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를 빛낼 모바일 통신 산업 유망한 분야를 꼽으라면 누구나 LBS(Location Based Service)를 꼽을 것이다. LBS란 이동통신 기지국과 위성 위치확인 시스템(GPS: Global Positioning System)을 통해 개인이나 차량의 위치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각종 첨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초기 국방, 교통, 물류와 환경 분야에서 사용됐던 GPS 기반의 LBS 기술이 이동통신망과 연결되면서 대중적이고 일반적인 서비스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따라서 지난 1년간 위치 기반 서비스와 관련해 많은 업체들이 시장 진입에 성공했으며, 이동통신업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국내 LBS 시장은 2000년을 기점으로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시스템, 단말기, 서비스를 모두 합한 생산액은 2000년 7억 3600만 원 규모에서 2001년 130억 원 규모, 2002년 335억 원의 생산액을 기록해 약 271.4%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 초기 서비스 도입기를 거쳐 올해는 서비스 성장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아직도 높은 서비스 가격이나 인프라 확충 등의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어 만족스런 서비스 구조를 갖고 있지는 못하지만, GPS를 지원하는 휴대폰의 본격적인 출시로 생활 속에서 손쉽게 LBS를 접할 수 있게된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LBS 활성화에 대한 노력이 유비쿼터스라는 대명제와 맞물려 많은 지원을 받기 시작한 것도 향후 LBS 시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는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LBS로 유비쿼터스 시대 앞당긴다
지난 1월 정보통신부(이하 정통부)는 LBS를 CDMA에 이은 차세대 수출 전략품목으로 지정하고,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통부는 LBS 산업 육성에 향후 5년 동안 모두 390억 원을 투자해 유비쿼터스 코리아(Ubiquitous-Korea) 건설의 기반으로 삼는 것은 물론, 수출전략 산업으로 키워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정통부는 향후 산업기반을 조성하고 기술개발·표준화, 서비스 활성화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 계획이 제대로 추진되면, 119, 112 등 긴급서비스·전자상거래·마케팅·물류관리 등과 연계돼 제조·교통·환경 등 사회 모든 분야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LBS 기반 기술을 확보해 우리 나라가 이동통신 강국으로 자리매기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LBS 산업은 단말기, GPS 수신 칩 등의 장비를 제외한 서비스 부문만도 오는 2006년 시장규모가 미국 25억 달러, 유럽 40억 달러, 한국 4억 달러 이상이 되는 데다, 해마다 200∼300% 고성장이 예상되는 고부가가치 미래 유망산업이다. 때문에 정부가 CDMA 다음으로 세계 IT 시장을 선점해 나갈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정부, 올해 390억 원 투자 계획
정통부는 올해 안으로 LBS 산업 기반 조성을 위해 '위치정보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개인 위치정보 보호와 긴급구조를 목적으로 한 개인 위치정보 활용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동통신업체의 위치정보 게이트웨이를 개방하는 등 LBS 산업 육성에 필요한 제도적 장치도 준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정통부는 LBS가 가장 긴요하게 사용될 수 있는 부분인 공공분야에서 긴급구조·재난관리·CNS(Car Navigation System) 등의 시범 사업을 올해 안으로 정착시킨다는 전략이다.
시장 조사 기관인 ARC 그룹은 2007년에 LBS가 세계 이동통신 서비스 매출액 가운데 4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LBS 매출 규모를 1000억 달러, 이 중 개인 대상으로 하는 LBS 매출이 약 850억 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세계 3억 명 가량의 이동전화 가입자를 보유한 50여 개 이동통신업체들이 LBS를 제공하고 있거나 서비스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LBS 시장은 텔레매틱스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POI, 키즈폰, 친구찾기, 법인용 서비스 등에서 시장규모가 확대돼 2004년까지 약 2400억 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개인 위치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의 신속한 제정이 요구되고 있으며, 각 이동통신업체도 GPS를 지원하는 LBS 플랫폼 구축과 신규 단말기에 GPS 칩 장착 등을 추진하고 있다.
