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여러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봤을 때, 우리은행의 차세대시스템은 가동 첫 날 비교적 무난한 출발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이날 인터넷뱅킹 거래의 과부하 현상으로 인한 거래지연 사태는 시스템 가동전에 우리은행측에서 어느정도 예상했었던 부분이다. 우리은행측은 이날 인터넷뱅킹 및 ATM 등 e뱅킹채널에서 온라인거래가 지연됐기는 했지만 주전산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일단은 성공적”이라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이날 오후 5시 현재, 우리은행 전산정보사업단 관계자는 “시스템가동 첫 날 처리한 거래건수(센터컷 기준)는 약 1350만건”이라며 “최종 집계에 나오지 않았으나 현재도 대량 거래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일반 거래건수를 포함, 총거래건수가 얼마가 될지는 최종 결산을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거래가 집중적으로 몰리는 상황인 피크타임시 주전산시스템의 초당 처리건수는 약 1200건 정도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우리은행측은 지난 25일 종합상황실을 설치하면서 “5일간의 추석연휴 직후 그동안 막아놓았던 인터넷뱅킹 등 온라인 거래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과부하로 인한 장애가 있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이 때문에 시스템 용량을 늘리고 비상계획에 따라 장애시 정상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해놓았다.우리은행측이 시스템 가동전 가장 우려했던 시나리오는 온라인을 통한 타행환 거래시 시스템 과부하로 인해 전체 전산시스템의 가동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최근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한 기업은행의 경우 시스템 가동 3일째 되는 날 국민은행과의 카드결제대금 계좌이체 처리과정에서 대량의 온라인 거래 데이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한꺼번에 대량 데이터가 대외계시스템에 몰리면서 주전산시스템에 병목현상이 발생해 약 10여분간 전체 시스템 가동이 중단된 적이 있었다.우리은행측도 이같은 상황을 우려해 한국IBM과 COD(Capacity On Demand)계약을 체결하는 등 시스템 용량의 여유분을 확보하는 등 비상수단을 세웠다.다만 우리은행의 여신업무 처리시 ‘책임자 승인’ 거래가 오전 한때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것이 시스템 가동 초기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같은 현상이 정보계시스템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업점에서 대출승인이 절차가 늦어지면 그만큼 창구의 업무 속도가 저하될 수밖에 없다.우리금융정보시스템 관계자는 “업무가 몰리는 일부 영업점 단말기에서 처리속도가 늦어져서 나타난 문제일 뿐 이에 따른 프로그램상의 오류는 다 조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우리은행은 가동 첫날과 둘째날인 30일과 1일에 차세대시스템 가동에 따른 여러 형태의 단순한 에러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30일과 1일 이틀간 차세대시스템 가동 현황을 지켜본 뒤 주말인 2일과 3일 이틀 동안 모든 오류를 수정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따라서 우리은행은 내주초쯤이면 시스템이 완전히 정상적인 상황으로 안정화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통상 국내 은행권에서는 차세대시스템의 안정화기간에 1개월~3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