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32는 국내 최초의 휴대용 게임기이지만 발매된 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만족스런 게임 컨텐츠를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스마트미디어카드(SMC)를 사용하기 때문에 휴대용 게임로서 뿐만 아니라 동영상이나 MP3를 재생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역할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DVD나 CD를 매체로 사용하는 일반적인 비디오 게임기와는 달리 휴대용 게임기는 대부분 롬(ROM)을 이용한 팩에 컨텐츠를 담아 판매한다. GP32는 롬팩을 이용하는 기존의 게임기와 달리 디지털 카메라나 MP3 플레이어에 사용되는 SMC 메모리를 매체로 사용한다. GP32의 멀티플레이어로서의 기능은 SMC 메모리를 이용해 프로그램과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휴대용 게임기로서는 드물게 게임 이외의 기능으로 사용할 수 있다. GP32로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은 마치 포켓PC와 비슷하다. 개인정보관리(PIMS) 기능은 없지만 동영상이나 MP3의 재생은 물론이고 이미지 뷰어나 텍스트 뷰어를 이용해 전자책 기능까지 담고 있다. 하드웨어적인 사양 역시 이러한 PDA적인 특성을 잘 나타내는데 ARM 9 코어 기반의 CPU를 사용하며 8MB 내장된 메모리는 초라해 보이기는 하지만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기능으로는 충분한 사양이다.

휴대용 게임기이지만 SMC를 사용한다.
PDA 사용자가 PDA의 본연의 기능보다 게임이나 MP3 플레이어 기능이 있는지 등 부가 기능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웬만한 포켓 PC의 절반 이하의 가격에 판매되는 GP32는 매력적이다. GP32의 멀티미디어 기능중 가장 큰 특징은 DivX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국내에 하드웨어적인 DivX 플레이어가 없고 더구나 휴대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만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MP3나 이미지 파일 등을 바로 지원하는데 비해 동영상은 바로 재생할 수 없다. 이는 GP32가 제공하는 CPU를 비롯한 하드웨어의 능력이 그에 못 미치며 영화 파일을 저장하기 위한 SMC의 실제 메모리의 한계가 128MB에 불과해 수백 메가에 달하는 영화파일을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별도의 PC용 변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화면 등을 줄이는 방법으로 128MB의 메모리에 저장하는 방법으로 DivX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

두개의 AA전지를 사용한다.

휴대용 게임기로 제작된 제품답게 디자인이나 형태는 기존 게임기와 다르지 않다. 양손으로 붙잡고 사용하기 적당하며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 졌지만 내구성이 뛰어나 웬만한 충격으로도 쉽게 부셔지지 않는다. 배터리는 두개의 AA전지를 사용하며 적은 전원을 이용해 장시간 재생할 수 있도록 백라이트가 없는 3.5인치 반사형 TFT LCD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야간이나 외부의 빛이 적은 환경에서는 화면을 제대로 보기 어렵다. 또한 외부 빛의 반사에 따라 화면을 보게 돼 있어 각도에 따라서도 화면의 선명도가 달라진다.
하지만 이러한 저 전력 구조 때문에 일반적인 DivX 영화를 연속 재생할 때도 웬만한 영화 한편의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제공되는 패키지에는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건전지조차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충전지 패키지를 구입해야 한다. 또한 배터리가 떨어질 때에는 타사의 제품과는 달리 화면에 깜빡거리는 등의 이상증세가 나타난다.

