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애플, 파일 검색 둘러싼 2차 대전「막 올랐다」

일반입력 :2004/07/02 00:00

Ina Fried

그러니까 양사의 최우선 순위는 정보검색인 것이다. 이제 HDD의 용량이 계속 늘어나면서 폴더에서 정보를 찾는다는 기존 방식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사실이 가장 큰 이유다.애플의 수석 부사장 필 쉴러는 인터뷰에서 “고객 연락처나 일정, 다수의 이메일, 사진, 음악, 그리고 동영상 등이 우리의 저장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로 인해 원하는 정보와 여러 파일 포맷들을 찾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말했다.맥 OS X의 뒤를 잇는 애플의 차세대 운영체제인 타이거에는 수작업으로 찾기 어려운 정보를 찾아줄 ‘스팟라이트’라는 검색 엔진 기능이 탑재된다. 이번 주 개최된 애플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처음 선보인 이 기술은 내년 초경에 출시될 예정이다.MS도 현재 윈도우 운영체제의 차세대 버전 롱혼의 핵심 기능에 검색 툴을 두고 설계하고 있다. 롱혼은 아무리 빨라야 2006년 이후에야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데스크톱 PC 검색이 이처럼 중요하게 된 이유는 구글, 야후와 같은 인터넷 내비게이션 툴을 제공하는 회사들이 엄청난 수익을 올린 영향이 크다. 이 회사들이 성공함에 따라 점점 산더미처럼 불어나고 있는 디지털 정보 속에서 사용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이 갑자기 각광을 받게 됐다.구글은 올해 하반기에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인터넷 검색 광고 사업을 통해 270억달러 이상의 주식을 공모하는 IPO를 준비하고 있다.인터넷상에서 구글의 위상은 매우 높지만 분명 이 업체는 데스크톱 PC 영역까지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분야에서는 MS, 애플과 같은 운영체제 전문 업체들이 저장 파일 접근 경로를 거의 독점하고 있다시피 한다.디지털 사진과 음악, 이외에 다른 개인용 애플리케이션의 이용이 늘어나면서 데스크톱 Pc에 파일을 저장해야 할 필요성은 급증하고 있다. 20여년 전 개발자들이 폴더라는 개념을 채택한 이후 이 분야에서 진전은 별로 없었다.그러나 개발자들은 이제 데스크톱 PC 검색 기능을 최우선 순위로 고려하고 있다. 주피터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가텐버그는 “컴퓨터 이용에서 이제 검색은 매우 필수적인 일부가 됐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젠 더 이상 상위 폴더, 하위 폴더와 같은 위계 개념의 파일 시스템에 의존하긴 어렵다. 파일이 어디에 있든지 그 파일 안에 담긴 정보를 검색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각광받는 ‘지능형 검색’타이거 운영체제의 ‘스팟라이트’는 매킨토시 컴퓨터에 파일의 인덱스를 저장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스팟라이트는 ‘워싱턴’을 검색하라는 명령을 받으면 파일명에 워싱턴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파일 이외에 단어가 파일 내부에 있는 파일, 그리고 ‘조지 워싱턴’이라는 단어를 포함한 파일 등을 알아서 찾아내준다.스팟라이트는 애플이 아이튠과 자사 이메일 프로그램에 적용한 검색기능을 확장한 것이다. 쉴러는 운영체제에서 검색 기능을 확장하는 작업이 지난해 10월 OS X 1.3인 팬더 출시 이전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오랫동안 이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이 작업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다”라고 말했다.MS도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롱혼의 검색엔진에 유사한 기능을 설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검색엔진에 관한 애플과 MS의 접근방식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가텐버그는 “양사의 접근 방식은 아주 다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애플은 새로운 검색기능이 일단 데스크톱 PC용으로 한정될 것이라고 했으나 MS는 인터넷 검색 기능도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MS는 인터넷 검색에서 구글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또한 검색 엔진의 강자인 구글이 이메일이나 메일 메시지의 검색 분야 등 데스크톱 PC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를 방어하는 것까지 염두하고 있다.