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완전정복「카시오 EW-K3000」

일반입력 :2004/05/06 00:00

지디넷코리아

국어 공부를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이 바로 사전이다. 하지만 대부분 쓸만한 사전은 휴대하기에 그 크기나 무게가 만만치가 않다. 집이나 사무실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이상 자연스레 전자사전 쪽으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카시오가 새롭게 출시한 고급형 모델인 EW-K3000은 한영, 영한사전뿐만 아니라 국어, 옥편, 일본어 등 현재기준으로 국내 최다라 할 수 있는 15개의 사전을 수록했다. 전자사전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수록된 사전의 종류와 개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EW-K3000의 경우 다른 전자사전과 비교해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물론 그런 만큼 가격은 비싼 편이다). 특히 단순한 단어 사전만 수록한 것이 아닌 ‘이보영의 영어회화 사전’ 등 4종의 회화 표현(영어 3종, 일본어 1종) 사전을 수록해 외국 출장이나 여행시 적절한 외국어 표현이 기억나지 않을 경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사용법과 기능에 대해 살펴보면, 먼저 사용법에 있어 별도의 매뉴얼이 없어도 몇 번 조작하다 보면 대부분의 기능을 쉽게 익힐 수 있다. 키에 있어서도 배열이 일반적인 컴퓨터 키보드와 동일하고, 키의 크기도 큰 편이며, 키 피치도 넓어 글자를 입력할 때 별도의 사용법을 익히거나 오타를 칠 가능성도 적다. 하지만 필자와 같이 입력시 사전을 양쪽으로 잡고 엄지손가락을 이용할 경우 폭이 넓은 편이라 중앙쪽 키를 입력해야 할 때 조금 불편했다.

기능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통합 검색’이다. 검색창에서 찾고자 하는 단어를 입력하면 수록된 모든 사전에서 해당되는 사항 모두를 한번에 보여줘 일일이 각 사전을 찾아야 하는 불편함을 줄였다. 개인적인 욕심을 낸다면 표제어 기준이 아닌 키워드나 문장 검색(예를 들어 특정 단어 입력시 그것과 관련된 표현을 보여준다든가 한글 문장을 입력하면 해당하는 영어 문장을 보여준다든가 하는 것 등)이 가능하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단어장과 히스토리 기능은 이전에 찾았던 단어에 대해 복습해야 할 경우 유용하게 쓰이며, 예문과 숙어 검색 기능을 통해 찾고자 하는 단어 뜻에 대한 적절한 예제와 관용어 구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철자를 잘 모르는 경우 ‘스펠링 체크’ 기능을 통해 비슷한 단어들이 검색돼 찾고자 하는 단어를 금방 알 수 있다. EW-K3000은 이렇게 영어뿐만 아니라 일본어, 한자를 위한 유용한 기능도 강화됐다. 특히 일어 검색시 기존에 사용되던 로마자 음도의 입력방식과 더불어 ‘가나(Kana) 테이블’을 이용해 일어의 50음도를 직접 입력할 수 있고, 한자의 경우 줌 기능으로 최대 45도트 폰트까지 확대할 수 있어 복잡한 모양의 한자라도 식별하기 편리하다.

전자사전과 같은 휴대용 기기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은 사용시간일 것이다. 하지만 PDA나 MP3 플레이어와는 달리 전자사전의 경우 전력 소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업체 측이 밝힌 ‘연속 150시간 사용 가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일반적으로 사용한다면 건전지를 거의 바꾸지 않을 정도의 충분한 사용시간을 제공한다.

최근 들어 전자사전 구매시 음성지원(단어의 발음을 음성으로 들려주는)에 대한 요구가 많은데 카시오의 제품군 경우 음성지원이 되는 것이 없다. 물론 메모리 용량과 사용 시간에 대한 부담이 있겠지만 필자의 경우에도 영어 학원에서 발음 테스트를 준비할 때 검색한 단어에 대한 음성 지원이 없는 것에 아쉬움이 컸었다. 향후에는 이 제품만의 풍부한 컨텐츠와 다양한 기능과 함께 음성 지원 등이 포함된 더 강력한 전자사전이 출시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