컴퓨팅이 부상하고 있다. '그리드 컴퓨팅'은 지리적으로 분산된 고성능 컴퓨터, 대용량 저장장치, 첨단 장비 등의 자원을 고속 네트워크로 연결해 상호 공유할 수 있는 차세대 디지털 신경망 서비스로 통한다.2002년 이후 3년 여에 걸친 노력 끝에 그리드 미들웨어인 '모어드림(MoreDream)'의 개발에 성공한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슈퍼컴퓨팅센터 그리드연구실의 박형우 실장을 만나 솔루션 개발의 의미를 들었다.그리드 컴퓨팅이란 무엇인가. 현재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하이퍼텍스트 형태의 단일 자원을 이용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드 컴퓨팅 환경에서는 전 세계에 분산돼 있는 첨단 연구장비와 저장장치, 데이터 등을 자신의 연구실에서 시간과 공간의 구애 없이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그리드 기술을 이용하면 인터넷을 통해 동시에 여러 곳에 연결해 컴퓨팅 파워, 스토리지,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I/O 디바이스 등 자원들을 공유할 수 있다.예를 들어, 서울에 있는 교수가 광주의 공동 연구자와 연결하는 것은 물론 유럽에 있는 교수와도 컴퓨터를 연결해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러 군데 분산된 컴퓨터에 크고 복잡한 계산을 나누어 수행하도록 한 후 이를 합쳐 결과를 낼 수도 있다.아직은 꿈 같은 얘기가 아닌가.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인터넷을 애플리케이션의 하나로 보았다. 하지만 지금 인터넷은 네트워크가 됐다.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리드를 인터넷의 응용분야라고 생각하겠지만 5~10년 후에는 그리드 자체가 네트워크가 될 것이다. 이러한 그리드 컴퓨팅 환경을 가능케 해주는 미들웨어인 '모어드림(MoreDream)'을 국내서 개발했다는 것은 우리의 기술로 그리드 컴퓨팅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들웨어는 각각의 연구환경들을 원활하게 소통시켜 주는 중요한 툴이다.미국이 세계적으로 그리드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들었다. 굳이 한국형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지난 2001년 그리드 기술을 보급하고 글로벌 표준화를 추진하기 위해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등이 발족한 GGF(Global Grid Forum)는 글로버스(Globus)라는 미들웨어를 표준으로 내세운다.하지만 글로버스는 거대한 용량의 슈퍼컴퓨터가 많은 미국의 IT 환경에 맞춰져 있다. 한국은 중형급 컴퓨터를 클러스터링해서 대용량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한편, 인터넷 IP 부족으로 사설 IP를 많이 사용한다. 이런 환경에서 글로버스를 사용하면 오버헤드가 많아 성능이 자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이번에 개발한 모어드림이 포함된 그리드 서비스 패키지인 'KMI-R1(K*Grid Middleware Initiative-Release 1)'은 사설 IP 환경의 클러스터 컴퓨터 자원들도 병렬 처리가 가능한 것은 물론, 글로버스와 호환성을 갖고 있어 글로벌 서비스가 가능하다. 미국이나 일본 등 일부 선진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가 우리나라 환경과 크게 다르지 않아 우리 솔루션에 대해 대단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C언어로 된 글로버스와 달리 웹 환경으로 개발해 그리드를 모르는 사람도 아이콘만 누르면 여러 곳의 컴퓨팅 자원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올 한해의 사업계획은.우리는 올해를 대한민국의 그리드화라는 거대한 프로젝트 수행의 원년으로 본다. 이번의 결과물을 통해 그리드 컴퓨팅이 연구 인프라로서 새로운 대안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었다. 지난해 건설교통부에 이어 올해 과학기술부가 그리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가 개발한 그리드 서비스 패키지가 잘 활용됐으면 한다.앞으로 기술의 완성도를 높여서 특수한 환경의 산업이나 과학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군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또한 대학 중심으로 랩 그리드, 캠퍼스 그리드를 추진해 그리드 커뮤니티를 확산하는 것도 올해의 목표다.올해 3월 14일부터 3일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GGF의 표준회의가 열리는데 한국의 그리드 기술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