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N의 등장 배경과 기본 개념

일반입력 :2002/08/14 00:00

이재영

기존의 가입자 액세스 네트워크는 단말기 사이의 구리선을 이용한 단순한 음성 서비스와 저속 데이터 위주의 협대역(Narrow band) 서비스를 지원했다. 최근에는 VOD, HDTV, 라이브 스트리밍 등의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가입자들은 광대역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의 증가는 다소 주춤하고 있으나, 대역폭 요구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얼마 전 모 ISP(Internet Service Provi der)에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가입자의 상향 트래픽을 제한한 것이 밝혀져 물의를 일으킨 것도 이런 대역폭 요구량이 전체 가입자 수와는 상관없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음을 반증하는 예다.그러나 현재의 가입자 액세스 네트워크는 대부분 구리 전화선(copper twisted-pair)이나 동축(Coax)이 대부분이다. 전화선 액세스 네트워크로 수용할 수 있는 대역폭은 그 한계에 다다랐고, 동축 가입자 액세스 네트워크의 경우 마찬가지로 고질적인 셀(Cell) 분할 문제 등의 근본적인 한계점이 드러냈다. 물론 현재의 상황은 애플리케이션이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다. 대역폭에 대한 요구를 만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했던 VDSL(Very-high-data-rate Digital Subscriber Line)의 상용화는 늦어지고 있으며, DOCSIS 2.0과 같은 새로운 기술 표준의 적용이 늦어지는 것 역시 기술적 한계를 드러낸다. 광대역 서비스 위한 광케이블 설치 ‘필수’그렇다면 가입자 액세스 네트워크의 발전과 진화는 어떻게 이뤄져야 할 것인가. 최근 네트워크의 관심은 ‘인터넷 트래픽의 고속화’와 ‘방송과 통신 서비스의 융합’이다. 비록 현재의 액세스 네트워크가 수용하지 못할 애플리케이션이나 컨텐츠가 본격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서서히 그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ISP의 각 POP에 도달하는 트래픽의 양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P2P와 같은 무제한의 인터넷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폭풍전야처럼 현재 정체된 인터넷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의 급변이 예견되는 시점에서 우리는 전통적인 통신업체, 케이블 업체, ISP 등 기존 사업구도의 경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ICP(Integrated Communication Provider)가 등장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이같은 변화는 네트워크 전 영역의 변화를 유도한다. 기존 사업을 새롭게 전환하는데 있어 선봉에 서는 것이 바로 액세스 네트워크 영역이다. 향후 도래할 애플리케이션과 컨텐츠, 그리고 전통적인 서비스 패러다임을 넘는 비즈니스 모델은 수년 이내에 가입자 구내로 고속 이더넷에 이어 기가비트/10기가비트 이더넷, 155/622Mbps ATM을 끌어들일 것이다. 이런 광대역 서비스에 대한 인프라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광 가입자 액세스 네트워크와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광케이블의 비효율성, ‘PON으로 해결한다’광케이블이 가입자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매체가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은 바로 비용과 설비다. 당장 현재의 네트워크 구조에서 곧바로 FTTH(Fiber To The Home)를 구현한다면, 각 일반 가정에 광케이블을 하나씩 설치해야 하고, 전화회선 수만큼의 광케이블이 CO(Central Office)의 교환국에 설치된다. 이 같은 그림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며, 비용 측면에서 매우 비효율적이다. 그렇다면 광케이블 설치는 실제적으로 힘든 통신 패러다임인가라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공할 수 있는 아키텍처로 가장 현실성 있게 검토되고 있는 것이 PON(Passive Optical Network)이다. PON은 광 분배 네트워크를 수동소자만으로 구성하고, 트리(Tree) 형태의 구조를 채용함으로써 전체적인 광 선로의 길이를 줄이는 특징을 갖는다. 따라서 신뢰성이 높고 저렴한 액세스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수년 이내에 부상할, 가입자 네트워크에서의 가장 큰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강좌를 통해 현재 논의 되고 있는 PON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PON의 통신 이론과 기술적인 측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PON, 스플리터 이해로 접근PON은 약어에서 대충 가늠해볼 수 있듯이, 수동(Passive) 소자만으로 구성된 광 네트워크다. 현재 대부분의 통신 네트워크는 이와 반대되는 AON(Active Optical Network)으로 구성돼 있다. 네트워크에서 능동(Active)와 수동(Passive) 개념의 차이점을 설명하자면, 1:N 통신을 위해 AON은 데이터의 다중화 또는 역다중화 시에 별도의 전원이 필요한 통신 장비를 거쳐야 하지만 PON은 별도의 장비없이 수동 소자만을 가지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네트워크라고 구분하면 큰 무리가 없다.
