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종류로 나뉜 윈도우, 형제 버전끼리 경쟁

일반입력 :2003/04/23 00:00

Joe Wilcox

2002년 4월 MS의 빌 게이츠 회장은 윈도우를 너무 여러 가지 버전으로 나누게 되면 소비자들에게도 불리할테고 시장 자유경쟁에도 좋지 않다는 식으로 증언한 바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그 증언이 있고 나서 윈도우 운영체제 소프트웨어에 관련된 '현재 사용중인' 버전의 숫자를 2배로(현재 약 24 종류의 버전이 나와 있다) 늘려왔다.분석가들은 이처럼 버전 종류를 늘리는 목적은 사실 MS 자체의 독점 시장 안에서도 일종의 경쟁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분석가들은 이같은 다양한 버전을 만들어내는 이유는 MS측에서 소비자들과 회사들이 선택하고 싶어 하는 성향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까지 분석한다. 또한 버전이 더 다양해지면 판매량도 증가하게 되고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발생하는 틈새도 메울 수 있다는 것이다.TBR의 분석가 린디 레스퍼런스는 "사람들에게 이제 더 이상 바닐라 맛만 먹으라고 강요할 수 없게 됐다. MS는 이제 새로운 구성 요소와 자사의 OS가 적용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에 침투하려면 MS 스스로 여러 버전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예를 들면 11월 이후 지금까지 MS는 윈도우 XP만 해도 3가지의 새 버전을 출시했다.버지니아주 비에나의 켈리 드라이&워런의 반독점 변호사인 글렌 매니신은 "윈도우를 분가시키는 이유는 단일 운영체제 접근법으로는 이제 시장의 모든 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게 됐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결국 성격이 다른 시장에 대해 여러 가지 다양한 가격으로 다양한 운영체제를 제공한다는 것은 MS가 자기 자신과 경쟁하고 있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반면 윈도우의 버전의 다양화는 사람들에게 혼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4월 초반 MS는 더 많은 제조사들과 개발자들이 윈도우 CE 소스코드(혹은 소프트웨어 청사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소스 공유'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포켓 PC와 같은 다른 윈도우 CE 제품은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1년 전 법정에서는 9개의 주정부와 워싱턴시 당국은 MS가 브라우저와 디지털 미디어 소프트웨어와 같은 소위 미들웨어가 포함되지 않은 윈도우 XP 버전을 만들어내게 해달라고 연방 판사에게 요청한 바 있다. 주정부에서는 이렇게 하면 데스크톱 운영체제 시장과 MS가 윈도우에 ‘통채로’ 집어넣은 미들웨어 기술 시장에서의 시장 경쟁이 더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게이츠 회장은 3일 간의 증언을 통해서 그렇게 하면 윈도우가 ‘분해’돼 소비자들은 혼란에 빠지고 PC 소프트웨어 시장은 경제적 무질서가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이츠 회장은 윈도우를 여러 가지 다른 버전으로 나누게 되면 안정된 윈도우 코드 기반이 필요한 여러 회사들에게 피해를 주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폈던 것이다. 게이츠 회장은 MS에서 이미 이전에 나온 버전들과 새로운 버전들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윈도우는 이미 나뉘어져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한 주정부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애써 부인했다.법률 전문가들은 게이츠 회장의 주장을 독점에 대한 전형적인 변론이라고들 불렀다. 반독점 용어 혹은 경제적 용어로 분화나 분열은 경쟁이라는 말과 동의어라고 할 수 있다. 11월에 한 연방 판사는 주정부들이 윈도우의 여러 가지 모듈 버전을 만들게 해달라는 요청을 기각한 바 있다.윈도우의 새 버전들에 관해서 매니신은 "같은 제품을 놓고 여러 가지 다른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는 것은 독점적 회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MS는 자사에서 윈도우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일은 다른 회사들이 운영체제를 이리저리 바꿈으로써 가져오는 잠재적인 효과와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MS의 대변인 마크 머레이는 "어떤 회사가 고객들이 요구하는 바를 만족시키기 위해 자사의 제품을 몇 가지 다른 버전으로 구별하는 것과, 수백 개의 다른 회사들이 MS에서 디자인해서 테스트까지 한 제품에서 어느 한 부분을 삭제해서 출시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라고 말했다.