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초고속망 기술로 한걸음 다가선「PON」

일반입력 :2003/05/05 00:00

김지영 기자 기자

KT는 올해 초 국내 장비로 KT 북대전지점과 대덕연구센터간 B-PON(Broadband-Pass ive Optical Network) 시험 네트워크 구축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KT는 B-PON 시험사업을 통해 시스템 기능과 네트워크 운용성에 대한 검증 작업을 시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B-PON을 상용화한다는 것이다.

시험망 구축은 KT 기술연구소가 주도하고 LG전자, 웰링크, 삼성전자 등 국내 10개 업체가 참여해, 국내 기술로 국내 환경에 적합한 B-PON 장비를 만들기 위한 '일반주거용 광가입자전송장치 기술협의회'가 구성된 이후 약 1년 여의 개발기간이 투입돼 이뤄낸 것이다.

또한 KT는 자사 통신망연구소와 벤처업체인 노베라옵틱스와 WDM-PON을 이용한 FTTH(Fiber To The Home) 시스템 공동개발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WDM-PON 기술은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연구단계에 있을 뿐 상용화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협약 내용에 따르면, 1차적으로 2004년까지 가입자당 100Mbps 이상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하고, 순차적으로 가입자당 전송속도를 기가비트 수준으로 향상할 계획이며, 이에 요구되는 전송시스템은 물론, 광 네트워크 설계와 구축에 관련된 제반기술을 일괄적으로 노베라옵틱스가 개발하기로 한다는 것이다.

LG전자·웰링크, B-PON 상용 제품 출시

현재 상용 B-PON 제품을 출시한 국내 업체는 LG전자와 웰링크 2곳이다. 웰링크는 B-PON에 이어 올해 내에 E-PON(Ethernet-PON) 시제품도 선보이고, 후속 제품으로 WDM-PON 개발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한다.

웰링크가 개발한 B-PON 장비인 WEL+7700은 광대역 옵티컬 액세스 시스템에 기반한 PON 장비로, ITU-T G.983 규격을 만족하며, ATM, TDM과 패킷 기반의 데이터, 음성, 비디오, 기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시스템은 크게 3개의 주요 장치로 구성되는데, ▲COT(Central Office Terminal)로 사용되는 PON 집중화 장치인 OLT와 ▲로컬 루프 분배를 담당하는 ONU ▲네트워크 구조의 최하단부인 가입자 건물 내부에 위치하는 ONT로 이뤄진다.

WEL+7700 OLT는 다수의 ONU와 ONT 사이에 경제적인 PON 시스템을 구성한다. 하나의 PON 카드 인터페이스는 1:N(N=1∼32) 패시브 옵티컬 스프리터(splitter)를 사용한 한 개의 광 케이블을 통해 최대 32개의 ONU와 ONT로 분기가 가능하다. RT로서의 ONU는 1개의 시스템당 최대 80명의 ADSL 가입자와 최대 40명의 POTS 가입자를 수용한다.

가입자 네트워크 진화시킨다

웰링크 연구소의 손수현 상무는 아직 PON은 초기 시장이다.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는 ADSL에서 점차 VDSL로 넘어가고 있는데, VDSL은 속도 향상을 위해 광단국 장치의 전진배치가 필수적이다. FTTH의 전단계 기술인 PON은 광단국 전진배치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이다라고 말한다.

손 상무는 B-PON이 도입되면 농어촌 지역과 같이 광포설이 어려운 지역과, 일반 주거지역 및 건물지역에 고품질의 광 케이블을 저비용으로 구축할 수 있어, 향후 FTTH 네트워크로 진화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PON은 광 케이블 상에 수동소자를 사용해 하나의 OLT(Optical Line Termination)에 여러 개의 ONU(Optical Network Unit)를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에 광선로의 경제적 사용과 저렴한 네트워크 구축 비용으로, 하향 622Mbps, 상향 155Mbps의 속도로 초고속 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ATM, IP, 음성, 영상 등 기존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뿐만 아니라, HDTV, 고화질 VOD, 홈네트워킹 등 광대역을 요구하는 미래형 인터넷 서비스를 고속, 고품질의 광 케이블 단일망으로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PON 장비업체들은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각 가정까지 저렴한 비용으로 광케이블이 연결돼 가입자 네트워크의 가장 진화된 형태인 수백 Mbps∼Gbps급 속도로 초고속 인터넷이 연결되는 FTTH의 구축이 훨씬 앞당겨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때문에 아직 초기 단계인 PON 시장 활성화를 위해 많은 업체들이 동분서주하고 있다.

전용회선 대체 솔루션으로 PON 자리잡는다

이런 가운데 PON을 전면적으로 도입해 구청 네트워크로 꾸민 은평구청의 사례는 시장 형성의 좋은 돌파구로 꼽히고 있다. 은평구청은 구와 동간 광 통신망 구축을 위해 37km의 6코어 광케이블을 연결했으며, 22대의 PON 장비를 도입했다. 한전의 전신주를 활용해 가공선로와 자체 굴축 포설을 했다. 이를 통해 은평구청은 구·동간 전용회선을 대체할 수 있었으며, 해당 동간 전화와 FAX 통합 운영도 가능했다.

은평구청에서 도입한 장비는 삼보정보통신이 국내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 퀀텀브리지의 QB 시리즈다. 제품은 용도에 따라 여러 가지로 구성되는데 기업에서 메트로 에지까지의 안정적인 광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QB5000 OAS(Optical Access Switch)와 QB 3000은 단독형으로 사용되는 QB100과 함께 사용돼 초고속 데이터와 음성, 비디오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한다. 또한 QB 플랫폼은 DWDM을 통한 멀티-파장 서비스를 지원한다.

삼보정보통신은 은평구청 외에 횡성군에도 B-PON을 공급한 바 있다. 현재 관공서쪽은 자가망 솔루션으로 메트로 이더넷, SDH 링, PON 등 여러 광 솔루션들이 도입되고 고려되고 있다. 게다가 초고속국가망 서비스까지 실제적으로 여러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PON 시장 규모 아직은 미지수

삼보정보통신의 이재영 대리는 조밀하게 구성된 구청 하나를 링으로 구성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더구나 동사무소는 이전도 잦다. 링으로 구성되는 경우 루트가 바꿔야 하는데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PON을 통한 분기 구조가 적합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PON을 이용한 분기 구조의 경우 링에 비해 백업 부분이 약하므로 VPN 등을 통한 백업 네트워크는 필수적인 요건이다.

PON은 기술적으로 FTTH 시대를 한발 더 앞당길 수 있는 기술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PON 기술에 대한 소개와 검토만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PON을 어떻게 도입할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은 나와 있지 않다. 때문에 향후 PON 시장 확대가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웰링크의 손 상무는 2년 이내 PON 장비들이 양산 체제가 되면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다. 현재 시장 상황이 호의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것은 역시 가격적인 장애가 크다.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와 비교해도 아직은 PON 비용이 고가이다. 하지만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가 데이터 전용인 것에 비해 PON은 멀티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PON은 궁극적으로 통합 서비스 시대에 걸맞는 장비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