가텐버그는 새 운영체제가 최종적으로 출시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 개발 전략이 변경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롱혼이 완성 단계가 되려면 한참 멀었고, 타이거 최종버전도 좀더 두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그러나 윈도우의 클라이언트 제품 담당 맷 필라는 자사 인터넷 검색 엔진이 롱혼의 PC 검색 기능과는 별개의 것이라고 시사했다. 그는 “롱혼의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긴 아직 이르지만 인터넷 검색기능에 초점을 두고 있진 않다”라고 최근 언급한 바 있다. “대신 롱혼은 사용자들이 데스크톱 PC에 저장된 데이터를 용이하고 검색하고 연결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데스크톱 PC에서 용이하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MS는 윈FS라는 새로운 파일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윈FS는 10여년 이상 윈도우 검색 기술을 개선하고자 노력해온 개발의 산물이다.MS에 따르면 롱혼의 초기 공개버전에 탑재될 윈FS는 사용자들이 데스크톱 PC에 저장된 어떤 형식의 파일이라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사용자 데스크톱 PC의 저장 공간 뿐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해서도 검색할 수 있는 완전한 기능이 윈FS에 구현되려면 2010년은 돼야 할 것이라고 MS에서는 밝히고 있다.쉴러는 애플의 경우 새로운 파일시스템이 없이도 스팟라이트를 실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애플도 맥 OS가 음악, 디지털 사진과 같은 파일들의 추가 정보인, 일명 메타데이터라 불리는 정보를 색인으로 저장하는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출시 한발 빠른 애플, 최종 결과는?애플은 일단 시기상으로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타이거는 롱혼보다 일년 먼저 출시될 예정이다.그러나 빠른 출시가 시장에서 얼마나 이점이 있을지, 그리고 애플의 매출과 이윤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가텐버그는 “경쟁사보다 차세대 운영체제를 먼저 출시한다는 것은 심리적인 면에서 확실히 이점이다. 분명 자랑할만한 일이며 애플로서는 흡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시시점을 놓고 누가 누구를 모방하였는지에 대한 입씨름도 무시할 수 없다. 이번주 진행된 애플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애플은 ‘레드먼드(MS를 지칭), 자 복사를 시작해봐.’라든가 ‘이봐 레드먼드, 문제가 생겼어.’와 같은 야유조의 플래카드를 걸어놓았다.쉴러는 이런 플래카드는 MS에 대항하는 마케팅 캠페인이 아니라 애플 개발자들의 사기를 북돋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맥 OS를 공공연하게 베끼고 있는 상황에서 진실을 말하는 것도 재밌지 않는가?”라고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애플이 다른 편을 손가락질하기 전에 자신이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특히 타이거의 정보 디스플레이 기능인 대쉬보드와 맥 OS용 외부 프로그램인 콘패뷸레이터(Konfabulator)간의 유사점을 살펴보면 더욱 그렇다.대쉬보드는 시간이나 주식시세와 같이 시시각각 변하는 정보를 사용자가 쉽게 볼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MS의 롱혼에도 비슷한 기능을 하는, 사이드바(Sidebar)라고 알려진 기능이 있다.결국 롱혼과 타이거의 경쟁은 서로 비슷한 기능을 둘러싼 입씨름이 될 공산이 높다. 사용자들은 이미 업그레이드하기 이전에 맥과 PC 중 어느 것을 구매할지 미리 결정해놓기 때문이다. 신규 구매의 경우에도 어떤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있는지는 여러 고려요인 중 하나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한편 MS에서 검색 기능을 개발하고 있는 팀은 윈도우 개발팀만이 아니다. 필라는 검색기능이 윈도우, 오피스, MSN 등 여러 개발팀이 연구하고 있는 핵심 분야라고 전했다.필라는 “검색이 무엇인지 한가지 기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검색 대상이 한가지만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사용자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데스크톱 PC와 인트라넷, 인터넷을 검색하려 한다. MS로서는 이런 모든 상황에 맞춰 검색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