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톰 크루즈 분)은 연미복으로 말쑥하게 차려 입고, 부인인 앨리스(니콜 키드먼 분)가 빨리 나오기를 기다린다. 그녀도 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드레시한 파티복을 입고 나온다. 둘은 서둘러 집을 나선다. 그들이 찾은 곳은 다름 아닌 가면무도회장. 두 부부는 서로 다른 가면을 쓰고 서로 다른 대상을 찾아 욕망을 분출하려 한다.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유작 ‘아이즈 와이드 셧’의 첫 장면이다. 가면무도회는 중세 유럽에서 시작되어 15세기 이탈리아에서 성행했다. 가면무도회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익명성에 있었다. 당시 고답적이었던 상류 사회에서 가면무도회는 개인적인 혹은 속물적인 자신을 보일 수 있는 장이 바로 가면무도회였다.가상 사회에서 아바타프로이드 방식으로 이해하자면 가면은 바로 페르소나(persona, ‘인격’, ‘위격’ 등의 뜻으로 쓰이는 라틴어. 정신분석학에서는 상황에 따른 다른 인격을 일컫는다)이다. 그리고 가면 즉, 페르소나 뒤에 숨어 있는 속내가 바로 이드(id)이다. 프로이드는 본능적 자아의 영역이 인간 내면의 91.7%를 차지한다고 했고 결국 그의 이론에 의하면 모든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며 가면을 쓰고 살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그 가면이 페르소나로 정의된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은 이러한 욕망을 어떻게 분출할 것인가? 그 답은 아바타(avatar)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백과사전적 의미로 보자면, ‘아바타는 가상 사회에서 자신의 분신을 의미하는 시각적 이미지’이다. 즉 사이버 공간에서 사용되는 페르소나인 것이다.아바타는 지난 2000년 10월 세이클럽이 세계 최초로 아바타 서비스를 개시한 뒤 폭발적인 성장추이를 기록,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아바타 신드롬을 일으켰던 네오위즈는 채팅 사이트 세이클럽의 아바타 판매로만 단단한 수익모델을 확보하고 있다.어쩌면 중세 시대에 가면무도회장이 인터넷 공간이 되는 것이고, 가면이 바로 아바타가 되는 것이다. 결국 인간의 내면 욕구 분출의 욕망은 중세 가면무도회에서 현재 아바타까지 변화를 통해 계속 발전하고 변모하고 있다.인간이 완벽하게 본능화되지 않는다면 그 가면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사이버 세상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 아바타, 그 가면 뒤에는 바로 이드가 자리잡고 있다. 두 ‘세상’에서 살다사이버 세상과 실물 세상(사이버 세상의 상반되는 개념. 우리가 살아가는 일반적인 세상을 일컫는 말. 실제로 잡히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의미를 부각한 용어)을 구별하지 못해 범죄를 저지르거나 정신병원으로 간다는 뉴스는 더 이상 놀라운 사실이 못된다. 그것은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이버 세상과 실물 세상이 양립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모임을 우리는 커뮤니티(community)라는 명명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이 말은 매우 다양하게 적용되지만 사회학적으로 볼 때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사회 조직체로서 공간적·지역적 단위를 가리키며, 둘째 이러한 단위와 관련되는 심리학적인 결합성 또는 소속감을 지칭한다.전자의 경우 사회 집단의 특성을 많이 갖고 있지만 훨씬 규모가 작고 그들의 공통적 관심이 비교적 밀착되어 있는 하위 집단을 말한다. 이 커뮤니티의 개념에는 영토적인 영역, 상당한 정도의 개인간 친숙함과 접촉, 그리고 이것을 인근 집단과 구별시켜 주는 특별한 종합 기반 등의 뜻이 함축되어 있다. 커뮤니티와 감정 그리고 익명성커뮤니티의 자족 능력은 사회에 비해 훨씬 제한되어 있지만, 그 한계 내에서 더욱 밀접한 관계와 깊은 상호 이해를 갖고 있으며 이 특수한 통합의 접착제로는 인종·국적·종교 등이 있다. 즉 전자의 경우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실물 세상을 말하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개인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감정과 태도의 총체를 의미한다. 바로 이 개념이 사이버 상의 커뮤니티 개념과 맞닿아 있다. 중요한 것은 바로 감정이다. 젊은 인터넷 유저들을 오프라인 실물 세상에서 전해지지 않는 감정을 바로 사이버 세상에서 표현한다. 그 표현의 장이 바로 커뮤니티라는 이름의 가상공간이다. 