그는 MS는 ‘고객들과 개발자들이 자신들이 사용하는 제품을 믿고 사용할 수 있고 그때그때 그들이 원하는 기능이 반드시 포함돼 있어야 한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윈도우 토막내기8년 전, MS에서 윈도우 95를 출시했을 당시, 이 회사는 윈도우 NT라는 단 한가지의 다른 버전을 내놓았었다. 그리고 1996년 말 경 네번째 버전이 나오기까지 윈도우 NT를 채택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2000년에 들어서면서 MS는 윈도우의 버전을 여러 모로 확장시키게 된다. 당시에 소매업체들과 PC 제조사들은 윈도우 95와 98을 제공하고 있었지만, 소비자들은 윈도우 ME도 구입할 수가 있었다. 맨 처음에 회사들은 윈도우 2000의 두 가지 버전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2001년도에 MS는 좀더 하이엔드 버전으로서 2가지 버전을 추가하게 된다. 한편 윈도우 NT는 버전 2000의 판매를 계속해서 앞지르고 있었다. 또한 이 회사는 PDA와 같은 기기용으로 개발된 윈도우 CE도 내놓게 된다.비록 게이츠 회장은 법정에서 여러 가지로 다른 버전으로 나누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2002년에는 좀더 많은 윈도우 버전을 만들어낸다는 전략에 박차를 가했다.게이츠 회장이 증언하던 당시에 MS는 소비자용의 홈 버전과 회사용의 프로페셔널 버전 그리고 현금기기와 현금출납기와 같은 기기용으로 임베디드 버전 등 3가지 주요 버전을 제공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2년 말 경에 MS에서는 윈도우 XP 미디어 센터 에디션윈도우 XP 태블릿 PC 에디션의 2가지 새로운 버전을 추가했다. 지난 달 MS는 윈도우 XP 64-비트 에디션이라는 여섯번째 버전을 추가했다.지난 오는 24일 MS는 윈도우 서버 2003을 공식 출시하는데 윈도우 서버 2003 역시 다양한 버전으로 나오게 된다. 그 중의 스탠다드와 엔터프라이즈 그리고 데이터센터는 윈도우 2000에도 있던 것들이다. 그러나 윈도우 서버 2003 웹에디션이라는 4번째 버전은 새로운 것이다. 엔터프라이즈와 데이터센터 제품들에 대해서도 역시 64-비트 버전이 나오게 된다.윈도우 XP 임베디드처럼 윈도우 CE 닷넷은 임베디드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비 PC 제품용으로 디자인한 것이다. MS는 이 소프트웨어를 셋톱 박스나 PDA 등 여러 가지 기기용으로 내놓았다.또한 MS는 윈도우 CE도 여러 가지 버전으로 갈라놓았다. 그 중의 한 가지는 다른 회사들이 제품을 만들 때 사용할 수 있는 기본 코드다. 또한 MS는 CE의 ‘윈도우 파워드’ 버전이라고 부르는 것들도 내놓고 있다. 그리고 이것들은 다시 포켓 PC와 포켓 PC 폰 에디션과 스마트폰 등 다양한 운영체제 버전으로 갈라진다. 스마트 디스플레이용 윈도우 CE는 PC에서 탈착이 가능하며 펜을 사용할 수 있는 평면 화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가 MS는 코드명 ‘미디어투고’라는 또다른 윈도우 CE 버전을 내놓기 위해 연구 중이다. 이 제품은 휴대용 비디오와 음악 플레이어에서 사용될 예정이다.현재까지 MS는 각 윈도우 XP와 윈도우 서버 2003과 윈도우 CE 닷넷에 대해 각각 6가지의 다른 버전들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MS는 윈도우 2000 역시 ‘신제품’으로 만들었다. 64-비트 에디션을 포함해 MS는 윈도우 2000에 대해서도 약 6가지 다른 버전들을 제공하고 있어서 다 합치면 총 24가지 버전이 있는 셈이다. 이 24가지 버전에는 지금까지도 소매업체들과 일부 PC 제조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윈도우 98처럼 꽤 오래 전에 나온 제품들은 포함하지 않았다. 매니신은 "이것을 제품의 분할이라고 본다면 그렇게 보는 사람의 문제"라고 말했다.고객은 ‘헷갈려’분석가들은 MS에서 윈도우 분할이 너무 지나치며 의도적이라고 표현하면서 이 회사가 운영체제를 기능에 따라 다 다르게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윈도우 XP 홈과 프로페셔널 버전들은 각각 소비자들과 회사들을 겨냥한 버전들이다. 미디어 센터 에디션은 DVR과 같은 오락 기능을 위한 것이며 태블릿 PC 소프트웨어는 탈착이 가능한 노트북 버전을 위해 나온 것이다. 시장 조사 기관 디렉션즈 온 MS의 한 분석가인 마이클 체리는 윈도우 XP의 3가지 주요 버전들은 다 똑같은 기본 부품들로 이루어졌다고 말한다.그는 "미디어 센터와 태블릿 PC는 다른 것이다. 이것들은 말하자면 윈도우의 특별 세트라고 할 수 있다. 