(그림 1)과 같은 네트워크 아키텍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플리터(Splitter)또는 커플러(Coupler)의 개념 이해가 필요하다. 스플리터는 광을 통해 전송되는 신호를 음성과 데이터 트래픽으로 분리하는 전용 장비다. (그림 2)와 같이 광섬유가 충분히 가까이 위치해 있는 경우(대개는 5마이크론 이하), 빛의 입자성으로 인해 첫 번째 광섬유를 관통하고 있는 광자(Photon)는 두 번째 광섬유로 이동하게 된다. 이는 빛이 가지고 있는 정보(파장)를 그대로 복사, 보유함을 의미한다. 광섬유의 결합이 이상적으로 잘 돼있는 경우, 광 신호는 이론적으로 50:50의 신호세기로 나눠 전달된다. 많이 쓰이지는 않지만 광섬유의 결합 정도를 조정함으로써, 30:70 또는 95:5의 분배율을 구현하는 스플리터도 있다. 이 때 유념해야 할 사실은 광 신호의 이동이 빛의 입자에 의한 현상이므로 에너지 보존 법칙에 의해 나눠진 빛의 세기(에너지)의 합은 원래 신호의 세기보다 같거나 작을 수(실제로는 1:2 스플리터를 거치면 3dB 이상 감쇄)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PON이 가지는 ‘수동소자로 구성된 네트워크’가 가지는 장점이 수반하는 ‘분기의 물리적 한계’의 단점이다. 실제 스플리터는 (그림 3)과 같은 모양이며(사진에는 커넥터가 없는 1:2 스플리터 소자), 이를 결합해 1:4, 1:8, 1:16 이상의 분기율을 구현한다.
실제로 ATM-PON의 규격에는 1개의 ODN(Optical Distribution Network)이 64개의 ONT(Optical Network Terminal)를 수용할 수 있도록 프레임 헤더(frame header)에는 6비트를 할당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32개의 ONT를 규격으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의 광소자들은 대부분 +3dBm이하의 세기로 빛을 송신하며, -31dBm 정도의 민감도(sensitivity)로 수신할 수 있다. 만일 64분기를 구현하는 경우 1x2 스플리터(약 3dB 감쇄)가 6단계로 트리를 이뤄야하므로, 이미 스플리터에서만 -20dB 이상의 감쇄가 생긴다. 따라서 광케이블 선로의 퓨전 스프라이싱(fusion splicing)과 커넥터(connector) 감쇄를 고려하면, 실제 도달 거리는 10km를 넘지 못하게 된다. 이런 연유로 대부분의 PON 업체들은 32분기를 자사 규격으로 사용하고 있다. 다운스트림과 업스트림의 PON 데이터 흐름PON의 데이터 흐름은 (그림 4)와 같다. 다운스트림의 경우 1:N 구조의 PON에서는 자신에게 해당되는 데이터만 추출하면 된다. 업스트림의 경우 별도의 역다중화 과정없이 스플리터를 지나면서 데이터가 자연스럽게, 서로 겹치지 않도록 커플링(coupling)해 보낸다.