그 대화는 메신저 등의 맨투맨(man to man)의 방법도 있으며, 커뮤니티라는 장소를 통한 게시 형태의 대화도 있다.커뮤니티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익명성에 있다. 일단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 따지고 보면 이러한 익명의 커뮤니케이션은 최근에 생성된 것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익명 대화의 시초는 편지이다. 매체 형태와 속성 변화에 맞춰 사람들은 커뮤니티를 만드는 방법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런 변화를 거치면서 새로운 통신기술의 발전은 일대일 혹은 일(一)대다(多)의 방법으로 타인과 의사소통 형태를 급속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형식이 변하면서 정보 단위로 이뤄졌던 커뮤니케이션이 이제는 감정을 담아서 나르는 새로운 감성 교환 방식으로 변해가고 있다.결국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단지 익명성에서만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욕구들을 발설했고, 그 욕구가 새로운 모양의 컨텐츠를 양산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현상의 틈 속에서 컨텐츠 제작자들은 끊임없이 상품을 만들면서 매체와 컨테츠와 감정이 결합된 새로운 패키지를 탄생시키게 된다.결합의 시대, 커뮤니티와 아바타의 만남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사이트는 역시 커뮤니티 사이트이다(2003년 9월 9일 웹 사이트 분석 사이트 랭키닷컴의 조사 결과 상위 100위권 사이트 중에 커뮤니티 사이트는 30.99%를 차지했으며, 부동의 1위는 커뮤니티 사이트 다음이었다). 그리고 그 커뮤니티 사이트 안에는 수많은 아바타들이 살고 있다.자연스럽게 커뮤니티의 중심의 아바타가 서게 되었고, 아바타 컨텐츠는 커뮤니티 사이트를 먹여 살리는(?) 주요 아이템이 되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아바타가 커뮤니티 사이트의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된 셈이고 네티즌 입장에서 보면, 아바타를 통해 할 수 있는 일들이 늘어난 셈이다. 커뮤니티에서 아바타가 살아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컨텐츠의 다양한 변화와 동시에 이종 결합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버디버디, 프리챌, 야후의 아바타 메뉴
기술적인 결합아바타와 커뮤니티, 메신저, 채팅, 쪽지, 메일, 모바일 등이 결합하고 있다. 모든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아바타를 유료 혹은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msn, 버디버디 등은 오래 전부터 아바타 서비스를 했으며, 최근에 메신저 후발 주자로 나선 네이트온의 경우 아바타만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해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미니홈피에서는 아바타는 물론이고 가상의 방(미니룸)까지 제공함으로서 철저히 사이버 월드를 구축하려하고 있다)까지 연동하는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아바타는 물론이고, 다양한 멀티미디어 요소를 기술적으로 결합하여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도 했다. 실제로 네이트온은 서비스 8개월 만에 770만명이 설치했고, 월평균 이용 인원이 500만명이 넘는다. 그 외에도 하늘사랑은 ‘아바타+채팅’을 표방하여 성공한 케이스이고, 퀴즈퀴즈의 경우는 ‘아바타+게임’으로 재미를 본 경우이다. 이런 몇 가지 기술의 결합이 이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컨텐츠 교환과 관리에 대한 문제가 발생했고 이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CMS 솔루션이 도입돼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다양한 방식의 매체가 결합하면서 상호 컨텐츠를 변형, 교환할 수 있는 컨버팅(converting) 솔루션도 이미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아바타를 사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불편함이 줄어든 자연스런 결합이겠지만 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상품 활용도를 높이는 상품 확대이고, 개발자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기술 개발일 것이다. 