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리얼플레이어「윈도우 미디어 기술 베꼈다?」

일반입력 :2002/07/24 00:00

Jim Hu

뉴욕 타임즈에 처음 소개된 리얼네트웍스의 '헬릭스(Helix)'는 이 회사가 창립이래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전략이다. 리얼네트웍스는 공개 소스 개발자나 스트리밍 기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자사의 소프트웨어 기술뿐만 아니라 MS가 보유하고 있는 윈도우 미디어 관련 기술도 특별한 허가 절차 없이 공개했다. 리얼네트웍스의 이같은 전략은 법적 소송과 새로운 경쟁을 유발한다. MS도 그동안 숨겨져 있던 리얼네트웍스의 기술을 알게되면 소송을 걸거나 공개된 기술을 접목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리얼네트웍스의 이번 계획은 하락하는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고, MS의 파워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업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드라마틱하고 잠재성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시장 조사 기관인 주피터 리서치의 연구 책임자인 마이클 가텐버그는 "리얼네트워크는 이번에 매우 대담한 전략을 추진했다. 리얼네트워크가 MS를 겨냥해 한방 날린 셈"이라고 전했다.리얼네트웍스의 이같은 전략은 MS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추진한 전략 중 가장 최근에 발표된 것이다. 리얼네트웍스는 그동안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유료 컨텐츠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소프트웨어와 미디어 스트리밍 인프라는 MS로부터 더 많은 압력을 받았다. MS의 최신 윈도우 버전은 멀티미디어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리얼네트웍스는 헬릭스 발표회에서 미디어 파일이 인터넷을 통해 이동하는 기술을 주로 이야기했다. 리얼네트웍스와 MS는 모두 컨텐츠 업체인 CNN, NBC 등이 제공하는 비디오나 오디오를 개인 컴퓨터로 스트리밍하는 서버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MS의 소프트웨어는 무료인 반면 리얼네트웍스의 제품은 유료이다.닐슨/넷레이팅즈(Nielsen/NetRatings)에 따르면 지난 4월 윈도우 미디어는 가정에서 1510만 명의 시청자를, 애플의 퀵타임은 730만 명의 시청자를 확보한 반면 리얼미디어는 1700만 명의 시청자를 확보했다고 보고했다. 직장에서는 리얼미디어가 1160만 명, 퀵타임은 500만 명의 고객을 확보했으며, 윈도우 미디어는 1220만 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리얼네트웍스의 신제품인 '유니버설 서버(Universal Server)'는 리얼네트웍스의 미디어 포맷 이외에도 MS의 윈도우 미디어, 애플의 퀵타임, 그리고 여타 다른 미디어 포맷의 스트리밍도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타 업체의 서버 제품은 경쟁사의 미디어 포맷을 지원하지 않는다.리얼네트웍스의 랍 글레이저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품 발표회에서 "여러 업체에서 제공하는 플랫폼과 프로토콜을 모두 보유한다면 관리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리얼네트웍스의 기술은 이같은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모든 기술을 하나로 통합할 방법을 중점으로 다루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리얼네트웍스는 윈도우 미디어 포맷을 헬릭스에서 지원하기 위해 '리버스 엔지니어링'이라는 위험한 전략을 추진했다. 리버스 엔지니어링이란 개발자들이 경쟁 업체 제품의 작동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 제품은 분석한 후, 이 제품과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연구 방법이다.리얼네트웍스의 엔지니어들은 윈도우 미디어 코드를 직접 들여다 보지 않은 '클린룸(clean room)' 환경에서 이 제품을 개발했다. 만약 엔지니어들이 MS의 코드를 단순히 베꼈다면 특허 침해에 대한 책임을 질 수도 있다. 이같은 방법을 통해 개발된 리얼네트웍스의 제품은 MS의 파일이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되고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가 이 파일을 받는 방식만을 구현했다.경쟁사의 코드를 베껴서 자기네 제품에 삽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소송당한 업체들도 있다. 하지만 리얼네트웍스는 모든 개발 작업이 클린룸 환경에서 진행되도록 많은 신경을 쏟았기 때문에 MS가 소송을 제기해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MS도 이같은 합법적인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실시한 바 있다. 분석가들은 반독점 소송을 아직 해결하지 못한 MS가 다른 업체를 고발할 입장에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가텐버그는 "MS가 당장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렵다"며, "MS는 과거 넷스케이프에게 취한 행동을 리얼네트웍스에게도 적용할 시기가 아니다"고 전했다.거인의 영향력?글레이저와 리얼네트웍스는 미디어 기술 분야에서 MS가 가진 영향력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낼 때가 많았다. 하지만 리얼네트웍스의 이번 발표는 이같은 사실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됐다. MS는 미디어 시장에서 가지고 있는 자사의 강점에 대한 법적 보호를 강화함으로써 리얼네트웍스의 이번 발표에 대해 재빠르게 반응했다.MS의 윈도우 디지털 미디어 부서의 선임 제품 책임자인 마이클 앨드리지는 "리얼네트웍스에게 윈도우 미디어 지원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 포맷이 가정과 직장에서 가장 많이 이용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라고 말했다. 리얼네트워크는 자사의 미디어 플레이어가 윈도우의 오디오와 비디오 포맷을 지원할 수 있게 MS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앨드리지가 전했다. 리얼네트워크는 서버에서 윈도우 미디어 포맷을 전송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 계약은 아직 체결되지 못한 상태이다. 앨드리지는 리얼네트워크가 MS의 기술을 베꼈다는 사실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리얼네트웍스는 자사의 신제품에 포함된 코드를 비롯해 스트리밍 미디어 관련 기술 대부분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리얼네트웍스는 이를 통해 코덱(codec)의 부족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공개 소스 커뮤니티나 타 업체가 자체적으로 스트리밍 미디어 플레이어나 소프트웨어를 제작할 수 있는 강력한 툴을 선보일 수 있게 협력할 것이다. 글레이저는 MS의 스트리밍 기술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처음부터 제작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이 발상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리얼네트웍스의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에서 이용될 첫 번째 코드는 90일 후에 발표될 예정이다. 또한 스트리밍 미디어 서버와 기본 인코더 기능을 지원하는 다른 코드는 올해 말 경에 발표될 것이라고 리얼네트웍스는 전했다. 리얼네트웍스가 자사의 소스코드를 공개하려는 계획은 넷스케이프가 MS를 제재하기 위해 소스를 공개했던 전략과 비슷하다. 넷스케이프는 지난 98년 3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넷스케이프의 차후 버전을 제작할 수 있게 넷스케이프의 소스코드를 공개하겠다는 대담한 결정을 내린 바 있다.당시 넷스케이프의 CEO였던 제임스 박스데일은 이 전략을 통해 "개발자들의 무한한 재능을 끌어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모질라 프로젝트로 발전한 넷스케이프의 전략은 큰 문제점에 봉착했으며 결국 MS는 시장 점유율에 있어 넷스케이프를 앞지르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