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 구로동에 위치한 엠피맨닷컴 본사. 남은 직원 7명은 마지막 업무정리에 분주하다. 김경태 엠피맨닷컴 대표대행은 “대부분의 행정적·법적 절차는 끝났고 오는 18일 채권단의 인수동의 절차만 남았다”고 말한다.엠피맨닷컴 브랜드는 레인콤 결정에 따라 존속 여부가 결정되겠지만 ‘아이리버’라는 강력한 브랜드가 있는 레인콤이 국내시장 점유율 0%로 브랜드 가치가 거의 없는 ‘엠피맨닷컴’을 살릴 이유는 없지 않겠냐는 게 그의 설명이다.세계 최초 MP3 플레이어 개발업체였던 이 회사는 현재 채무 100억원, 자본금 0원, 국내시장 점유율 0%로 지난해 12월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2000년 새한정보시스템에서 분사할 당시 엠피맨닷컴은 한국·일본 유수 벤처캐피털에서 액면가 23배로 80억 원의 자본금을 투자받을 정도로 ‘유망 벤처기업’이었다. 당시 엠피맨닷컴은 최초개발자 원천기술 보유자로서 국내시장 점유율 1위, 세계시장 톱5를 넘보는 브랜드였고 내로라하는 기술·영업직원 35명으로 진용을 갖춘 잠재력있는 회사였다.회사 창설멤버였던 김경태 대표대행은 “역설적이게도 이 같은 좋은 제반여건이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원천기술 하나로 8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다보니 회사 내부에서 ‘오로지 기술개발 투자만이 중요하다’는 신앙에 가까운 믿음이 형성돼 엠피맨닷컴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고 설명했다.무리한 기술개발비 투자엠피맨닷컴의 부도 원인에 대해 김 대표대행은 “무리한 기술개발비 투자와 수익구조 창출 실패로 인한 자금난이 직접적 원인”이라며 “자본력을 믿고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무모하게 투자했고 투자 후 기대 수익이 뒤따라주지 않는데도 투자의 템포를 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실제로 데이터플레이어, 클릭디스크, FM라디오·보이스레코더 내장 MP3 플레이어, HDD형 MP3 플레이어 등 이 회사가 최초로 개발한 제품은 많지만 상당수가 시장에 출시되지도 못한 채 사장되거나(데이터플레이어, 클릭디스크) 개발 후 수년이 지나야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돼(HDD 플레이어) 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했다.설립 후 매년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꾸준히 올렸지만 계속되는 무리한 투자는 자본금 전액을 잠식했다.시장 변화 무시엠피맨닷컴에도 궤도를 수정할 수 있는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이 회사는 시장이 주는 신호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변신의 기회를 놓쳤다.첫번째 적신호는 1~2위를 다투던 경쟁사 디지탈웨이가 사내 막강한 디자인팀을 꾸리고 디자인을 혁신해 1위를 탈환할 때였다. 김 대표대행은 “당시 우리도 좀더 작고 멋지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전자제품의 경쟁력은 디자인이 아니라 기술이라는 사내 주류의견에 밀렸다”고 회고했다.레인콤이 서포터스를 만들고 본격적인 온라인 마케팅을 펴 국내시장을 탈환할 때도 엠피맨닷컴은 기술개발에만 매달려 적절하게 변신하지 못했다. 그 결과 엠피맨닷컴은 디지탈웨이 레인콤 넥스트웨이 등 후발주자에 줄줄이 밀려났다.지적재산권 보호 열악한 국내 풍토엠피맨닷컴의 실패 원인에는 지적재산권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한국적 풍토도 한몫을 했다.엠피맨닷컴은 MP3플레이어 원천기술에 관한 한국 특허를 2001년, 중국·미국 특허를 2003년 획득했지만 한 번도 제대로 된 로열티를 받지 못했다. 로열티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했던 기술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졌다.오히려 특허소송을 진행하느라 수십억 원의 소송비용을 부담해야 했고 업계에서 ‘왕따’를 당해 정보·기술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까지 잃었던 것도 엠피맨닷컴 실패의 중요한 원인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