이런 기술적 결합은 아바타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바타가 닷컴 기업의 효자 상품으로 등극하면서 향후 아바타 속성을 중심으로 사업과 기술의 발전과 결합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본다. 장르의 결합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장르는 기본적으로 음악, 영화, 연예, 방송 등 어뮤즈먼트(amusement) 계열의 장르를 말한다. 이러한 장르들 역시 커뮤니티 사이트의 아바타를 중심으로 결합되고 있는 양상을 보인다. 패션의 경우, 실물 세계에서 유행하는 패션이 가상 세계인 아바타에게도 적용되고 있다.예를 들면 작년 월드컵 때 대한민국을 강타하면서 R세대(Red Generation을 지칭하는 R세대는 ‘레드 콤플렉스’와 ‘모래알 개인주의’를 타파한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성향의 젊은 세대를 칭한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붉은 티셔츠 패션은 오프라인에서 그치지 않고 온라인에까지 그대로 적용되었다.수많은 아바타들은 기존에 입었던 옷을 벗어던지고 붉은 티셔츠를 입기 시작하여 이른바 사이버 붉은 열풍을 주도했다. 또한 최근 명품 바람과 함께 아바타 명품 바람도 일고 있다. 아바타와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사이버 자신에게도 비싼 아이템을 서슴없이 사고 있다. 영화나 연예, 방송들도 아바타와 손을 잡고 있다. 씨네월드가 제작한 ‘달마야 놀자’, 태원에서 만든 ‘흑수선’의 경우 등장인물을 아바타화해 마케팅 효과는 물론이고 괄목할만한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달마야 놀자’ 아바타의 경우 세이클럽을 통해 일 600만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고, ‘흑수선’ 아바타의 경우 개봉 기간인 한 달 동안 8000만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씨네월드의 경우 ‘달마야 놀자’의 고무적인 효과에 힘입어 개봉 예정인 코믹 시대극 ‘황산벌’에도 아바타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영화와 아바타의 결합은 아바타를 사용하는 네티즌들이 영화 속 주인공 의상이나 소품을 구입하여 자신의 아바타에 적용함으로써 스타가 된 듯한 기분을 가질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즉, 현실에서는 쉽게 구입하거나 입어볼 수 없는 것들을 가상공간에서 마음껏 누림으로써 대리 만족 효과를 얻는 것이다.또한 업체들의 경우 그러한 아바타 아이템을 제공함으로써 홍보 효과는 물론이고, 아바타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려 영화 하나로 다양한 수익 루트를 개발하는 원소스 멀티유즈를 실현할 수 있게 된다. 영화, 패션 이외에도 음악이나 방송, 연애 분야에서도 아바타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실물 세상에서 접하기 힘든 것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에 힘입어 아바타와 다양한 어뮤즈먼트 컨텐츠의 동거는 계속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아바타는 오프라인의 컨텐츠를 온라인으로 옮기는 상황이지만 향후 온라인 아바타의 패션과 표현 방식이 오프라인의 상품으로 확대되어 디지털 컨텐츠로의 아바타가 이제는 오프라인 상품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본다. 결국에는 앞에서 언급한 기술과 장르 두 가지마저 결합한다. 메신저를 통해 미니룸을 속에 아바타를 꾸미며, 음악도 같이 듣는 것, 영화 속 캐릭터를 자신의 아바타로 구입해 친구와 채팅하는 것 등 이러한 결합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이미 진행 중이다. 사이버 커뮤니티가 존재하는 한 아바타는 영원할 것이며, 아바타가 존재하는 한 아바타를 즐겁게 해줄 결합은 계속 발전을 거듭할 것이다.
계속 발전하라, 아바타 아바타는 고속으로 진화하고 있다. 초기 아바타라고 할 수 있는 픽셀 아바타부터 따뜻한 질감과 입체감까지 주는 크레이 아바타까지 다채롭기까지 하다. 아바타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1992년이다. 그러니 아바타가 우리 귀에 익숙해진 것이 10년 남짓 된 것이다.닐 스티븐슨(Neal Town Stephenson, 1959년에 태어났으며 1992년 를 출간하면서 팬들로부터 현대판 컬트에 가까운 숭배를 받기 시작한다)이 ‘스노우 크래쉬(Snow Crash, 아바타라는 말을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계기가 된 소설이며, 1984년 나온 WilliamGibson의 ‘뉴로맨서(Neuromancer)’ 이후 가장 만족스러운 사이버 펑크 소설로 칭송받고 있다)에서 ‘아바타’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그 뒤로 채팅 서비스인 월드채트, 팰리스 등을 통해 점차 대중화되었다. 