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둘 말리는 실리콘 키보드「플렉시스 FX200」

일반입력 :2003/01/20 00:00

최필식

FX200은 일반적인 PC 키보드와 다르다. 키보드처럼 두껍지도 않고 키의 개수도 64개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키보드를 들어 올리면 한쪽이 축 처지기 때문에, 자판에 새겨진 알파벳과 숫자만 없다면 키보드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실리콘으로 만들어 가볍고 둘둘 말려

이처럼 키보드가 부드러운 이유는 재질이 실리콘이기 때문이다. 마치 고무처럼 보이는 비금속 재질인 실리콘은 매우 많은 분야에서 쓰고 있지만 PC 분야에서 이를 이용해 부품을 완성하는 일이 드물다. 실리콘으로 만든 FX200은 딱딱하지 않아 쉽게 접거나 말 수 있다. 무게가 150g 밖에 되지 않고 한 손 안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부피를 줄일 수 있어 휴대가 쉽다. 또한 방수가 되기 때문에 물이나 커피를 흘려도 휴지나 종이로 닦아내면 그만이다.

‘FX200’은 실리콘으로 만들어 두루마리처럼

말아 들고다닐 만큼 유연한 것이 장점이다.

FX200의 구동 원리는 일반 키보드와 똑같다. 키를 누를 때 안쪽에 있는 누름판을 누르는 원리를 그대로 쓰고 있어서다. 다만 키보드를 누르는 촉감은 PC 키보드와 전혀 다르다. 일반 PC 키보드는 키보드를 구성하는 재질이 딱딱한데 비해 FX200은 고무공을 누르듯이 부드럽고 탄력적이다.

일반 PC 키보드는 보통 106개의 키로 구성되어 있지만 FX200은 50여 개가 부족한 64개뿐이다. XT 시절 키보드 키가 88개일 때도 이용이 다소 불편했던 점을 감안해 보면 FX200은 키 개수는 더없이 불편해 보인다. FX200에서 키가 줄어든 부분은 키패드 부분과 기능 키. 하지만 이 키들은 전혀 못 쓰는 것이 아니라 노트북처럼 [FN] 키의 조합을 통해 쓰는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키의 수는 64개지만, 실제로 키패드의 숫자 키 10개와 기능키 12개를 더 이용할 수 있어 최소 86개의 키를 쓰는 것과 똑같다.

빠르게 타이핑하기 어려워

FX200은 전체 길이가 30cm 정도지만, 키들이 배열된 길이는 25cm 안팎이다. 이 길이 안에 키를 모두 넣다보니 키를 누르는 면적이 좁아 빠르게 치기가 어렵다. 키를 비교적 천천히 누르면 매우 정확히 입력할 수 있지만 빠르게 치면 눌렀던 키가 돌아오는 반응이 약간씩 늦다. 더불어 영문 자판만 표기되어 있어 한글 자판의 구성을 잘 모르는 이용자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다.

실리콘 재질이 장점과 더불어 단점이 되기도 한다. FX200은 수평으로 고정시킬 수 있는 것이 전혀 없기 때문에 반드시 평평한 곳에 두고 써야 한다. 굴곡진 곳이나 들고 쓸 때는 키를 치기도 어려울 뿐더러 잘못 눌리는 현상도 생긴다. 또한 자주 들고 다니면 이물질이 쉽게 묻어나 잘 정리해야 한다.

FX200은 USB에 연결하면 소프트웨어를

깔지 않아도 잘 작동한다.

이 키보드는 USB 방식이어서 PC에 꼽기만 하면 곧바로 작동한다. 함께 준 USB 케이블이 너무 짧아서 PC와 아주 가까운 곳에서 써야 한다. PC가 책상 밑에 있으면 길이가 짧아 연결하기 어렵고, USB 허브를 가진 모니터가 있는 사람이라면 쓸 수 있다. 대문자를 쓸 때 누르는 Caps Lock이나 숫자 키를 쓸 때 필요한 Num Lock 키를 눌렀을 때 현재 작동 중인지 알려주는 LED가 없어서 조금 불편하다. 하지만 키보드만 가지고 다니며 작업할 수 있는 분야나 PC를 쓰지 못하게 키보드를 자주 치워야 하는 이용자나 태블릿 PC 이용자에게 유용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