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은 이번주 개최되는 인텔 개발자 포럼에서 x86에 기반해 32비트, 64비트 코드를 모두 실행할 수 있는 기술을 시연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인텔은 이 기술을 채택한 프로세서 개발 계획에 대해 여러 질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인텔, AMD와 법률 전문가들에 따르면 양사가 1995년 합의한 장문의 법적 화의문에 의해 인텔은 AMD 옵테론, 애슬론 64 프로세서와 완벽하게 호환되는 칩을 개발, 판매할 권리가 있다. 심지어 인텔은 AMD 고유의 특허를 로열티 없이 사용할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저명한 특허 컨설턴트인 리차드 벨가드는 “양사의 라이선스 화의 협약에 비춰볼 때 인텔은 특허 보호 장치와 관계없이 AMD의 특허에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인텔이 옵테론 호환 칩에서 명령어의 이름을 일부 바꿔야 할지도 모르지만 “코드는 100% 호환되도록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인텔 대변인 척 멀로이는 32/64비트 칩의 현재 개발 여부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지만 벨가드의 분석에는 틀린 점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인텔이 옵테론과 유사한 호환 칩을 판매하는데 있어 법적인 문제를 포함해 어떤 장애물도 없다”라고 말했다.AMD 대변인은 인텔의 이런 주장에 대해 “아마 사실일 것”이라고 말했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지도 모른다고 암시를 줬다.양사의 화의 조항은 옵테론과 같은 32/64비트 칩 시장의 발전 양상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옵테론과 애슬론 64는 현재 대다수 데스크톱에서 수행되는 32비트 소프트웨어와 함께 데이터베이스, 그리고 복잡한 애플리케이션을 수행하는 컴퓨터를 대상으로 하는 64 비트 소프트웨어를 모두 실행시킬 수 있다.즉 32/64비트 프로세서가 다양한 컴퓨터에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인텔의 제온과 펜티엄 프로세서는 단지 32비트 소프트웨어만 실행시킬 수 있다.만약 위에 언급한 인텔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서는 시장의 요구에 부흥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을 AMD용과 인텔용으로 별도 작성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마찬가지로 MS도 32/64비트 프로세서용 윈도우 XP, 윈도우 서버 2003을 한 종류만 개발해도 될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MS는 각 운영체제 시장별로 윈도우 XP, 윈도우 서버 2003 한개 버전씩만 내놓을 계획이다. 이 중 하나인 32/64비트 시스템 지원 윈도우 XP는 올 2분기에 발매될 예정이다.AMD에게 있어서 32/64비트 인텔 칩은 AMD의 경쟁력을 앗아갈 것이다. 그러나 이와 동일한 이유 때문에 소프트웨어 업체들에게 AMD의 시장 점유율 15%를 위해 별도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달라고 요청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AMD 대변인은 이미 진출한 시장에서는 자사가 인텔보다 더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사실 인텔이 32/64비트 칩을 법적 문제없이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유는 이번주 개최되는 인텔 개발자 포럼에서 인텔이 내놓을 발표 때문이다.인텔은 이 자리에서 일반 데스크톱 PC에 주로 쓰이는 32비트 소프트웨어와 하이엔드 서버용 64비트 소프트웨어를 모두 실행시킬 수 있는 펜티엄 계열 프로세서를 시연할 예정이다. 이 기술의 코드명은 클래커매스(Clackamas)다.인텔, 옵테론 호환 프로세서 개발?이미 위와 같은 방식을 채용한 AMD의 옵테론, 애슬론 64 프로세서는 현재 상당한 지지세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IBM과 썬 마이크로시스템즈가 옵테론 기반 컴퓨터를 출시했으며 HP도 데스크톱 PC에 애슬론 64 칩을 도입해 이미 사용 중이며 이달 말 옵테론 기반 서버도 발표할 예정이다.1995년 합의된 화의 조항은 AMD와 인텔 사이에 벌어진 장기간에 걸친 치열한 법적투쟁을 종결짓기 위해 등장한 것이다. 1971년 전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개발한 인텔은 당시만 해도 x86 아키텍처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으며 이때부터 x86 아키텍처는 인텔, AMD가 만든 대다수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청사진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IBM은 1982년 최초의 IBM PC를 만들기 위해 x86 칩을 도입했었다. 인텔은 양사간의 협약에 따라 IBM이 두 번째 프로세서 공급 업체를 확보할 수 있도록 x86 아키텍처를 AMD에게 라이선스해 줬다. 아이러니한 점은 사실 옵테론이 등장하기 이전에 IBM이 AMD의 프로세서를 단 한번만 사용했으며 그 기간도 아주 짧았다는 사실이다.이렇게 복잡한 라이선스 계약이 지나간 뒤 1987년부터 x86을 둘러싼 법정 투쟁이 시작됐다. 당시 AMD의 부고문이었던 리치 로브그렌은 AMD의 창업주 제리 샌더스가 재판의 “모든 순간마다” 출석해 앉아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분명 뭔가 단절된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화의에 따르면 양사는 크로스 라이선스 협약에 따라 상대 회사의 특허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화의 초안이 작성될 당시 AMD에서 근무했던 멀로이는 AMD가 x86 아키텍처 기반 프로세서를 생산할 경우 인텔에게 로열티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멀로이는 x86 관련 로열티는 일방적인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대신 AMD도 인텔이 수용하는 자사 특허에 대해 로열티를 받을 수 있도록 합의됐다. 또한 그는 AMD가 클론 인텔 칩을 만들진 않기로 합의했지만 인텔은 AMD의 클론 칩을 만드는데 특별한 장벽을 두진 않았다고 덧붙였다.명백히 일방적인 조건이지만 AMD도 화의로 상당부분 도움을 받았다. 명확하고 합법적으로 x86 프로세서를 만들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지 않았다면 AMD는 법적 소송에 대한 두려움 없이 K6, K6 II, K6 III, 애슬론, 듀론, 애슬론 64, 옵테론 등 연이은 x86 기반 프로세서를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게다가 그 당시 AMD는 화의 직후 5년 연속으로 적자를 봤기 때문에 상당히 힘든 상황에 놓여 있었다. 특허 컨설턴트 벨가드는 계약서를 통해 “AMD는 이 화의로 인해 계속 존재할 수 있었다”라고 의미를 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