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Boss)와 리더(Leader)는 어떻게 다를까. 지금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GE(제너럴 일렉트릭)의 전 회장인 잭 웰치는 21세기형 리더에 대해 "전략가에서 비전 제시자로, 지휘자에서 봉사자로, 이론가에서 행동가로 바뀌고 있다"고 단언했다. 아마도 21세기 경영을 위해 리더는 구체적이면서도 실현 가능한 비전을 제시하고, 지시나 통제보다는 자발성을 유도하며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데 초점을 두는 그런 인물인 것 같다. IT 업계의 동정을 살피며 돌아다니다 보면, 이 분야에서도 확연히 드러나는 보스와 리더의 전형을 자주 만난다. 업계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런 사람들에 의해 벌어졌다가 사라지는 사건을 좇는 것이 일이다 보니 자연스레 목격하게 되는 것이다. 서두에 보스와 리더에 관한 차이가 뭘까하고 물었던 것은 이런 의미를 되짚어보게 하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매크로미디어코리아에서 벌어진 사건은 이런 차이점을 살펴볼 좋은 기회였다. 직원들이 부임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신임 사장과 함께 일할 수 없다며, 사장의 불합리성을 본사에 조목조목 알렸다. 이유는 '반말과 인격적인 모욕', '불합리한 처사와 언동', '경력 미확인' 등이 주된 내용이다. 옥신각신한 끝에 결국 본사의 중재가 이뤄졌고, 그 자리에서 사장은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태를 수습하고 나섰다. 이와 과정은 비슷하지만 최악의 결과로 치닫은 경우도 있다. 한국델컴퓨터의 경우, 전임 사장과 직원간의 갈등이 심화돼 문제가 됐다. 전년대비 매출이 250%를 상회하는 등 겉보기에 성공적인 조직을 운영하는 듯 했지만, 내부적으로 사장과 직원들과 갈등이 극에 달했다. 급기야 10명이 넘는 직원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났고, 출근 거부에 이어 탄원서를 포함한 단체 사표를 본사에 일괄 제출한 것이다. 본사는 사장에게 권고사직 형태로 회사를 떠나라는 통보를 내리는 것으로 사건이 일단락됐다. 당시 직원들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 것은 바로 사장의 자질. 직원들은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 불합리한 처사와 언동으로 모든 직원이 상처받아 신뢰를 회복할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단순히 실적이 사장의 자질을 좌우하는 기준은 아니며, 강압적이거나 상명하달식의 프로세스가 장기적인 조직 운영에 부작용을 줄 수 있음을 알리고자 한 것이다. 이 사장은 다시 어바이어코리아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2년 동안 사업을 추진하다가 최근 자리를 물러났다. 내부 직원들에 따르면, 매출 부진과 함께 인력 관리 문제도 하나의 이유가 됐다고 한다. 어느 조직이나 갈등이 없을 수 없고, 시비를 가리기가 칼로 긋는 것처럼 쉽지 않음은 인정한다. 그러나 유사한 불미스러운 일이 되풀이되는 것은 분명히 뭔가가 잘못된 것이다. 이런 몇 가지 사건만으로 모든 IT 업체의 사장이 리더십이 없다고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회사를 옮기고 나서도 이전 회사의 직원들로부터 계속해서 존경받고 인정받는 리더형 사장들도 있다. 그러나 그 사례가 그다지 많지 않고, 오히려 표면적으로 갈등이 드러나는 경우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관리자나 보스라는 말보다는 리더라는 말을 듣고 싶어한다. 리더십이 없는 관리로는 급변하는 환경에 적절히 대처할 수 없으므로, 훌륭한 리더라면 방향을 제대로 잡아주고 직원간의 단합을 도우며 적절히 동기를 부여할 줄 알아야 한다. 흔히들 하는 얘기처럼 아랫 사람보다 윗사람 노릇하기가 더 어렵다는 말도 이런 이유에서 나오는 것 같다. 보스형의 관리자는 때가 되면 누구나 된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는 되기도 어렵고, 인정받기도 어렵다. IT 업계에서 존경받는 리더십을 가진 진정한 리더를 갈수록 찾기 어려워지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