다운스트림의 경우 브로드캐스트된 데이터 중에서 해당 데이터만 추출하면 그만이지만, 업스트림의 경우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ONU(Optical Network Unit)가 각각 다른 거리에 있는 경우, ONU에 장애가 생긴 경우, 특정 ONU에서 너무 많은 상향 데이터 전송 요청을 하는 경우 등 스플리터에서 광신호가 겹치는 현상이 일어나는 등의 사건이 많다. 이런 문제점이 야기되지 않도록 대부분의 PON 솔루션들이 레인징(Ranging), 그랜트 어사인먼트(Grant Assignment) 등의 개념을 도입해 이를 해결했다. 레인징은 물리적으로 각기 다른 거리에 있는 ONU들에 적절한 업스트림 전송 지연을 부가해, 논리적으로는 동일한 거리에 있는 것처럼 OLT(Optical Line Terminal)가 동작할 수 있도록 해준다. ATM-PON에서는 그랜트를 받은 ONU만이 상향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도록 PLOAM 셀을 통해 이를 제어한다. 실제로 PON에서 생기는 거리 제약은 광신호의 감쇄보다는 이런 레인징을 위해 업스트림에 할당되는 윈도우 사이즈 때문에 생기는데, 이는 다음 호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PON 업체, 표준 기반으로 개발 착수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PON 관련 표준은 ATM-PON만 표준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ITU-T의 권고안 G.983.1에는 PON 상에서의 광 액세스 시스템을 기술했고, G.983.2에는 ATM-PON의 ONT(Optical Network Termination) 관리와 제어 인터페이스 규격을 규정했다. 또한 G.983.3에는 시스템에 파장할당을, G.983.4에는 대역폭 동적 할당을, G.983.5에는 시스템의 생존성(survivability)을, G.983.7에는 DBA B-PON 시스템을 위한 ONT 관리와 제어 인터페이스 규격을 기술하고 있다. 대부분의 PON 업체는 이를 기본 개념으로 각자의 목표 시장에 맞는 PON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반면 이더넷-PON은 IEEE 802.3 워킹그룹의 한 팀인 EFMA(Et hernet in the First Mile Alliance)에서 알롭틱(Alloptic), 시스코 시스템, 에래스틱 네트워크, 에릭슨, 익스트림 네트워크, 피니사, 인텔, NTT 그리고 월드 와이드 패킷 등 유수의 업체들이 함께 802.3ah를 통한 표준 확립에 힘쓰고 있다(www.efmalliance.org). 현재 표준화를 위한 안건도 승인이 안된 상태지만, ATM-PON 관련 표준안이 계속 업그레이드를 거듭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도 많이 수용하는 것에 자극을 받아 근래에 들어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ATM-PON vs 이더넷-PONATM과 이더넷의 패러다임 논쟁은 과거 통신업계 종사자에게 큰 이야기거리 중 하나였다. 1980년대 중반, 저속 전화 통신과 고속 데이터 통신을 포함한 모든 디지털 서비스를 통합해 지원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고안하려는 노력이 시작됐으며, 이런 개념의 네트워크를 B-ISDN (Broadband Integrated Services Digital Network)라고 칭했다. ATM(Asynchronous Transfer Mode)은 고정된 크기의 패킷을 사용하는 패킷 교환 기술로, B-ISDN의 지원 기술로 채택됐지만, 동시에 SDH(Synchronous Digital Hierarchy), SONET(Synchronous Optic al NETwork) 등의 동기식 전송 하부구조 역시 수용했다. 당시 ATM은 기존의 디지털 전송 하부구조는 물론 미래의 SDH 또는 SONET에서 동작하도록 정의했다. 이런 ATM이 실제로는 이더넷보다 많이 적용되지 못한 이유는 제품 설계의 어려움과 고비용 때문이었으며, 이는 비용이 저렴한 이더넷이 로컬을 벗어나 메트로를 넘어 코어로 뻗어 나아가는데 결정적인 빈틈을 제공했다. 고리타분한 옛날 이야기인 ATM의 태생을 길게 하는 이유는 PON은 이런 ATM과 이더넷 패러다임의 역사가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PON이 단순히 데이터 통신을 위한 기술이 아닌 FTTH를 위한 광 가입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라는데 그 차이가 있다. 