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쓰레기 재활용, 제조사 책임「문제는 수거하기」

일반입력 :2003/07/07 00:00

Lisa M. Bowman

일반적으로 버려진 메인보드를 보면 사람들은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플라스틱 조각과 엉클어진 전선 말고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HP의 크리스 앨토벨에게는 그것이 금은 덩어리로 보인다. 앨토벨은 매달 1359톤의 버려진 컴퓨터 기기들을 처리하는 캘리포니아 로즈빌의 위치한 HP의 제품 재활용 솔루선 부서의 마케팅 책임자다. 이 부서에서는 거대한 기업용 프린터나 사람들이 버린 386 컴퓨터를 귀금속과 플라스틱 제품으로 변신시키는 일을 한다.앨토벨은 "사람들이 중고 컴퓨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몇 년 동안 집안 옷장 깊숙이 넣어 두었던 기계들을 수거한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팰로 앨토에 위치한 HP는 1996년부터 제품 재활용 솔루션 창고를 운영해왔으며 올해로 재활용 역사만 20년이나 됐다. HP는 현재 어느 때보다도 자신들이 재활용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많은 홍보를 하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 주의회에서 컴퓨터 제조사들에게 2005년까지는 모든 컴퓨터의 50%를, 그리고 2010년까지 90%를 재활용할 것을 의무화 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 캘리포니아에 있는 기술 기업들 사이에서는 재활용 문제가 초미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이 법안에 따르면 현재 모든 컴퓨터 기기의 약 20% 정도만이 재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지난달에 주 상원을 통과한 재활용법안(SB 20)에 대해서 7일에는 주 하원 상임 위원회에서 청문회가 열리게 된다. 법안이 통과되려면 먼저 하원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그 다음에는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의 승인이 필요하다.컴퓨터를 쓰레기 처리장에 가져다가 땅에 파묻거나, 아니면 지금처럼 폐기물을 모아 아시아의 빈민 지역 노동자에게 분해하도록 맡기는 것보다 재활용을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실리콘밸리 유해물질 연합(SVTC)에 의하면 용도폐기된 컴퓨터나 여러 가전 제품 등 ‘전자 쓰레기’가 점차 전체 쓰레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며 전체 매장되는 쓰레기 가운데 전자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40% 정도다.하지만 제조사들은 캘리포니아 주 법안이 목표로 잡고 있는 재활용 비율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이 정도의 재활용율은 플라스틱이나 캔 처럼 다른 제품의 재활용도에 비해 훨씬 높은 비율이라는 것이다. 재활용 회사들에 의하면 알루미늄 캔과 플라스틱 페트병의 재활용율은 각각 50%와 35% 정도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제조사들은 주 의회에서 추진하는 법안보다 연방법안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더구나 제조사들은 컴퓨터를 재활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주장한다. 종래의 페트병이나 캔과 같은 재활용품과는 달리 컴퓨터 기기들은 수백 가지의 서로 다른 부품과, 수십 가지의 각기 다른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HP의 재활용 노력 ‘돋보이네’최근 CNET 뉴스닷컴은 HP 재활용 공장을 견학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HP는 재활용 처리 과정을 보여줬다. 과거에는 주로 사람들이 직접 전체 재활용 과정을 모두 취급했지만 현재는 거대한 여러 개의 재활용 기계들이 대신하고 있어서 이 기계들이 공장으로 들어오는 컴퓨터와 프린터를 분해하고 분류하고 있었다. 안전복장을 갖춘 사람들이 전지나 토너 카트리지와 같은 독성 물질이 있을지도 모르는 부품들을 먼저 꺼낸다. 그리고 나면 프린터와 데스크톱과 모니터 등이 여러 개의 기계를 통과하면서 작은 조각으로 부서진다. HP의 재활용 제휴사인 노란다의 컴퓨터의 귀금속을 가려내 용해하는 곳으로 보내면 이것들을 녹여서 순수한 구리 제품과 금덩이로 모양을 만들어낸다. HP는 이 귀금속으로 큰 돈을 벌려는 목적은 없다고 밝혔다. 사실 HP이 운영하는 재활용 프로그램은 수익이 남지도 손해를 보지도 않는 비영리 운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평균적인 이삿짐 크기의 재활용품에서 나오는 귀금속은 겨우 2000달러어치 남짓하다. 