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를 배우자'. 삼성·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도요타자동차 배우기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까지 2년 동안 임원 300여명을 10여차례에 걸쳐 도요타 본사가 있는 도요타시와 나고야, 도쿄 등지에 보냈다. 이 연수에는 윤종용 부회장과 당시 이윤우 반도체 총괄 사장, 이기태 정보통신 총괄 사장 등 사장단과 이재용 상무를 비롯한 전 임원이 참가했다. 올해 역시 신임 임원 100명 모두 연수를 보낼 계획이다.임원진 이외에도 기술개발, 품질, 인사, 관리지원, 연구개발 등 모든 부서의 일선 간부 200여명이 3박4일간 도요타시에서 연수를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도요타 연수에서 현장 근로자와 관리자 간의 긴밀한 대화와 친근감이 임원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삼성전자 임직원이 관련 사업이 없는 자동차 공장에 간 이유는 도요타 생산 시스템(TPS : Toyota Production System)을 배우기 위해서다. 생산성이 높다는 세계 유수 기업들도 도요타를 벤치마킹하고 있기 때문이다.도요타는 이 같은 생산 시스템을 바탕으로 지난해 18조엔(약 198조원)의 매출에 9000억엔(약9조 9000억원)의 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일본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익이다.LG그룹은 톱 경영층 교류가 활발하다. 지난해 하반기 구본준 LG필립스 부회장과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이 도쿄의 도요타 본사에 들러 도요타 조 후지오 사장을 만나는 등 최고위층 간 교류를 하고 있다. 이들은 도요타의 생산 방식, 조화로운 노사 관계 등을 주로 물었다고 한다.도요타도 간부들을 서울 LG그룹 본사에 보냈다. 이들은 LG의 인사 시스템과 생산성 향상 운동을 배우고 갔다.LG전자 관계자는 "도요타와 LG의 톱 교류는 2000년에 시작됐다"며 "생산성 향상으로 성공을 거둔 창원 공장의 6시그마 운동 등에도 도요타를 벤치마킹한 내용이 상당 부분 적용됐다"고 말했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나고야와 도요타시 공장에 팀장급 30여명을 일주일간 연수 보냈다. '생산성 혁신 사례를 공부하고 오라'는 경영층의 주문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협성도 수십명의 직원을 보내 도요타의 생산 방식을 공부했다.컨설팅 업체들도 일본 컨설팅 업체와 제휴하고 도요타 견학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도요타코리아 관계자는 "생산성과 노사화합을 배우겠다는 국내 기업의 요청이 많지만 일본 본사 차원에서 이를 일일이 응대하기 어려워 주로 컨설팅 업체들이 구성한 연수 프로그램을 소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시 도요타자동차 본사 부근에 위치한 다하라 공장은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대표적인 도요타 공장 견학 코스다. 도요타의 간판 소형 차종인 카롤라를 생산하는 이 공장은 가장 오래된 공장의 하나로 60년 역사를 갖고 있다. 완벽을 추구하는 도요타주의(도요티즘)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근로자들이 작업 중 느낀 개선점을 스스럼없이 제안한다. 회사는 이 제안을 바탕으로 개선에 나서 생산성을 높인다. 작업자의 허리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움직이는 전동의자가 대표적이다. 이 의자는 도요타 특허로 세계 자동차 공장 대부분에 설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