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별·분류별 노트북 구매가이드

일반입력 :2003/12/19 00:00

정우석

어려운 경제상황. 취직도 힘들고 일하기도 힘들고 가계부도 빡빡하다. 그런데 이렇듯 모두 허리띠를 졸라 매고 살아가는데도, 노트북 시장은 매년 15%라는 큰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데스크톱 PC보다 훨씬 비싼 노트북이 이렇게 잘 팔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현대의 업무 환경이 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환경 변화에 가장 기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바로 노트북이기 때문이다.

노트북은 성능이 좋지 않다. 데스크탑 PC에 비해서다. 그러나 이를 느낄 수 있는 것은 게임이나 그래픽 작업, 동영상 프로세싱 등 강한 프로세서 파워와 빠른 하드디스크를 요구하는 작업에 국한된다. 스프레드시트 작업이나 워드, 이메일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노트북과 데스크탑은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노트북에 있어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이동성과 사용시간 등의 ‘사용편의성’인 것이다. 올해에는 노트북 관련사들이 어떤 기술로써 새로운 사용편의성을 창출했을까.

2003년 노트북 트렌드「센트리노+태블릿」

2003년 한해에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태블릿PC'와 ’센트리노‘이다. 태블릿PC는 단어 자체만 들으면 노트북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태블릿PC는 일반 노트북보다 오히려 더 노트북의 기본 개념에 충실하다. 스타일에 따라 슬레이트형과 컨버터블형 두 가지로 나뉜다.

슬레이트형은 도킹 스테이션에 태블릿을 탈착하며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평소에는 데스크탑 PC에 가깝고 이동 중에는 PDA에 가깝다. 그러나 컨버터블형은 기본이 노트북이다. 노트북처럼 사용하다가 타블렛을 회전하여 뒤집으면 타블렛PC 모드로 사용할 수 있다.

컨버터블형이 최근의 타블렛PC 추세이다. 물론 타블렛 PC 시장은 올해에도 그다지 선전하지 못했으나 최근 2세대 타블렛 PC의 등장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센트리노라고 하면 쉽게 새로운 씨피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씨피유+무선랜+그래픽칩셋 등이 모두 포함된 모바일용 플랫폼이다. 즉, 어떤 노트북이 센트리노 제품이라고 하면, 씨피유는 인텔 펜티엄M이고 무선랜이 기본 장착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쉽다. 올해 초 인텔이 이 플랫폼을 선보였을 때에는 업계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 그러나 2/4분기가 끝날 무렵 단행한 거의 50%에 가까운 가격인하 이후, 노트북 제조사들은 너도나도 센트리노를 탑재한 노트북을 발매했다. 지금 노트북 매장에 가서 물어보면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센트리노라는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센트리노 플랫폼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 통합된 플랫폼으로 인해 줄어든 크기, 배터리 관리능력의 향상, 모바일 펜티엄 4보다 빠른 동작 속도, 무선랜의 기본지원 등이다. 이런 센트리노의 특성 때문에 타블렛 PC도 2세대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됐다.

크기·용도별 구매가이드

미니 노트북

도시바사의 리브레또 L시리즈, 후지쯔사의 라이프북 P시리즈, 소니사의 바이오 C1시리즈. 이들은 전부 B5 사이즈 이하의 미니 노트북들이다. 사실 미니노트북은 서브노트북의 범주 안에 거의 포함되는 것이 맞다고 해야 할 것이다. 특히 LCD 사이즈 10.4인치 제품들은 그 구분이 애매하다.

미니 노트북은 현재 미래가 불투명하다. 과거 LCD 사이즈 8.9인치 제품들이 사용자들의 눈길을 끌었으나, 몇몇 이유로 인해 사용자들의 관심 밖이 되었다. 우선, PDA의 선전을 들 수 있다. 미니 노트북은 그 크기와 여러 사용의 제약 때문에 활용 범위가 제한되어 있다. 그리고 최근 PDA의 높은 성능향상과 많은 어플리케이션의 출시에 따라, 미니 노트북을 사느니 PDA를 구입하겠다는 구매성향이 주를 이루게 된 것이다.

두 번째로는 성능이다. 한때 서브 노트북 이하 제품들의 대명사가 되었던 저전력 CPU인 트랜스메타의 크루소다. 저렴한 가격과 낮은 소비전력 등으로, 소형 노트북은 당연히 크루소라는 분위기를 형성했지만, 소비자는 그 낮은 성능까지 참아주지는 않았다. 게다가 10.4인치급 노트북들은 최근의 센트리노 플랫폼을 채용하여 원하는 성능을 이끌어내었기 때문에 크루소는 역사의 뒤안길로 처지게 된 것이다.

현재 트랜스메타사는 크루소의 차기 버전인 에피시온을 개발했다. 에피시온이 초저전압판 센트리노 프로세서의 장벽을 넘을 수 있을지 한판 기대되는 승부다.