국내에는 1995년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바람의 전설’을 통해 도입되었다. 그리고 2000년 커뮤니티 사이트로는 네오위즈의 세이클럽이 최초로 도입하게 되었다. 물론 도입 당시에는 픽셀 아바타 즉 2차원 아바타였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대부분의 아바타가 진화하지 않은 픽셀 2차원 아바타이다. 하지만 아바타에 대한 유저들의 다양한 욕구가 생기면서 아바타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포털 사이트의 대표격인 야후에서는 플래시 아바타를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다. 플래시의 특징을 살린 이 아바타는 크기 조절이 자유롭고, 기존 픽셀 아바타보다 동작이 부드러운 장점이 있다. 야후는 이를 이용하여 코디 서비스와 명함 서비스를 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네이트온 아바타 역시 플래시로 만들어졌다.커뮤니티 사이트 중 하나인 프리챌에서는 3차원 아바타를 선보이고 있다. 3차원 아바타라는 것만으로도 이미 기존의 아바타보다 급진화한 것이다. 거기에 인터넷 전자상거래업체인 갤럭시게이트가 최근 선보인 아바타 채팅 커뮤니티 게임 톡스클럽(www.toksclub.com)의 아바타는 좌우 360도 회전이나 자유로운 시점 변화, 화면의 줌인·아웃까지 가능하다. 그리고 버디버디에서는 사이버 커뮤니티가 가지고 있는 차가운 느낌에 대한 거부감을 보안할 수 있는 따뜻한 느낌의 크레이 아바타를 선보이고 있다(버디버디에서 제공하고 있는 크레이 아바타는 ‘크레바타’라고 약칭되고 있다).각각의 제작 방법으로 아바타가 제작되고 있지만 방식에 따른 상품 표현력의 차이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제작 방식에 따른 특징을 간단히 살펴보면, 흔히 접하는 2D 제작 방식의 픽셀 아바타는 우선 도트(dot)로 작업을 하며 하나하나 화상의 최소 단위인 펙셀로 작업을 한다. 이런 작업 공정의 특성상 표현의 화려함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픽셀의 경우 실물에 대한 표현력의 한계가 있고 확대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플래시로 제작한 아바타의 경우 벡터(vector) 방식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아바타를 확대해서 좀더 상세히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타 장르의 이미지와 원활히 결합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3D 아바타의 경우 3D 애니메이션 제작과 동일하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초기 제작과 렌더링 제작 기간이 타 장르에 비해 더 걸리지만 일단 하나의 아바타를 완성하면 확대는 물론 회전 등 좀더 다양한 상품화 가능성을 갖고 있다.그리고 클레이로 제작한 아바타의 경우는 클레이 애니메이션 제작 공정과 디지털 컨텐츠 제작 공정을 결합해 만들어진다. 우선 캐릭터 디자인을 거쳐서 클레이라는 진흙으로 원형을 만들고 스톱 모션(stop motion)으로 한 프레임(frame) 씩 콤마(comma) 촬영을 한다. 이렇게 촬영된 소스를 스캐닝 작업을 통해 색 보정과 편집 과정을 거치고 디지털 컨텐츠로 코딩(coding)과정을 거쳐 서버에 올라가게 된다. 결국은 상품성이다. 상품화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제작 방법이 계속 발전하는 것이고 상품 기획이 확대되는 것이다. 지금은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활용해 아바타를 제작하지만 조만간에 아바타를 위한, 아바타만의 독창적인 제작 방법이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 순풍에 돛을 달다놀라운 점은 아바타 관련 아이템들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해도 1천원 내외였던 아이템 가격이 현재는 1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1년 사이 무려 10배가 뛴 셈이다. 실제로 프리챌의 경우 8400원짜리 아이템이 있으며, 세이클럽은 6900원짜리 아이템이 있다. 물론 아직까지 비싼 아이템이 잘 팔리고 있지는 않다.하지만 소위 사이버 명품족들도 하나 둘씩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바타를 비싸게 꾸미는 것 역시 사이버상의 나를 가꾸는 일로, 혹은 자신을 과신할 수 있는 방편으로 여기지기 때문이다. 