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와 독점 소프트웨어는 전체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 각각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는 것일까? 흔히 윈도우와 리눅스로 대변되는 오픈소스와 독점소프트웨어 간의 논쟁에는 언제나 이러한 기본적인 물음이 깔려 있다.여기에는 오픈소스의 GPL 라이선스가 ‘3000억달러짜리 소프트웨어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는 SCO CEO 달 맥브라이드의 독설도 있으며, ‘독점 소프트웨어가 소프트웨어의 대중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자유소프트웨어연맹(FSF) 리차드 스톨만 회장의 반론도 있다. 물론 가장 흥미진진한 대목은 현금 600억달러를 손에 쥐고 있는 독점 소프트웨어의 대표주자 MS와, 커뮤니티로 뭉친 자발적인 오픈소스 지지자들이 곳곳에서 벌이고 있는 치열한 논쟁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이런 가운데 터틀넥소프트웨어의 설립자이자 자바와 닷넷 전문 개발자 존 캐롤의 4부작 컬럼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캐롤은 그가 참여하는 대부분의 프로젝트에서 오픈소스를 즐겨 사용하는 개발자라는 점에서 그가 이야기하는 오픈소스 비판론은 화제가 됐다.논쟁의 시작은 지난 3월 존 캐롤이 ZDNet에 기고한 한 컬럼에서 시작됐다. 그는 ‘급진 오픈소스 지지자들 케익을 먹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소스코드를 케익 요리법에 비유하며 오픈소스 경제학을 비판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 오픈소스가 중요한 가치를 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곧 모든 소프트웨어가 오픈소스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오픈소스는 적합한 분야에 적용돼 독점 소프트웨어와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캐롤의 컬럼은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컬럼 게재 이후 그는 에릭 레이먼드, 리차드 스톨먼 등 쟁쟁한 오픈소스 지도자들과 메일로 논쟁을 벌였다. 특히 레이먼드는 캐롤에게 자신의 저작 ‘마법의 솥(The Magic Cauldron)’을 읽어보라고 충고했다. 이후 캐롤은 4부작 컬럼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 컬럼들은 ‘마법의 솥’에 대한 반론이자, 동시에 독점 소프트웨어에 대한 변호였다.그는 첫번째 컬럼에서 전체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독점 소프트웨어 기업의 역할을 분석하고, 두번째 글에서는 오픈소스와 독점 소프트웨어를 상호 비교했다. 다음으로는 레이먼드가 지적한 5가지 오픈소스의 적용분야에 대해 논하고, 마지막 컬럼에서는 오픈소스의 사업모델과 개발자 보상 문제에 대해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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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혁신 주역「오픈소스가 아닌 독점 SW」독점 소프트웨어 업체는 소프트웨어 발전을 위해 어떤 공헌을 해 온 것일까? 캐롤은 기술혁신의 주역이 바로 독점 SW라고 단정한다. 오픈소스 개발자들이 자신의 관심에 따라 프로젝트에 참여하지만 독점 SW 업체들은 금전적 이익을 위해 개발자들을 고용하고, 고객들의 관심에 귀기울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필요에 가장 적합한 개발을 해 왔다는 것이다. 유닉스처럼 여러 버전이 난립하는 부작용도 있지만 캐롤은 이 역시 한정적인 자원을 배분하는 최적의 방법을 찾는 과정으로 해석했다.2.
오픈소스 vs. 독점 SW「장단점은 과연 뭘까」오픈소스와 독점 소프트웨어를 서로 비교했다. 특히 캐롤은 독점 소프트웨어 사업 모델이 업그레이드 판매에 의존적이라는 레이먼드의 지적에 대해, 사소한 변경만으로 고객들이 업그레이드 구매를 하는 것은 아니라며 이는 기본적으로 표준화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오픈소스의 개발 방식은 개발 비용을 분산시키는데 매우 유용하지만, 마케팅을 고려않기 때문에 오히려 고객의 필요를 빠르게 잡아낼 수 없는 이유라고 지적했다.3.
독점 SW의 대반격「오픈소스 경제학 비판」레이먼드는 자신의 저작 ‘마법의 솥’에서 신뢰성, 안정성, 확장성이 필수적인 분야, 등위 검토 외에 설계의 정확도를 검증할 수 없는 분야 등 총 다섯가지 경우에 오픈소스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롤은 이런 주장에 대해 오픈소스가 유일한 대안은 아니며, 때로는 독점 소프트웨어에 비해 더 효율적이지도 않다고 반박했다. 이번 컬럼에서 그는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일반 사용자들의 좋은 아이디어가 필수적이라며 소프트웨어 특허를 반대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4.
오픈소스「수요와 공급 법칙」뭐가 잘못됐나마지막 컬럼에서 캐롤은 개발자들의 보수는 판매하는 서비스의 가치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며 오픈소스 개발자들의 처우와 사업 모델에 대해 논했다. 그는 오픈소스 옹호자들이 서비스 제공 모델을 선호한다고 전제하고, 실제로 IBM의 경우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서비스 사업 모델이 궁극적으로 오픈소스 개발자들의 처우를 높이는 대안이 아니며, 더구나 고객의 요구를 들어야 하는 시장의 문제점에 대한 해답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캐롤은 이번 4부작 컬럼을 오픈소스를 비난하기 위해 쓴 것은 아니라, 오픈소스와 독점 소프트웨어 간의 중용과 균형을 찾아보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혼합식 모델을 채택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혼합식 모델이란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코어 부분은 개발 공동체에 공개하면서, 동시에 제품의 주요 세부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는 방식이다. 캐롤은 이런 방식을 통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의 장점과 소비자 중심의 기술 혁신 모델의 장점을 서로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그러나 순수한 의미의 비판이었다는 캐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번 컬럼에서 보여준 논쟁적인 오픈소스 경제학 비판은 앞으로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ZDNet 웹사이트에는 각 컬럼마다 독자들의 다양한 찬반양론이 토크백으로 달려 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분명한 것은 이번 캐롤의 4부작 컬럼은 오픈소스와 독점 소프트웨어에 대한 논의를 더욱 풍부하게 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도 양측 진영에 대한 상반된 시나리오와 통계 자료가 나오는 상황에서 (그의 표현대로) ‘상대방을 악마의 숭배자로 몰지 않는’ 논쟁은 소프트웨어 업계의 흐름을 읽는데 매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오픈소스와 독점 소프트웨어를 둘러싼 논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