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폴더 쓰니? 난 오늘부터 싱글族!「팬택앤큐리텔 P1」

일반입력 :2004/12/01 17:55

이석원 기자

휴대폰은 생활이다! 허리에 삐삐 하나씩 차고 다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하루만 휴대폰 놓고 밖으로 나와도 불안하다. 수백 명씩 입력해놓은 전화번호는 인맥 관리에 없어서는 안 될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카메라나 MP3 기능을 이용해 길거리에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때에도 휴대폰은 빠질 수 없는 양념이다.

휴대폰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기능도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하지만 그 탓에 휴대폰은 ‘휴대할 수 없는 폰’이 되어가기 일쑤여서 고민. 팬택앤큐리텔의 P1은 이런 고민을 덜어주는 동시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휴대폰으로 표현하고 싶은 독자의 욕심까지 해결해준다. 폴더보다 작지만 기능은 훨씬 푸짐한 ‘휴대 가능한’ 폰, 팬택앤큐리텔의 P1을 만나본다.

버튼 배치는 ‘글쎄’, 키 보호 버튼 ‘귀찮지만 필요하다’

누구나 P1을 처음 본다면 ‘정말 작다’는 말 한 마디쯤은 할 듯싶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제품은 크기 91.8×51.8×15.8mm, 무게 97.9g에 불과해 뛰어난 휴대성을 자랑한다.

P1은 요즘 휴대폰의 주류인 폴더형이 아닌 ‘싱글’형이다. 폴더를 따로 만들어놓은 게 아니어서 이렇게 크기가 줄어든 것이다. 작지만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메뉴와 화면 모두 가로 방향으로 배치해 버튼은 작지만 화면은 넓게 볼 수 있다. 그 밖에 키 패드마다 LED를 박아서 에메랄드, 민트 등 모두 7개에 이르는 화려한 색상을 볼 수 있다.

P1은 싱글형이어서 모든 버튼이 외부로 노출되어 있다. 주머니 속에 넣어두면 실수로 버튼이 잘못 눌러질 수 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키 보호 버튼(Hold)을 달아놓았다. 그 탓에 통화가 기능을 사용할 때마다 이 버튼을 먼저 눌러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지만 꼭 필요한 기능인 건 사실이다.

본체를 가로로 뉘어놓으면 카메라처럼 오른쪽 끝에 카메라 촬영 버튼이 자리잡고 있다. 이 작은 제품에 대단한 그립감을 기대하지는 않겠지만 생각보다 그립감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버튼 배치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네이트온 전용 버튼 외에 조작 버튼 사이에도 네이트온 접속 버튼을 하나 더 만들어놨다는 것과 문자를 입력하다가 조작 버튼을 잘못 누르면 입력한 내용이 모두 날아갈 수 있다. 버튼 배치의 경우 네이트온 접속 버튼 하나는 없애는 편이 좋을 듯싶다.

그 밖에 본체 뒷면의 렌즈 바로 아래에는 배터리 분리 버튼이 있다. 이 버튼은 렌즈와 배터리 사이에 끼여 있는 탓에 배터리를 빼내려면 조금 불편하다. 또 미니 SD 슬롯의 경우 충전용 거치대에 끼우면 슬롯 부위가 걸려서 조금씩 마모되는 현상도 있다.

미니SD 슬롯 지원, TTS로 문자 읽어주는 ‘똑똑한’ 휴대폰

P1은 작지만 알찬 폰이다. MP3 재생이나 카메라 등은 물론이고 TTS 기능과 전자사전 등 필요한 건 다 갖추고 있으니까.

기능을 살펴보면 일단 카메라 기능은 200만 화소 CCD를 내장하고 있다. 오토포커스 기능을 지원하는 게 눈길을 끌며 플래시도 지원한다. 모든 메뉴가 가로 방향으로 되어 있는 데다 카메라 버튼도 디지털 카메라 버튼 위치와 비슷해 촬영할 땐 훨씬 편하다. 최대 해상도는 1632×1224.

카메라 관련 기능은 다른 제품과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셔터를 누르면 거리에 맞게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주는 오토포커스 기능을 지원한다는 것. 덕분에 사진을 찍을 때 거리 조절하기가 편하다.

이 제품은 그 밖에 매크로 모드를 지원하며 9장까지 연사 촬영도 할 수 있다. 여기에 내장 메모리 74MB 외에 미니SD 슬롯을 지원해서 최대 256MB까지 메모리를 확장할 수 있어 좋다. P1과 당장 관계가 있는 건 아니지만 외부 메모리 슬롯의 경우 노키아가 주도하는 RS-MMC나 미니SD 등 다양한 미디어가 경합 중인 상태다. 기기간 호환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장기적으로 국내 업체 간 공동 협의를 통한 미디어 표준화를 생각해보는 게 좋을 듯싶다.

카메라 기능에서 주의할 점이라면 렌즈가 튀어나와 있어 본체를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한방에’ 가는 수가 있다는 것(차마 이런 걸 테스트해볼 순 없었지만). 어떤 제품이라도 떨어뜨려서 좋을 것 없겠지만 도드라지게 외부로 노출되어 있는 렌즈는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다. 안정성을 고려해 차기 제품에선 이 점을 고려했으면 한다.

크기만큼이나 눈에 띄는 기능은 TTS(Text to Speech). P1은 TTS를 이용해 문자 메시지와 일정, 알람 등 문자로 입력해놓은 것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똑똑한 폰이다.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하거나 일정 정보를 알려줘야 할 때에는 휴대폰에 미리 저장해놓은 문자를 음성으로 변환해서 읽어주는 것.

MP3 기능은 단순한 편이다. 재생과 멈춤, 앞뒤 노래 선택이 전부지만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오히려 다루기 쉬워서 좋다는 장점이 보인다. 스피커의 음질은 그렇게 추천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이어폰으로 들으면 쓸만한 음질을 감상할 수 있다. 만족할 만한 수준. 그 밖에 2만 8,000단어가 수록된 영어 전자 사전을 부가 기능으로 지원하는 것도 마음에 든다.

 

요즘 휴대폰은 참 덩치가 크다. 듬직한 맛이 있어 좋긴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휴대성이 떨어져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P1은 휴대성이라는 기본을 충실하게 지키면서 필요한 기능은 모두 담고 있어 매력적이다. 하나하나를 따지면 조금씩 부족한 면도 있지만 종합해보면 ‘작지만 재주 많은 똑똑한 폰’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제품이 쓸만하냐고? 이미 P1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제품이다. 탈무드에서도 말하지 않았던가. 평판이 가장 좋은 소개장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