LBS 법제화가 이뤄지면 2003년 GPS 내장 단말기 출시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내년부터는 퀄컴 MSM 6100 칩이 본격적으로 생산돼 모든 단말기에 GPS가 장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SK텔레콤이 GPS폰 출시(2002년 8월) 후 현재 27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KTF가 이 달 GPS폰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가입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LBS 관련 시장이 이와 같이 급속하게 돌아가자 포인트아이, 지어소프트, 어헤드모바일 등의 CP(Contents Provider)들도 다양한 LBS 애플리케이션 개발, 멀티미디어 서비스와의 연계 등을 통해 LBS 대중화를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동통신업체, 다양한 LBS 출시
LBS는 단순히 위치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른 부가 서비스 기능과 결합해 다양한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올해부터 시장 규모가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이런 증가세는 지난 2002년 대비 2006년까지 약 1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주요 서비스로는 항법 시스템과 텔레매틱스, 모바일 보안, 친구찾기, 광고/쿠폰 등이 인기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기지국 기반의 위치추적 서비스에서 나아가 GPS를 이용한 'NATE GPS'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27만대를 보급했으며, 보안업체인 '에스원'과 계약을 체결해 LBS를 활용한 모바일 시큐리티 서비스인 응급구조(Safety&Emergency)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KTF는 지난 2월부터 GPS 기술을 이용해 어린이와 치매노인을 대상으로 한 위치확인 서비스인 '엔젤아이'를 시작했으며, 올 상반기 중으로 차세대 위치기반 서비스(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범용서비스)인 '매직 GPS'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다.
LG텔레콤은 모바일 인터넷 매출 중 LBS 매출이 1.1%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86%가 친구 찾기라고 밝혔다. 특히 친구찾기 매출은 2002년 159%의 성장을 기록하면서 현재 제공되는 LBS 가운데 가장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친구찾기의 경우 월정액으로 900원, 30건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건당으로는 50원을 부과하고 있다. 현재 정액제 가입자는 약 7만 명 정도다.
LG텔레콤은 이외에도 셀 ID 기반 가입자 위치를 확인해주는 '애인 안심서비스'와 전용 단말기를 이용한 어린이 위치 찾기 서비스인 '해피토키'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일반 고객(법인 대상 제외)을 대상으로 한 친구찾기/자동위치찾기/애인안심서비스의 경우 하루 서비스 신청 건수가 약 20만 건(하루 1만 명 정도 이용) 정도이며, 애인안심서비스 누적 이용자는 3만 5000명 정도로, 시장에 공급된 GPS 지원 단말기 수에 비해 상당히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애인안심 서비스는 통화료 외에 1시간은 200원, 2시간은 400원, 3시간은 600원의 정보이용료가 부과된다.
LG텔레콤은 친구찾기 매출액이 LBS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서 서비스 다양화와 컨텐츠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텔레콤 이중환 대리는 친구찾기와 같은 서비스는 초보적인 수준의 서비스다. 이런 위치 정보 서비스는 다양한 휴대 단말기와 모바일 인터넷 등과 결합돼 새로운 수익 모델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LG텔레콤은 텔레매틱스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GPS 기반 서비스, L-커머스, 긴급 조난과 구조, 모바일 마케팅 등의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고품질의 LBS의 전개를 위한 GPS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고, 위치 정보의 이동통신 3업체 연동시스템 구축을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단말기 업체의 경우 퀄컴의 gpsOne 칩을 장착한 단말기를 올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서비스 업체들은 gpsOne 칩을 장착한 단말기가 출시되면 기존 기지국 반경을 이용한 셀 방식(정확도 200m∼1Km)보다 정확한 위치(정확도 10∼50m)를 확인할 수 있어 보다 다양한 서비스 창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불붙은 LBS 경쟁
일본은 NTT 도코모, KDDI, J-폰(Phone) 등의 이동통신업체를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NTT 도코모는 친구 찾기(Ima-Doco), 주변 정보 서비스인 모페라 위치 서비스(Mopera Location Service), I-에어리어(area), 도큐버스 나비(Navi) 등의 위치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I-에어리어 서비스는 일일 이용자가 50만 명 정도로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KDDI는 GPS 케타이(Keitai) 서비스로 5개월만에 100만대의 GPS 휴대폰을 판매했으며, GPS 지원 단말기 판매도 300만대를 돌파했다.
유럽은 갈릴레오 위성을 토대로 한 독자적인 위치 측위 기술을 확보해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추진중에 있다. 하지만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텔레매틱스, 전자상거래 등 특정 서비스만이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 오렌지(Orange)는 위치 기반 게임, 노르웨이 텔레노어(Telenor)는 주변 시설 정보 서비스, 이탈리아 옴니텔(Omnitel)는 관광, 교통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도 공공 안전을 위한 FCC E-911 법제화에 영향을 받아 공공 안전 서비스 측면으로 빠른 발전 속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상업 서비스 측면에서는 아직 기본적인 서비스만을 제공하고 있다.
