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를 오랫동안 사용해온 사용자라면 알프스나 렉스마크에 대한 기억을 잊지 못할 것이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몇몇 중소 키보드 업체에서 만들어온 기계식 키보드는 인터페이스가 PS2로 바뀌면서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기계식 키보드는 외국에서도 그리 흔하지는 않다. 7, 8년 전에 제작돼 아직까지 재고로 남아있는 키보드나 대만의 제조업체가 만든 몇몇 기계식 키보드가 판매될 뿐이다.
아론 ZOOM 109(USB) 프로 키보드는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을 적용하고, 요즘 추세에 맞춰 인터페이스를 바꾼 국내 몇 안되는 기계식 키보드이다.
키보드는 분명 소모품 성격이 강하다. 대부분의 키보드는 1~2년 정도만 사용하면 키의 터치감이 달라진다. 또한 키 사이의 먼지나 이물질 때문에 교체해야 하거나 시스템 업그레이드 과정 중에 새로 구입하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일만원짜리 멤브레인 키보드와 비교해 볼 때 아론 ZOOM 109 프로 키보드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키보드 가격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가격이 비싼 이유는 기계식 키보드라는 장점을 비롯한 몇 가지 특징이외에 별도의 주문을 요하는 등의 제품의 생산 과정과도 무관하지 않다.
인체공학적 디자인
그렇다고 해서 요즘 키보드처럼 특별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능키나 휠과 같은 부가 기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론 ZOOM 109 프로는 전형적인 기계식 키보드와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을 결합했을 뿐 일반적인 키보드 이상의 기능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기계식 키보드는 키의 누름에 의한 전기 접점을 이용하는 일반적인 멤브레인 키보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터치감을 제공한다.
하지만 기계식 키보드는 키마다 각각의 스위치를 사용하기 때문에 터치감이 정확하고 장시간 타이핑시에도 피로감이 적다. 아론 ZOOM 109 프로에 사용된 키는 고정 1접점 이동 2접점 금도금된 기계식 스위치를 채용해 한정 생산되는 제품답게 고급스럽고 뛰어난 키 터치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복잡한 키의 구조 때문에 일반 키보드에 비해 무겁다. 이 제품은 일반 키보드보다 큰데다가 손목 보호대를 본체와 일체형으로 디자인했기 때문에 더욱 무겁고 크다.
이 제품은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을 채택해서 가운데 부분이 3~4cm 정도 벌어져 있다. 하지만 다른 인체공학적인 키보드에 비해서는 키의 벌어진 각도가 비교적 작은 편이다.
검정색 바디는 상판에 한해서 우레탄 코팅이 돼있어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하지만 검정색 외형과 우레탄 코딩은 먼지가 쉽게 눈에 띄며 청소하기가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키보드에 새겨진 글자의 인쇄는 다른 키보드에 비해 글씨체가 얇고 가늘긴 하지만, 검정색 키와 바디를 사용해 글씨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키의 레이아웃은 일반 키보드와 대부분 동일하지만 기능키와 일부 키의 배열이 조금 다르다.
4개씩 묶어진 일반적인 기능키와는 달리 F1부터 F5키를 하나로 묶었다. 그래서 워드프로세서나 게임에서처럼 기능키의 사용이 빈번한 경우 착각하기 쉽다. 또한 방향키나 페이지업/다운 키의 배열도 입체적이다. 스페이스 바의 크기도 적당히 길며, 한영 전환 키나
일부 키를 독특하게 배열했다.
뛰어난 키터치, 하지만 '비싼 가격'
이 제품은
높낮이 조절장치가 있지만 뒷부분이
튀어나와 키보드 자체가 높다.
고휘도 LED를 사용했다.
인터페이스는 USB를 사용하며 별도의 드라이브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케이블이 1.5m 정도로 충분히 길어 케이블에 대한 불만도 없다. USB를 채용한 덕분에 PC에서 뿐만 아니라 매킨토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제품의 뒷부분에는 OS별 전환 스위치를 제공하며, LED를 통해 사용하는 모드를 표시해 주며 OS에 따라 일부 키의 기능이 바뀌거나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다.
스위치 전환을 통해 PC와 MAC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일반 키보드에서 볼 수 없는 프로그램 종료키나 최소화같은 몇 개의 특별한 키가 있어 편리하다. 풀사이즈의 전형적인 데스크톱 키의 터치감은 타자기의 느낌과 흡사하며 타이핑 느낌이 명쾌하다. 물론 멤브레인의 부드러움을 선호하는 사용자도 있지만, 기계식 키보드는 대부분의 사용자에게 타이핑의 만족감을 준다.
특별한 기능을 수행하는 몇 개의 키가 제공된다.
기계식 키보드 중에는 기계식 느낌을 제대로 못살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제품은 예전 기계식 키보드에서 느낄 수 있는 독특한 키터치의 감을 제대로 살리고 있다. 하지만 기계식 키보드의 최대 단점중 하나인 소음은 의외로 크다. 그래서 여러 사람이 PC를 사용하고 있는 공간에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아론 ZOOM 109(USB) 프로 키보드는 비교적 충실하게 만들어진 기계식 키보드로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은 물론이고 USB를 인터페이스로 사용해 편의성까지 고려했다. 고휘로 LED와 우레탄 코딩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지만 그만큼 비싼 가격은 기계식 키보드의 매력을 잊지 못하는 사용자가 아니라면 쉽게 다가설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