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기만 해도「광고 페이지로 이동」

일반입력 :2002/12/26 00:00

Stefanie Olsen

하지만 이런 형태의 광고에게 진저리를 내는 네티즌들이 새롭게 등장한 '킥스루(kick through)'를 경험한다면 아마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 킥스루는 네티즌이 직접 클릭하지 않아도 커서가 팝업 광고를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광고주 웹사이트로 자동 링크되는 기술이다. 이런 킥스루 도입 사례로는 온라인 여행사이트인 오비츠가 대표적이다. 이 업체는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다양한 종류의 게임들을 이용한 킥스루 광고를 만들어 뉴욕 타임즈와 ESPN닷컴, 그리고 컨디내스트 등 여러 곳에 내보내고 있는데, '마우스'로 스치기만 해도 자사의 홈페이지로 링크된다. '킥스루'를 경험한 네티즌들은 이것은 대담하고 혐오스러운 웹 광고보다 더욱 짜증스러운 기술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캘리포니아 브리스베인에 거주하고 있는 하이테크 분야 책임자 다이엔 슈라이버는 "윈도우 창을 닫으려고 했지만, 이미 링크된 사이트로 이동하고 있었다"며, "당시 윈도우 화면에는 6개의 창이 있었는데, 이 중 3개는 저절로 열린 것이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오비츠측은 킥스루 방식을 옹호하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킥스루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유일한 광고주로 추정되고 있으며, 여행 티켓 할인에 관한 내용의 팝언더를 정기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이 회사와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광고업체인 아더와이즈에 따르면, 온라인 여행사는 네티즌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 직접 여행사 사이트로 '링크해주는' 류의 광고가 매우 유용하다고 한다. 이더와이즈의 기획 이사인 마크 래틴은 "오늘날 오비츠가 이렇게 성장한 이면에는 이런 팝언더 광고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이런 형태의 광고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매우 많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유사한 형태의 광고들이 이미 8개월 전에 출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광고는 웹페이지나 브라우저, 이메일 등을 통해 이목을 속이고 있는 웹 마케팅의 한 분야로서 네티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다소 역사가 짧은 이 분야는 닷컴 거품이 빠지고 불경기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웹사이트 광고업체와 광고주들은 새로운 광고 형식을 시험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소비자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사의 고객을 잃어버릴 것을 염려한 몇몇 인터넷 회사들은 이런 광고를 자제하기 시작하고 있다. 윈도우 창을 둘러싼 전투팝업광고가 증가했다는 사실은 지난 몇 년간 온라인 광고 규모가 축소됐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이런 광고를 닷컴 붕괴 과정에서 출현한 기분나쁜 부산물로 규정짓고 있다. 또한 네티즌들은 이에 대응키 위해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나 윈도우 필터링 웹브라우저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고객이 떨어져나갈 것을 염려한 AOL과 어스링크, MSN 등은 네티즌들에게 보내던 팝업을 중단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그러나 팝업을 통해 수익을 얻고 있는 웹 광고업체들은 이런 광고의 역효과에 대해 과소평가하고 있다. 사실 팝업 광고의 성격상 어떤 사이트로 링크되는 지조차 알아내기 어렵다. 하지만 일부 광고업체들은 광고를 통해 네티즌들이 원치도 않는 페이지를 이동하는 식의 전략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스미스의 광고주 가운데 한 명인 로렌 패티슨은 "네티즌들은 이런 광고를 혐오한다"며, "오비츠는 대담한 팝업 광고를 빈번하게 내보낸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며, 킥스루 광고 때문에 네티즌들의 짜증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비츠는 팝언더 광고를 지향하고 있는 업체다. 시장조사 업체인 닐슨·넷래이팅에 따르면, 오비츠는 지난 11월 온라인상에서 팝언더 광고를 무려 4억개 이상이나 뿌렸으며, 팝업 광고를 애용하고 있는 상위 10개 업체 중 하나다. 아더와이즈의 래틴은 오비츠의 광고 노출에도 불구하고 광고를 통해 오비츠 사이트로 이동된 확률은 30% 정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오비츠 광고 중에는 눈덩이와 순록, 그리고 눈송이가 그려진 인터랙티브 게임이 있는데, 이 게임은 광고를 보는 네티즌들에게 함께 눈싸움을 하자며 클릭을 유도한다. 이에 대해 래틴은 아더와이즈에서 킥스루 기능을 가진 광고는 '닫기' 버튼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네티즌들이 원치 않는다면 무시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전했다. 또한 아더와이즈가 매일 수 백만개의 광고를 뿌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광고주들과 함께 네티즌 한 사람에게 1일 노출 광고 횟수를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래틴은 "네티즌들의 불만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래틴은 1990년대 말 자동차 회사인 올즈모빌의 광고를 담당했었지만, 당시에는 배너광고에 불과했다. 그는 자동차 회사에는 이런 배너 광고가 별다른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광고 회사인 i트래픽의 지사장인 브랫 그룸은 "고객 눈 앞에 갑자기 나타난다는 것은 매우 공격적인 방법이며, 회사들마다 고객의 눈길을 끌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팝언더의 효용성 여부는 업체들간에 의견이 분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전략이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온라인 광고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며 우려감을 표시했다. 미디어스미스의 패티슨은 "이런 인터랙티브한 광고를 채택한다고 웹 광고 효과가 증가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네티즌들은 현재 있는 광고만으로도 이미 질린 상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