LBS로 수익원 창출
정부가 LBS 통해 이루고자 하는 서비스 일순위가 바로 119와 연계한 화재, 조난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긴급 상황 발생시 휴대폰의 긴급버튼만 누르면 구조기관에 통보되는 서비스로,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는 이미 상용화 단계에 이르고 있다. 또한 태풍, 지진, 홍수 등 긴급하게 대피해야 할 상황 발생시 긴급 대피 신호를 알려주는 긴급 경보서비스 등도 공공 서비스 성격의 LBS로 꼽힌다.
이와 같이 공공 서비스가 정부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반면에, 상업적인 목적이 강한 고객 맞춤 서비스는 이동통신업체의 서비스 인프라를 이용한 일반 기업들이 제공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고객 맞춤 서비스는 모바일 보안을 비롯해 L-커머스(Location-Commerce)와 모바일 마케팅 등인데, 모바일 보안은 미아 방지와 치매 노인 보호, 사설 경비 업체와 연계한 경호 등의 서비스가 주류다.
L-커머스는 M-커머스 보다 한 단계 진화한 형태의 전자상거래로, 사용자의 위치 정보가 반영된 맞춤형 서비스다. 일반적인 마케팅 활동보다 높은 구매 유발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모바일 마케팅은, 서비스 요청 업체가 고객의 집 근처 소극장 공연 정보를 안내해주거나, 백화점 쇼핑시 세일 정보을 보내주고 전자 쿠폰을 발행해 보내는 식의 서비스로 광고 효과가 커 새로운 마케팅 수단 떠오르고 있다.
고객 맞춤 서비스 제공
엔터테인먼트로서의 LBS(L-Entertainment)는 위치 기반 서바이벌 게임, 교육, 미팅 등 위치정보와 기존 정보, 오락, 연예 컨텐츠가 융합된 사용자 지향적인 서비스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유럽에서는 위치기반게임인 'Boat Fighter'를 지난 2001년 개시해 상당한 인기를 모았다. 이에 우리 나라도 KTF가 위치기반 미팅 서비스를 개시했다.
기업 환경에서 LBS는 초창기 물류와 영업지원 서비스 시작해 점진적으로 긴급 출동(Emergence Road Assistance), 텔레매틱스, 광고, 전자상거래, CRM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제공되고 있는 긴급 출동 서비스는 삼성화재의 애니카(AnyCar) 서비스 정도며,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차량 중심의 이용 환경에서 GPS와 무선 통신을 기반으로 교통정보, 항법정보, 모바일 인터넷 접속, 원격 차량 진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이 서비스는 SK 엔트랙, 현대·기아차와 GM대우 자동차에서 사용되고 있다.
전자상거래 서비스는 사업자가 위치 기반 광고 메시지나, 할인 쿠폰을 발송해 사용자들로 하여금 상품 구매를 유발시키도록 하는 서비스와 위치기반 결재 서비스 등이 있다. 국내 위치 기반 광고 서비스는 현재 SK텔레콤의 존(zone) 서비스가 있으며, 위치 기반 결재 서비스에는 KTF-비씨카드가 있다.
이와 같이 LBS의 영역은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으며,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휴대 단말기를 매개체로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무궁무진해 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LBS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임을 간파하고 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어, 많은 업체들이 LBS에서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LBS로 재도약 계기 마련
올 하반기부터 정부 주도로 긴급 구조용 GPS 휴대폰 의무화 움직임까지 일어날 것으로 보여 업체 관계자들은 LBS 산업이 올해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LBS 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그만큼 많다. LBS 계측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MSP테크놀로지 이상욱 과장은 이동통신업체의 네트워크 폐쇄성으로 위치 측위 기술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측위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동통신업체의 교환기를 소프웨어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야한다고 말한다.
또한 이동통신망이 개방됐다고는 하나 완전한 개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되더라도 오차가 큰 셀 방식으로는 서비스를 지속하기 어렵다. 따라서 퀄컴이 제안한 gpsOne이 가장 우수한 솔루션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것 역시 막대한 로열티로 쉽게 접근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MSP테크놀로지 이 과장은 현재 서비스 요금이 고가인 것도 문제지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위해 GPS와 TDOA 등의 기술이 혼합돼야 하는 추가적인 인프라 구축 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누가 투자를 해야할 지 방향을 잡기가 어렵다. 이것 때문에 고객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LBS 산업을 육성시키는 차원에서 정부 주도의 산업 발전 형태가 옳다는 의견이 높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동통신업체와 LBS 관련 업체들은 지난 1월 산학연 공동 LBS 연구 단체인 'LBS산업협의회'를 발족했다.
CDMA로 세계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우리 나라가 다시 한 번 LBS로 세계 시장을 놀라게 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완벽한 LBS 구현을 위한 국내 연구 단체나 업체들의 노력으로 미뤄봤을 때 밝은 비전을 제시하고 있음에는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