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메신저로 영화보고 쇼핑도 한다」

일반입력 :2003/11/04 00:00

조민근 기자

메신저(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메시지를 주고받는 데서 각종 기능이 속속 첨가되면서 인터넷 포탈사이트에 버금가는 '포스트 포탈'로 발전해가고 있다.특히 휴대전화 연동 서비스 등이 선보이면서 업계에서는 앞으로 메신저가 언제 어디서든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유무선통합 커뮤니케이션의 핵심기능을 담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메신저 서비스 이용자 수도 크게 늘어나 주 1회 이상 메신저에 접속하는 상시 이용자가 최근 13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체 인터넷 이용자의 52%선이다.다양해진 기능메신저로 대화와 파일 전송만 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메신저 업체들은 최근 음악, 게임, 쇼핑, 뉴스, 커뮤니티 관리 등 기존의 인터넷 포탈사이트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메신저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MSN은 지난달부터 메신저에 엔터테인먼트 탭을 신설해 해당 탭을 클릭하면 웹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 바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유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영화 상영 서비스를 시작했다.또 최신 6.0버전은 온라인 게임 업체 엔씨소프트와 제휴해 '플러그인 게임' 기능을 추가했다.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 따로 게임 사이트로 옮겨갈 필요없이 메신저 상에서 바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CJ몰과 연계한 쇼핑몰 이용이나 로또 구매까지도 메신저상에서 가능하다.네이트닷컴이 운영하는 메신저 서비스인 네이트온도 최근 탭서비스를 개설해 통화 연결음, 벨소리, 배경화면 휴대전화 관련 서비스와 쇼핑, 뉴스검색 등을 지원하고 있다.웹사이트와 연계한 커뮤니티 기능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네이트온은 커뮤니티 사이트인 싸이월드의 미니 홈페이지와 연동해 방문자들이 홈페이지에 메시지를 남기면 자동으로 알려주며, 메신저에 등록된 친구들의 홈페이지에도 바로 접속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NHN도 최근 개설한 블로그형 커뮤니티 사이트 '엔토이'에 메신저 서비스인 '토이토이'를 연계해 커뮤니티에 새 글이 올라올 때마다 사용자에게 바로 알려줄 수 있도록 구성했다.휴대전화와 PC, PDA 등을 연결한 유무선 통합 서비스도 활성화되고 있다. KTF는 MSN과 연계해 휴대전화를 통해 메신저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SK텔레콤에서도 PDA를 통해 메신저를 이용할 수 있다.업체간 경쟁도 치열시장이 커지면서 올 들어 프리챌, 넷마블, 엠파스, 네이버, 하나포스닷컴 등 포탈업체들이 잇따라 메신저 서비스를 도입했다. 현재 국내시장은 MSN이 점유율 40%대로 앞서나가고 있는 가운데 네이트온, 버디버디, 세이클럽의 타키, 드림위즈의 지니 등 국내업체들이 도전하고 있는 형국이다.이런 가운데 지난달 15일 MSN을 운영하는 MS사가 보안문제를 제기하며 국내 업체들과의 연동서비스를 중단했다. 즉 MSN 메신저 사용자와 국내 다른 업체 서비스 이용자간의 호환사용을 막은 것이다.MSN 측은 "호환이 자유롭다보니 음란물 등 불법 콘텐츠의 유통과 사용자 정보 유출 등 보안문제가 발생해도 제어할 수 없어 전 세계적으로 내려진 조치"라며 "MS가 제시한 라이선스 계약에 동의하는 업체들에 대해서는 연동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에 국내 업체들도 공동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주관으로 국내 8개 관련 업체들이 모여 MS에 대한 대응과 국내 업체간 메신저 표준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KIPA 백영란 전략정보팀장은 "메신저는 '제2의 브라우저'로 향후 유무선 통합 통신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서비스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위축을 막고 표준화에서도 다른 나라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 업체간 협력이 필요하며 정부 지원도 모색되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국내 업체간 표준화는 이미 2001년 삼성전자의 주도로 한차례 시도됐다 결국 좌절된 바 있어 기업 규모에 따른 이해상충 등을 어떻게 풀지가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