게다가 이 회사는 재활용 과정에서 약간의 강철을 빼내는데 이 강철은 결국에는 강철빔이나 콘크리트 보강용 강철 막대와 같이 건축재로 만들어진다. 이 시설에서 처리되는 대부분의 기기들은 HP의 내부 운영에서 조달되는 것들이지만 컴퓨터 제품으로부터 독성 쓰레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일반인들의 인식이 늘어남에 따라 HP의 소비자 중심의 재활용 프로그램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다. HP의 플래닛 파트너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프린터나 컴퓨터를 버리려는 사람들이 기계를 운송하고 재활용하는데 필요한 17~31달러를 부담하면 직접 문 앞에서 수거해간다. 대신 사람들은 HP 제품 구입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쿠폰을 받게 되는데 일부 쿠폰은 50달러에 이fms다. 또한 HP는 다른 회사에서 만든 컴퓨터와 프린터들도 수거하고 있으며 실제 소비자 재활용 프로그램에서 처리되는 기계의 절반 정도는 HP 제품이 아니다.HP는 테네시 내시빌에서도 이와 유사한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온타리오 브램튼에도 공장을 하나 더 열 계획이다.다른 기업들도 컴퓨터 재활용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게이트웨이에서 기업 재활용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3월부터는 델 컴퓨터에서도 각 가정 현관문 앞까지 가서 재활용품을 수거하고 있다. 앨토벨은 "재활용에 대한 수요는 엄청나다"고 말했다.HP는 기계를 설계 초기부터 재활용이 쉽도록 설계를 바꾸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HP는 자사 토너 카트리지에 글루를 사용해 부착하던 라벨이 재활용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사용을 중지했다.산업 모델로 자리잡고 있는 재활용 산업이 프로그램은 환경 운동가들로부터도 환영을 받아왔다. 지난 주에 발표된 한 보고서를 보면, SVTC에서는 UNICOR와 제휴를 맺고 있는 델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태도를 보인 반면, HP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찬사를 보냈다. UNICOR에서는 애트워터 감옥의 수감자들을 고용해서 기계들을 분해하고 있는데 이 수감자들은 직접 손으로 기계들을 부수기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이 프로그램을 "시대에 뒤떨어진 환경에서 보수도 거의 받지 못한 채 위험한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찰스 디킨즈 식의 수감자들의 현장"라면서 HP의 프로그램과 비교했다. UNICOR의 재활용 사업부의 총책임자 로렌스 노비키는 이 보고서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으며 과학적 증거도 없다면서 이 보고서를 일축했다. SVTC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노비키는 이 프로그램으로 수백만 대의 컴퓨터가 재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한에서 "우리는 재활용과 수감자들의 재교육이라는 2가지 고귀한 목적을 성취하고 있다"고 썼다.한편 이 보고서는 HP 프로그램이 기계화된 시스템을 사용함으로서 노동자들의 위험을 줄였으며 "재활용 공장 원형의 표준과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에 관한 모범적인 산업 모델을 제시하고 있으며 효율적인 재활용 시스템의 좋은 예를 제공하고 있다"고 적었다.하지만 이러한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HP 대변인들은 캘리포니아 주법이 통과되면 미국 모든 주를 트럭으로 다니면서 기계들을 수거하는 소규모 택배회사 처럼 돼야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대표들은 업계 용어인 이 ‘날라주기(픽업)’ 프로그램이 더 이상 확대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대신 이미 다른 종류의 재활용품을 집 앞에서 수거해가고 있는 주 정부와 협조하는 것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환영이라는 것이다.작년에 데이비스 주지사는 이와 유사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올해에는 재활용 법안이 통과되게 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7일 의원들은 양 진영의 의사를 듣는 청문회를 개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