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딴지일보」김어준씨

입력 :2003/01/14 00:00

손민호 기자

'딴지일보(ddanzi.com)'가 지난 6일 방문자 수 1억명을 넘어섰다.1998년 7월 6일에 첫호가 나왔으니까 하루 평균 6만여명이 들른 셈이다. 총수 김어준씨를 찾아갔다.창간 4년여가 지난 지금도 '똥침 놓고 딴지(딴죽)거는' 딴지의 스타일이 유효한지 묻고 싶어서다. 인터뷰는 서울 영등포공단 대한통운 3호 창고, 즉 딴지일보 사무실에서 진행됐다.인기만큼 돈도 많이 벌었나. 연매출이 10억원대라던데회사 기밀이 샜군. 수입원은 광고가 40%, 옷, 장난감 따위를 팔아서 30%, 휴대전화 서비스 수입이 30%다. 직원 25명 월급주고 나면 남는 거 하나 없다.딴지만의 편집 방향이 있다면두가지다. 하나는 '레드 콤플렉스'의 극복이고 다른 하나는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거다. 모두 기득권층에게 도전하는 일이다. 정면으로 싸우기 버거워 풍자하고 조롱하는 방식을 썼다. 그게 '패러디'(Parody)다.패러디란 양식은 비주류가 주류에 대항할 때의 방식이다. 하지만 지금 딴지는 인터넷 문화의 주류가 됐다.내가 선택해서 주류가 된 게 아니다.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서 그렇게 됐다. 딴지는 아직 사회 전체의 주류가 아니다. 패러디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다.비속어 남발에 비난이 많다'졸라'인정. 하지만 언어란 변하는 거다. 인터넷 때문에 변화하는 속도가 훨씬 빨라졌을 뿐이다. 세상이 험하면 언어도 험해진다. 채팅 용어가 확산된 것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데 보다 편리하기 때문이다. 언어란 좋고 나쁜 게 정해져 있지 않다. 살아남는 것과 사라지는 것만이 있을 뿐이다.딴지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사람도 많다우리가 싫어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싫어할 것이다. 엄숙주의나 허위의식에 빠진 기득권층. 그렇지만 우리한테 정식으로 싸움을 걸어온 사람은 없었다. 물론 욕은 많이 먹었다.인터넷은 무엇인가'권력 이동'이다. 위에서 아무리 떠들어봤자 컴퓨터 앞의 개인이 '구라 치지마'하면 그만이다. 멋있는 말로 '디지털 아크로폴리스'다. 권력은 이제 기득권층으로부터 개인의 컴퓨터 마우스 끝으로 옮겨갔다.앞으로 계획은새롭게 똥침 놓을 적을 찾고 있다. 일단 성(性)에 대한 이중의식을 다룰 생각이다. 이름하여 '핑크 콤플렉스'(Pink Complex)극복, 작전명 '난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