서브 노트북

소비자에게 가장 큰 갈등을 안겨주는 분류가 바로 서브노트북이다. 서브 노트북은 얼마나 작고 얇고 가벼우냐, 그리고 디자인이 얼마나 멋진가에 그 초점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쇼핑몰 사이트 등을 뒤져보면 서브 노트북들은 대부분 12.1인치 이하의 LCD, 약 20mm의 두께, 1.5kg 미만의 무게가 평균 규격이다.

이동성을 최우선으로 한 제품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부가 장비들은 별도구입, 별도연결을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눈에 확 띄는 디자인에 여타의 서브 노트북들보다 월등히 얇다면 많은 신기술들이 집적된 것이란 뜻이므로 어마어마한 가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구매를 원한다면 자신이 이것을 들고 얼마나 이동해야 하는지 고려하자. 만약 서브 노트북을 사고도 일반 노트북처럼 다목적으로 이용한다고 하면, 부가장비를 다수 구입하게 되고, 결국 노트북 가방에 이것들을 전부 가지고 다닌다면 서브 노트북을 산 의미가 없다. 백만원대 초중반과 이백만원 초중반의 가격대로 대략 50만원 정도의 차이를 두고 제품군을 형성하고 있다. 가장 최적화된 이동 업무환경을 원하는 경우에 추천한다.

올인원 노트북

고성능, 다양한 확장포트와 광학드라이브, 통신기능 등으로 중무장된 노트북을 말한다. 때문에 구입을 하기 전에 사용목적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볼 것은 이동의 빈번도와 쾌적한 사용환경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기분이 상치되는 것은 다름 아닌 무게이다. 노트북 구입 시 자신의 경험이라며 가벼운 걸 사라고 종용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너무 오래된 모델을 사용했거나 이동성이 배제된 제품을 들고 다니려고 애를 썼기 때문이다.

만약 들고 다닐 일이 거의 없고, 사무실 혹은 집에서 고정적으로 사용하려 한다면 무조건 화면이 큰, 15.1인치 제품을 추천한다. 당연히 배터리 소모도 크고 무게도 더 나가지만 화면이 큰 것만큼 쾌적한 것이 없다. 무게는 3kg에 육박하거나 넘는다.

그러나 만일 하루에 세 장소 이하로 1번 이상 왕복하며 들고 다닌다면 14.1인치 이하의 제품을 추천한다. 2kg 근처의 무게로, 이동시 크게 지장이 없을 것이다. 일반 노트북의 가격대는 160만원 초반에서 최대 400만원 중반의 제품까지 있으나 256MB의 메모리를 추가해서 도합 512MB의 메모리를 구축하되 총 190만원을 넘지 않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태블릿

태블릿PC는 언뜻 신기하고 좋아 보이지만, 꼼꼼히 살펴보지 않으면 낭패를 당할 수 있는 제품군이다. 곤란을 겪게 되는 두 가지는, 첫째 제품이 다양하지 않으며, 둘째 스타일러스펜에 익숙해지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첫 번째 문제는 세계적인 상황이다. 그나마 해외에서는 꽤 다양한 모델들이 출시되어 있지만 국내에는 제대로 소개조차 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구입을 하고자 한다면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두 번째 문제는 스타일러스 펜이 익숙해지지 않는다면 태블릿C를 산 의미가 없다 하겠다. 하지만 대부분 1주 이내에 적응이 가능할 것이다.

컨버터블 형태의 태블릿PC, 즉 태블릿 노트북의 강점은 한마디로 다양한 활용 방법에 있다. 마인드맵, 회의 메모, 세미나 발표, 고객상담 등의 상황에서 태블릿PC는 그 진가를 발휘한다. 의료, 건설분야 등에서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을 보면 그 활용도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개된 모델들은 230만원에서 250만원 미만이 대부분이다.

데스크북

데스크톱 PC가 너무 부피를 많이 차지해서 싫고, 그래서 노트북을 사자니 성능이 떨어지고 업그레이드도 어려워서 고민하던 사용자들을 위한 제품군이다. 데스크북의 장점은 우선 싸다는 것. 가격이 100만원에서 150만원 정도로 형성되어 있다.

겉보기에는 커다란 노트북이지만 실상 속을 들여다보면 핵심부품들이 전부 데스크톱 PC용이다. 이 제품군은 현재 해외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수많은 패키지가 나와 있는 상태이다. 국내에는 아직 그 정도로 다양한 제품을 볼 수 없지만, 앞으로는 일반 데스크톱 PC처럼 입맛에 맞는 부품들을 구입한 후 조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데스크톱 PC용 부품들을 사용하므로 전력소비가 크기 때문에 대부분 배터리도 없다. 약 4kg의 무게로 이동사용은 포기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