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모뎀 시장은 그동안 DSL이 꾸준히 속도와 기술 향상에 주력해 왔던 것에 반해 눈에 띄는 성장 요인 없이 흘러왔다. 하지만 케이블 모뎀은 지역적으로 ADSL 서비스가 불가능한 곳까지 파고들 수 있으며, SO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경쟁력이었다.
현재 케이블 모뎀 서비스 가격은 ISP인 하나로통신이 3만 4000원인 것에 비해 SO/RO의 가격은 1만 3000∼1만 7000원으로 2만원을 넘지 않고 있다.
30Mbps급 대칭형 서비스 제공하는 DOCSIS 2.0
그동안 KT, 하나로통신 등 대형 서비스 업체들이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서비스 가입자 수를 늘리면 늘릴수록 오히려 적자폭이 커지고 있는 것에 반해, 지역 SO들은 수익성면에서는 오히려 안정적인 상태에 있다.
최근 들어 SO들이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를 현재 수준에서 대폭적으로 증가시키기 위한 방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케이블 모뎀 관련 장비 업체 역시 속도와 성능이 향상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가장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부분은 DOCSIS 2.0의 도입이다. DOCSIS 2.0은 상하향 최대 속도가 30/42Mbps로 30Mbps급의 대칭형 서비스가 가능하고, 가입자당 평균 전송 속도도 DOCSIS 1.0에 비해 7배 정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테라욘 제품을 국내 공급하고 있는 케이블웨이의 윤종훈 과장은 DOCSIS 2.0은 SO들이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상하향 속도 향상과 여러 부가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DOCSIS 2.0을 통해, 현재 서비스는 그대로 제공하면서 동시에 차별화된 고가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새롭게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DOCSIS 2.0 기술 표준은 기존 DOCSIS 1.0과 1.1 표준 기반으로 만들어 졌으며 HFC에서 상하향 데이터 전송을 30Mbps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10Mbps 정도만 가능했던 기존 서비스에 비해 3배가 향상된 기술은 기존 기술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화상회의, 일대일 또는 일대다자 간의 데이터 전송 서비스 (Peer to Peer)와 같은 여러 애플리케이션들을 서비스할 수 있다.

'VDSL에 대비하라'
DOCSIS 2.0 표준 기술은 업로드 속도를 향상시켜 상하향의 데이터 전송속도가 서로 같은 대칭형의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DOCSIS 2.0은 기존 1.0 과 1.1에서 사용되는 모든 기술을 수용하게 돼 있다.
DOCSIS 2.0은 지난 1998년부터 연구가 시작되었으며, 케이블 데이터 전송 기술의 양대 산맥인 S-CDMA(Synchronous Code Division Access) 기술과 A-TDMA(Advanced Frequency agile Time Division Multiple Access) 방식의 기술을 모두 채용했다.
DOCSIS 2.0에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이 기술이 속도면에서나 애플리케이션면에서 현재 KT와 하나통신 등의 VDSL 서비스와 정면으로 경쟁할 수 있는 기술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케이블 업체들이 직접 VDSL 서비스 제공에 나서고 있기도 하지만 일부에서는 VDSL과 직접적으로 경쟁하게 되면 결국에는 속도 경쟁으로 갈 수밖에 없으며, 지속적인 투자비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또, VDSL 서비스를 SO들이 제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라스트 마일을 이중화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가야한다. SO는 아파트단지내 MDF까지 직접 광케이블을 깔고, VDSL 장비와 모뎀을 구매, 여유 전화회선을 통해 가입자에게 VDSL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인해 DOCSIS 2.0으로의 전환이 장기적으로 볼 때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평가다.

무선 LAN+케이블 모뎀 일체형 서비스
현재 SO들의 또 다른 관심사는 무선 LAN 서비스의 제공에 있다. 데이콤이 HFC 기반의 무선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며, MSO들 역시 무선 LAN 서비스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이에 최근 들어 케이블 모뎀 업체들은 무선 LAN과 VoIP 등 HFC 기반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상품을 다양화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특히 상하향 속도가 향상되는 DOCSIS 2.0 모뎀과 무선 AP를 통합한 일체형 제품이나 DOCSIS 1.1과 무선 LAN AP 통합형 제품 등을 단말 업체들이 선보이면서 서비스 업체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DOCSIS 2.0의 경우 1.0이나 1.1과 달리 상하향 속도 향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인 속도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2004년 본격적인 경쟁의 시기
문제는 국내 DOCSIS1.0/1.1 기반 서비스 시장을 90% 가량 점유한 시스코가 아직 DOCSIS 2.0 인증 제품을 출시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본격적인 시장 경쟁은 시작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테라욘이 이미 DOCSIS 2.0 지원 CMTS와 케이블 모뎀을 출시했으며, 국내 케이블 모뎀 개발 업체인 주홍정보통신, 크로스텍 등이 DOCSIS 2.0 호환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케이블웨이의 윤종훈 과장은 테라욘은 이미 인증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으며, DOCSIS 2.0 제품을 북인천(부평, 안양), 성남, 경기케이블, 강남, 의정부 등에 공급한 바 있다. 또한 MSO인 안양(태광)도 테라욘의 DOCSIS 2.0을 채택했다. 하지만 보다 본격적인 시장 경쟁은 시스코가 제품을 선보인 이후인 내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