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잉크젯프린터를 구매할 때는 반드시 소모품 비용이나 잉크의 번짐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엡손 스타일러스 C82는 일반 사용용으로 개발된 컬러 잉크젯프린터로, 새로운 안료계(pigment) 잉크를 사용해 번짐 없는 오랜 보존성이 장점이다.
'듀라브라이트(DURABrite)'라는 새로운 잉크를 사용한 스타일러스 C82는 염료가 아닌 안료계 잉크를 사용해 번짐 없는 뛰어난 내수성과 내구성을 강조한 제품이다. 검정색만 안료계 잉크를 사용한 경쟁사의 제품과는 달리 컬러까지 모두 안료계 잉크를 사용해 컬러 출력 이미지까지 물에 번짐 없이 장시간 보존 할 수 있다. 쉽게 변질되는 잉크젯 인쇄물의 특성 때문에 인터넷 인화 사이트를 이용한 사용자라도 만족할만한 내구성을 확보했다.
스타일러스 C82에 탑재된 안료계 잉크는 C82가 처음은 아니다. 이미 C80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안료계 잉크와 동일한 크기와 모양의 카트리지를 사용한다. 컬러만 다른 모델의 잉크 카트리지 일뿐 흑백 잉크는 C80과 같다. C82의 컬러 카트리지에 사용된 잉크는 기존 C80의 잉크보다 조금 더 개선된 잉크로서 국내에서는 듀라브라이트라는 용어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C82의 잉크카트리지가 기술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잉크라고는 하기는 어렵다. 경쟁사의 제품이 여러 색이 포함된 하나의 컬러를 카트리지를 사용하며 기존 제품보다 용량을 줄이고 가격을 높인데 비해 스타일러스 C82에 탑재된 잉크카트리지는 동일한 용량에 색상별로 카트리지를 사용해 다 쓴 색상의 잉크만 교체할 수 있다.

3단으로 접히는 용지 트레이

급지대도 필요에 따라 접을 수 있다.
스타일러스 C82는 기존의 C80처럼 4개의 카트리지를 사용해 포토 출력보다는 오피스 출력에 중점을 두었다. 하지만 디자인이나 제품 사양에서 제시하는 해상도에서는 전혀 다른 제품처럼 느껴진다. 오히려 2880×720dpi의 해상도를 가진 C80보다 노줄수는 줄어들었지만 스타일러스 C82는 5760Optimized dpi ×720 dpi라는 새로운 기준으로 측정된 해상도를 갖추었다. C80부터 사용된 다중 잉크 분사 기술에 새로운 엡손 RPM(Resolution Performance Management)을 통해 개량된 엔진은 보다 높은 출력물을 얻을 수 있다.
크기나 무게는 C80보다 가볍지만 오히려 부피는 커져 잉크젯프린터로서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크다. 좁은 장소에서의 설치를 용이하기 위해 전면 배지 부분을 3단으로 접을 수 있으며 용지 급지대도 필요에 따라 접을 수 있어 이동시에도 편리하다. 오피스 환경에 맞도록 꾸며진 프린터답게 급지 용량도 150매를 한번에 수납할 수 있어 많은 양의 인쇄물도 소화할 수 있다.

USB와 패러럴 포트 모두 지원한다.
용지 트레이와 인쇄창의 색상을 일치시켜 세련된 느낌을 준다. 다만 투명도가 떨어져 내부 인쇄상태를 보기 어렵지만 커버를 열어도 멈춤 없이 인쇄 상태를 그대로 볼 수 있다. 3개의 버튼은 LED를 함께 포함하고 있어 전원이나 잉크부족 등의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범용성을 강조한 제품답게 USB와 패러럴 포트 모두 제공하며 비교적 긴 USB 케이블을 포함돼 책상 밑에 PC를 놓고 사용해도 충분하다. 기존의 엡손 프린터처럼 전원공급장치를 내장해 설치나 관리도 편리하다.

빠른 속도와 향상된 텍스트 출력
스타일러스 C82의 제원상 출력속도는 C80보다 빠르다. 여전히 와이드 밴드 헤드를 사용해 출력 범위를 넓혔을 뿐만 아니라 USB 2.0으로 인터페이스 속도도 개선했다. 또한 용지 로딩 속도도 빠르고 이중 급지 시스템으로 여러 장을 인쇄할 때 속도저하를 개선했다. 일반적인 텍스트 출력에 소요되는 시간은 10초(일반용지, 85%의 인쇄물, 일반모드) 정도로 빠르다. 최상위 모드를 통한 텍스트 출력에는 1분25초(일반용지, 85%의 인쇄물, 고급사진 모드)가 소요된다. 약간의 이미지가 포함된 컬러 텍스트 출력에는 1분5초(일반용지, ZDNet Korea 홈페이지 출력, 텍스트/이미지 모드)가 걸렸으며 같은 방법을 통해 텍스트 모드로 출력하면 36초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미지의 출력속도는 사진모드 출력시 2분50초(A4, 90% 이미지), 고급사진 모드에서는 7분 42초로 사진과 같은 고해상도 이미지 출력 속도도 만족스럽다. 다른 프린터처럼 고속 시안모드는 없지만 대신 잉크 절약모드를 통해 출력할 때는 텍스트 출력시 5초(A4, 85%의 텍스트)가 소요된다.