즉 이들 버전에는 다른 버전들에 들어있는 것보다 더 많은 부품들이 들어있다. 아니면 다른 버전들은 가지고 있지 않은 부품들을 이것들은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IDC의 분석가 라저 케이는 MS가 앞으로는 더 많은 버전들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견해를 보였다. 태블릿 PC가 윈도우 XP와 크게 다른 점이라면 태블릿 PC는 사람들이 펜으로 휴대용 기기 화면에 글씨를 쓸 수 있게 하는 디지털 화면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앞으로 좀더 많은 PC 제조사들이 노트북 디자인에서도 디지털 화면을 채택하게 되면 MS는 윈도우 XP의 노트북 버전에도 태블릿 PC를 포함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케이는 윈도우 미디어 센터도 잠재적으로 소비자 컴퓨터를 위한 XP 버전으로서 이와 비슷한 식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오늘날 핸드폰 시장에서와 같이, 제품을 중심으로 보자면, 경쟁적인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들은 기능과 유저 인터페이스, 혹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구매자들의 수요를 만족시키는 맞춤 기능 등이다.레스퍼런스는 "소비자들은 자기네가 어떤 기능을 원하는지 알고 있으며 관심을 갖고 있다. 자기네가 사용하는 전화에 탑재되어 있는 OS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지도 상관하지도 않는다"라고 말했다.보통은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자기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기능들을 추가 또는 삭제함으로서, 아니면 심비안의 핸드폰 소프트웨어와 같은 운영체제들을 만들어내는 소프트웨어 제조사들에 의해 제품의 분화가 일어난다. 분석가들은 MS식의 제품 분화 과정에서는 경쟁 제품들이 윈도우 코드 베이스를 중심으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케이는, "우리에게는 운영체제에 대해 여러 다른 에디션들을 만들어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MS에서 그렇게 하기 전까지 그렇다는 것이고 일단 MS가 시작하면 갑자기 그런 것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체리도 그같은 의견에는 동의하면서도 이같은 접근방식에 대한 MS의 기술적인 문제를 들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에디션 분할에 따른 장점은 MS가 애플리케이션에 맞게 윈도우를 맞춤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인 것같다"라고 설명했다.분석가들은 게이츠 회장이 고객들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했던 증언에 대해서 동의하고 있다. 윈도우 버전이 너무 많아지면 고객들은 어떤 제품을 선택하고 기술적 문제점이 생기게 되면 어떤 수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할지 고르기 어려워진다. 이 후자의 문제는 같은 윈도우 버전 가운데서도 특히 데스크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종류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체리는 "만일 내가 한 회사의 관리자로서 PC와 노트북, 그리고 태블릿까지 사용한다고 가정해보자. 문제는 프로페셔널과 태블릿의 두 가지 버전 가운데 어느 것인지를 결정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내가 가정에서 PC를 이용하는 소비자로서 데스크톱과 미디어 센터 PC를 가지고 있다면 이 두 가지 버전 사이에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체리는 특히 각각 다른 윈도우 버전에 대해 어떤 버그 패치, 혹은 보안 패치를 적용해야할지를 결정해야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정말 복잡한 문제’라고 말했다. 케이는 "만일 여러 개의 윈도우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는 자신이 윈도우 미디어 PC를 테스트하던 중에 이 운영체제가 본래 XP 버전을 위해 출시된 업데이트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다운로드받곤 했던 직접적인 경험을 예로 들었다.그는 "하마터면 OS의 기본 구조가 망가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혼동을 일으킨다는 문제 말고도 여기에는 기술적인 문제도 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