가격이 올라가고 상품이 확대되면서 아바타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2001년 200억 시장이었던 아바타 시장이 올해는 재작년의 5배 규모인 1천억 원 이상에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첫 번째로 아바타의 아이템의 다양화와 고가품 등장으로 볼 수 있고, 또 다른 원인은 아바타의 대중 보급이 어느 정도 된 것이기도 하다. 기존의 10대, 20대 중심의 아바타 사용자가 이제는 40대까지로 늘어나 있다. 그리고 그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아바타를 구입할 수 있는 경제적인 능력도 커진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아바타 시장이 이처럼 1천억 원대를 육박함과 동시에 아바타 전문가들도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아바타 디자이너와 아바타 MD의 등장이다. 아바타 디자이너는 말 그대로 아바타만 전문적으로 디자인하는 인력을 말한다. 기존의 웹 디자이너들이 포괄적으로 하던 일을 이제는 아바타 디자이너가 전문적으로 하게 된 것이다. 이런 현상은 시장이 커지지 않았다면 결코 생길 수 없는 일이다.아바타 MD도 비슷한 경우이다. 기존의 공산품과 같이 아바타도 이제 하나의 상품군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듯이 아바타도 전문가 손에 의해 기획되며 판매되어야 한다는 발상이 아바타 MD라는 직종을 탄생시켰다. 지속적으로 아바타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아바타 서비스의 수익화에 한계가 보이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이미 유료 컨텐츠 이용도에서 아바타와 캐릭터가 1위이다. 게임, 영화, 음악을 모두 누르고 아바타가 가장 큰 수익을 내고 있다. 그런데 더욱 고무적인 것은 전문가들은 온라인 도처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아바타를 꾸미는 캐릭터라이징 수익이 이제 초창기에 불과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니 아바타 시장은 아직 황금어장인 것이다.또한 아바타는 단지 엔터테인먼트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고 에듀테인먼트 시장까지 확대되고 있다. YBM 시사영어사의 경우 올해 6월부터 아바타 캐릭터를 이용한 모바일 영어 교육 유료 교육 상품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런 업종간 결합 또한 아바타라는 컨텐츠의 특징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월평균 유료 컨텐츠 구입에 2만원 이상 지출하는 사람이 13.6%로 늘어나면서 온라인 컨텐츠에 대한 유료화 인식도 확대되었고 이런 순풍을 타면서 아바타는 계속 발전할 것이다.더 자연스럽게, 더 자기다운아직까지 아바타 개발에 대한 아쉬움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더 자연스러운, 더 자기다운 아바타를 요구하는 네티즌들이 요구가 빗발친다. 아바타가 돈이 된다고 하니 소위 닷컴 기업이라고 하는 회사들이 모두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역시 공급 과잉의 문제가 우려된다. 그리고 현실 세계의 문제와 같은 사치의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네티즌의 60%가 아바타 아이템이 비싸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바타 시장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이 역시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좀더 느긋한 여유를 갖고 진지한 전망과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아바타 시장이 소위 인터넷 기업의 효자 역할을 하자 닷컴 기업들은 앞다투어 아바타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생산 과정 속에서 주 소비자층인 청소년에게 과연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는 모두의 의문으로 남게 된다.하지만 이미 온라인 매체의 역할과 활용도가 이미 대한민국의 경제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온라인의 또 다른 가상적인 세계에서 자신을 표현하려는 아바타 페르소나는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 아바타가 한 사람의 인격을 대표하는 페르소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주머니를 채워주는 유료 온라인 컨텐츠로 볼 것인지 철학적 이즘(ism)을 갖고 발전할 것인지는 고민해 봐야할 문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