사운드 출력은 본체의 스테레오 스피커뿐만 아니라
이어폰으로도 출력이 가능하다.
GP32의 사운드 출력은 타사의 게임기와 비교해 볼 때 훨씬 앞선 것임에 틀림없지만 MP3나 DivX 파일을 재생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지는 못했다. 전면에 내장된 스테레오 스피커의 출력은 작아 조용한 장소가 아니라면 재대로 소리를 듣기 어렵다. 아날로그 볼륨을 제공하며 이어폰 음량도 충분하다. SMC 메모리는 뒷부분에 장착하도록 했으며 삽입과 분리가 쉽다.
SMC 메모리 자체가 저렴하지만 자주 분리결합할 때는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 PC와의 연결은 USB방식을 사용해 MP3나 DivX 파일의 전송에도 큰 무리가 없다.
DivX의 감상에 적합하다.
GP32에 기본 내장된 기능에는 원래 DivX의 재생이나 이미지나 텍스트 뷰어로서의 기능이 제공되지 않는다. 추가 제공되는 기능은 GP32에 사용되는 SMC 메모리에 설치해서 사용하는 기능으로 영화를 재생하기 위한 무비파크와 같은 소프트웨어는 별도로 구입을 해야 한다. 또한 여러 개의 메모리를 사용할 때에는 각각의 프로그램을 메모리 카드마다 복사를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또한 이 때문에 128MB에 근접한 DivX 영화 파일을 담는데 파일 크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내장된 운영체제는 플래시 롬에 기록돼 업그레이드가 가능하지만 사용자가 직접 업그레이드를 할 수 없으며 지정된 장소에 방문하거나 기계를 제조사로 보내 바꿔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다.
그림을 보거나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기능은 하나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처리할 수 있다. GP32의 이미지 뷰어는 JPG나 BMP 등의 규격을 지원하지만 모든 파일을 불러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상도가 높거나 파일의 크기가 클 때는 읽지 못한다. 1024×768 정도의 해상도까지는 문제없이 읽어 드릴 수 있으며 16비트 컬러를 지원하기 때문에 색상표현이나 화면상의 선명도도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단순히 이미지 파일을 읽어 드릴뿐 썸네일 출력은 물론이고 축소 확대 등의 기능은 제공되지 않는다. 다만 다음 이미지를 임의로 버튼을 눌러 넘길 수 있는 간단한 기능이 제공된다. 또한 이미지를 로딩할 때 걸리는 시간이 생각 보다 오래간다. 텍스트 뷰어 역시 이미지뷰어처럼 단순히 파일을 로딩해서 보여주는 역할만 한다. 프롬프터와 같은 기능도 제공되지 않으며 폰트도 기본 내장된 폰트만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스크롤 등의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는 등 인터페이스 역시 직관적이지 않다.

MP3 플레이어의 인터페이스는 단순히 파일의 재생에 관한
기능만 있다.
게임기로 만들어진 GP32의 기본 인터페이스는 프로그램에 효율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이 때문에 영화의 재생을 비롯한 대부분의 기능은 여러 개의 키를 조합해서 사용하게끔 돼 있으며 이를 재대로 습득하지 못하면 원활한 조작이 어렵다. 온라인 도움말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직관적이지 못해 매뉴얼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하면 기본 재생조차 어렵다. MP3 플레이어는 GP32의 기본 제공되는 기능으로 자체 스피커의 출력만으로도 음질 면에서는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이어폰 출력은 프리셋 이퀄라이저 등의 기능은 전무하지만 음장 효과 없는 평탄한 사운드는 흠잡을 때 없이 깨끗하다. 화면상에는 곡명 등의 표시가 가능하지만 한글과 영문만 가능하며 한자나 일본어는 지원하지 않는다. 또한 셔플이나 인트로 같은 일반적인 기능도 없다.

작은 크기의 화면에서는 화면상에서 다양한 조작을 할 수 있다.

풀 스크린으로 재생을 할 수 있다.
동영상 재생 기능은 AVI 파일만을 지원한다. 또한 일반적인 AVI 파일 역시 변환 과정을 거쳐야만 정상적인 재생이 가능하며 그렇지 않은 파일을 불러들이는 과정에서 다운된다. 자막은 SMI 파일을 변환 과정 중에 AVI 파일에 삽입하는 방법으로 재생할 수 있다. 재생되는 화면은 휴대용 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만족스럽다.
끊어짐도 전혀 없으며 색감이나 밝기도 적당하다. 물론 백라이트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밝기가 보장된 장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재생되는 화면은 작은 창뿐만 아니라 화면 전체의 풀 스크린 모두 지원한다. 또한 영화중의 빠른 이동이나 되감기도 만족스럽다. 사운드는 물론 DivX의 화려한 코덱에는 못 미치지만 대사 중심의 사운드는 전체적으로 명확하게 들려준다. 뮤직 비디오와 같은 음악이 주인이 된 파일의 재생에 있어서는 아쉽게도 음악과 화면과 미세한 오차가 있다.

변환 프로그램의 인터페이스는 간단하다.
동영상 변환소프트웨어는 간단한 인터페이스를 갖추어 쉽게 원하는 AVI 파일을 변환할 수 있다. 40MB 크기의 파일을 변환하면 5MB 정도로 줄어들며 변환에 소요되는 시간은 4분(펜티엄 1.7GHz, 256MB 메모리) 정도가 걸린다. 변환 과정 중에는 화면의 해상도를 선택할 수 있을 뿐 다른 부가 기능은 찾아보기 어렵다. GP32의 본연의 기능은 분명히 게임기이기는 하지만 동영상의 재생부터 MP3 플레이어 등의 다양한 형태의 파일을 보고 즐길 수 있다. 물론 프로그램이 기능이나 인터페이스의 개선의 여지가 있지만 저렴한 가격에 PDA의 멀티미디어 기능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를 원하는 사용자라면 포켓 PC와 같은 PDA를 구입하는 것 보다 오히려 만족스러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