즉 최종 사용자인 일반 가입자를 위한 광 서비스는 필연적으로 데이터, 음성, 비디오 등을 수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더넷-PON으로는 음성과 기타 QoS (Quality of Service)를 보장해야 하는 서비스를 수용하기가 아직은 어렵다. 한마디로 데이터 전용, 인터넷 액세스를 위한 PON이 필요하다면, 이더넷-PON이 그 해답일 수 있으나, 음성 또는 QoS를 보장해야 하는 애플리케이션이라면, 현재까지는 ATM-PON의 적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ATM-PON 역시 ATM의 한계인 622Mbps 이후에 대한 고려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즉, ATM-PON은 데이터/음성 수용, QoS의 장점을 가지지만, 622Mbps 이상의 광대역화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이더넷-PON은 1.25G bps이상의 광대역화 장점을 가지지만, 음성 수용과 QoS를 보장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ATM-PON 업체들은 PON에서 WDM(Wave length Division Multiplexing)을 구현하고 있고, 이더넷-PON 업체들은 더욱 고속화/광대역화를 구현하고, MPLS(MultiProtocol Label Switching)를 도입해 음성과 QoS 문제를 극복하려고 하고 있다. 결국 초기에는 각기 다른 장점에 기반한 타깃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단점이 극복된 이후에는 서로의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보인다. 분기율과 감쇄율에 대한 고려PON의 요체는 앞서 개념적으로만 설명한 스플리터다. 수동소자인 스플리터만을 사용해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 PON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스플리터는 광섬유의 결합 정도를 조절함으로써 다양한 분배율로 구현할 수 있다. (표)는 특정 업체의 스플리터 종류와 분배율을 표시한 것이다. 실제로 모든 스플리터가 동일한 감쇄를 보이기는 매우 어렵고, 모든 광소자 업체들은 제품 출하 시에 감쇄율을 측정해 제품에 명기하고 있다.PON 구현의 이해를 돕기 위해 1x2분기에 30/70 분배율을 가지는 스플리터의 감쇄율을 이론적으로 계산해보자. 광 신호를 받는 입장에서는 100이라는 신호가 30으로 감쇄가 되는 것이므로, 10 x log(30/100)≒-5.23 dB의 감쇄가 일어나야 하지만, 실제로는 커넥터 감쇄 또는 소자 자체에서의 감쇄로 인해 약간 높은 -5.47dB를 보이고 있다. 또한 70만큼의 광신호가 분배되는 쪽으로는 10 x log(70/100)≒-1.55 dB의 이론치 보다 약간 높은 -1.75dB의 감쇄치를 보이고 있다. 실제 10/90, 30/70의 신호 분배를 이루기 위해, 광섬유 내에서 광자(Photon)가 이동할 수 있는 거리, 즉 광섬유가 가까이 위치해 있는 거리를 조절해 구현하게 된다(그림 5).
여기서 왜 30/70 또는 10/90의 광 신호 분배율을 가지는 스플리터가 존재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 이유는 PON 아키텍처의 가장 큰 장점인 싱글 파이버(single fiber)를 이용한 버스(bus) 타입의 네트워크를 구성할 때, 광 신호 분배율을 조절하는데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대칭형 스플리터로는 트리구조에 가장 적합하지만, 버스 형태의 네트워크를 구성할 경우에는 광신호의 세기를 조금씩 분배해줄 수 있는 비대칭형 스플리터가 적합하다.이런 스플리터에서의 감쇄율, 광섬유 자체의 감쇄율(0.35dB/km 정도), 퓨전 스파이스(fusion splice, 0.1dB 정도)에서의 감쇄율, 그리고 커넥터에서의 감쇄율(0.25dB 정도)을 고려한 후, 네트워크는 설계한다.
그러나 실제 네트워크를 구축할 때 고객 사이트가 있을 때마다 분기율과 광신호 세기를 고려하기는 힘들다. 최초로 본격적인 PON을 구축한 CBC(Comcast Business Communications)는 버스 형태의 네트워크가 아니라, 일괄적으로 1x16 또는 1x32 분기를 각 지점별로 구축해 반경 수 km내의 고객을 커버하는 형태로 설계했다. PON의 본격적인 도입을 고려하는 통신업체 또는 ISP라면, 향후 네트워크 관리와 유지보수 측면을 고려할 때, 이와 같은 네트워크 설계 접근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