인쇄 중에도 언제든지 커버를 열어
동작상태를 볼 수 있다.
안료계 잉크의 특성상 색상의 깊이 있는 출력은 염료계의 프린터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엡손 프린터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뛰어난 이미지 출력 기능은 스타일러스 C82에서도 여전히 만족할 수 있다. 안료계 잉크의 최대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뛰어난 일반용지 출력은 컬러에서도 돋보인다. 잉크젯 전용지에 출력한 이미지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을 만큼 흡사한 출력물을 얻을 수 있다. 일반용지에서 사진과 같은 많은 잉크를 사용하는 인쇄물을 뽑아도 잉크가 빨리 말라 종이나 심하게 눅눅해지지 않는다. 또한 종이의 차이에 따른 출력물의 질도 어느 정도 유지된다. 전용지나 포토용지를 이용해도 기존 엡손의 컬러 출력에 뒤지지 않는다. 색상 재현성 역시 손색없지만 포토 프린터가 아닌 4색 프린터의 한계로 일부 색상의 콘트라스트가 다르게 표현된다. 또한 짙은 녹색, 보라 등의 색상이 원본과 차이를 가진다. 출력물은 디테일한 부분까지 세밀하게 묘사되며 망점이 눈에 거의 띄지 않을 만큼 높은 해상도의 표현에 부족함이 없다.
스타일러스 C82는 EXIF 2.2를 지원해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이미지의 상태 값에 맞는 적합한 이미지 출력을 지원한다. 다만 이러한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PhotoQuicker'라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야 한다. 실제 출력에 있어 EXIF 정보가 제거된 이미지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리터치 없이 디지털 카메라의 EXIF 정보를 그대로 유지한 사진은 실제 사진의 정보값을 토대로 더욱 실제와 같은 느낌의 사진을 출력한다.

C80과 같은 형태의 4색 잉크
카트리지를 사용한다.
사진용 프린터라는 별명처럼 컬러 이미지 출력이 기존 엡손 프린터의 장점이었지만 텍스트 출력은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안료계 잉크와 개선된 엔진 덕분에 고속출력으로 인한 글자의 비틀림이나 떨어지는 선명도가 상당부분 개선되었다. 하지만 일반 텍스트 모드의 출력은 동급 타사 프린터의 일반 모드보다 여전히 떨어진다. 특히 글자가 약간 굵게 출력되며 글자의 흐트러짐도 미세하게 남아있다.
하지만 고급 사진모드에서 출력된 텍스트 이미지의 품질은 거의 레이저 프린터의 인쇄물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좋다. 컬러 혼용 문서 역시 흑백 텍스트와 동일한 품질을 보였다. 컬러까지 모두 안료계 잉크를 사용한 덕분에 텍스트뿐만 아니라 컬러 출력물도 번짐이 없다. 하지만 일반용지의 검정 텍스트 출력물이나 전용지의 컬러 이미지는 물에 완전히 젖은 상태에서도 전혀 색 번짐이 없다. 다만 일반용지의 이미지 출력은 물에 의한 번짐은 없지만 여러 잉크가 혼용된 부분에서 잉크가 약간 묻어 나온다.
소프트웨어의 설정기능은 어느 정도 전문적인 기능까지 포함하고 있지만 기능면에서는 다양하지 못하다. 이미지의 품질 선택을 출력물의 형태로 고르게 돼 있어 사용자에게 혼돈을 주기 쉽고 사진 보정 기능도 단순히 색조조절과 몇 가지 효과가 전부이다. 물론 포토출력용 프린터는 아니지만 타사의 동급 제품이 다양한 디지털 사진보정기능을 제공하는데 비해 부족한 듯 보인다. 이에 비해 명도나 채도 및 색상별 출력 값을 임으로 조정할 수 있을 만큼 정밀한 세팅기능이 포함돼 있다. 빠른 헤드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인쇄시 소음이나 진동 무난하다.
안료계 잉크를 통해 일반용지에서도 전용지 만큼의 품질을 낼 수 있는 엡손 스타일러스 C82는 대부분의 사용자가 잉크젯프린터를 구입하는 다목적 기능에 충분한 기대치를 갖춘 제품이다. 물론 아직도 텍스트 출력에서 충분한 만족을 주기는 어렵다. 하지만 사진용 프린터라는 오명을 벗어나도 될 만큼 범용 제품으로도 경쟁사의 제품과 비교해 밀리지 않을 만큼의 경쟁력을 갖춘 잉크젯프린터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