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카메라「로지텍 퀵캠 프로 3000」

일반입력 :2002/07/04 00:00

문성욱

화상 카메라는 용도는 다양하지만 화질이 좋지 않고 사용 범위가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다.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화상 카메 용도는 화상 채팅 정도로 국한되고 있다. 로지텍의 퀵캠 프로 3000은 기존 화상 카메라의 화질을 높인 것은 물론이고 로지텍만의 소프트웨어로 디지털 카메라에서 구현할 수 없는 화상 카메라 활용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화상 카메라에 있어 남다른 명성을 갖고 있는 로지텍의 퀵캠 시리즈만의 특징은 로지텍만의 독특한 응용 소프트웨어에 있다. 화상 카메라를 이용한 영상 채팅뿐 아니라 디지털 카메라의 역할이나 감시카메라 등의 활용을 위한 소프트웨어가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로지텍의 소프트웨어 솔루션은 타사 제품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만 구매를 자극할 만한 장점을 제공한다.

로지텍 퀵캠 프로 3000은 로지텍의 퀵캠 시리즈 중 가장 상위 모델로 로지텍의 응용 소프트웨어 솔루션에 고화질의 영상과 매킨토시 지원 등이 추가된 제품이다. 로지텍의 화상 관련 제품 중 유일하게 매킨토시를 지원하는 퀵캠 프로 3000은 CD와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관련 드라이브와 로지텍만의 독특한 소프트웨어를 매킨토시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상위모델답게 CMOS가 아닌 CCD를 사용해 CMOS 특유의 거친 화질을 개선했다.

또한 별도 장비가 없어도 쉽게 화상 채팅을 할 수 있도록 본체에 마이크를 내장했다. 하지만 CCD를 채택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기존의 퀵캠 시리즈와 외형만 다를 뿐 성능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CCD의 해상도 역시 기존 CMOS를 채택한 하위 모델과 마찬가지로 640X480까지만 지원한다.

공모양의 카메라와 받침대로 구성된 로지텍 퀵캠 특유의 디자인이 약간 세련되게 변형됐다. 공모양의 카메라는 삼각형의 받침대에 고정돼 있어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시선을 바꿀 수 있으며, 분리 가능해 손에 쥐고 디지털 카메라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제품 상단에는 이러한 스틸 카메라의 역할을 위한 셔터 버튼이 있다.

렌즈는 기존의 퀵캠 시리즈만큼 작고 손으로 쉽게 만질 수 없도록 렌즈 부분이 안쪽으로 함몰돼 있다. 렌즈 자체가 작고 좋지 않아서 가까운 곳에 있는 사물이 심하게 왜곡된다. 이를 보안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여전히 수동 초점 조절이지만 한번만 설정하면 특별히 손을 대지 않아도 된다.

또한 이전 제품과는 달리 렌즈 커버도 제공된다. 렌즈는 분리 가능하기 때문에 필요할 때만 렌즈를 가릴 수 있어 편리하며, 렌즈 커버로서의 기능보다는 카메라의 시선을 일시적으로 차단시키고자 하는 목적에 적합하다.

받침대 바닥에는 고무가 있어 쉽게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했으며 U자로 디자인돼 안정감이 있다. 다만 케이블이 제품에 비해 지나치게 굵어 카메라로 원하는 각도를 만드는게 수월하지 않다. 상단에 있는 LED를 통해 카메라가 동작중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USB를 사용하며 케이블의 길이가 3m이기 때문에 원하는 장소에 충분히 설치할 수 있다.

로지텍 퀵캠 프로 3000은 상위 모델의 퀵캠 시리즈답게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퀵캠 프로 3000에 맞춰 제작된 퀵캠 6.0SE 버전은 물론이고 동영상 캡쳐와 편집을 위한 비디오웨이브와 사진관리 및 편집을 위한 포토스위트도 번들로 제공된다.

활용을 위한 다양한 소프트웨어 제공

번들로 제공되는 퀵캠 프로 3000만을 위한 퀵캠 6.0SE 버전에는 동영상이 정상적으로 저장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이는 일반 버전에서도 발견된 문제로 패치를 설치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번들로 제공되는 버전에는 패치 버전이 없어 사실상 동영상 저장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퀵캠 6.0.1 일반 버전을 설치해도 사용할 수 있으며 메뉴 구성이 SE 버전과 동일하다. 다만 퀵캠 프로 3000의 셔터 버튼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로지텍의 퀵캠 시리즈는 카메라뿐 아니라 번들 소프트웨어의 응용 부분에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소프트웨어는 일반 동영상과 스틸 이미지 캡처는 물론 웹앨범 만들기, 웹캠 기능 등 다양하다.

물론 다른 소프트웨어로도 이러한 기능은 있지만 별도로 구매할 필요가 없으며, 설치 및 세팅을 위한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프로그램 기능에 따라 색상을 분리했으며, 내용에 따른 적절한 화면구성은 직관적이며 특별한 매뉴얼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도록 완전히 한글화했다.

특히 화상감시 기능은 로지텍의 퀵캠 시리즈에만 있는 독특한 기능이다. 화상감시 기능은 화면의 움직임을 포착해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저장할 수 있어 감시나 몰래 카메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에 뛰어나다. 또한 특정 요일이나 시간을 정해 동작시킬 수 있으며 패스워드 기능이 있어 다른 사용자가 카메라의 기능을 임으로 정지시킬 수 없도록 했다.

애니메이션 제작 기능도 있는데 화면의 특정 시간을 정해 일정한 프레임 단위로 캡처함으로써 독특한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연출할 수 있다. 카메라의 보정 기능은 렌즈의 왜곡이나 밝기는 물론이고 노출이나 화면의 색상 값 등 화상 카메라 특유의 문제점을 상당부분 개선할 수 있다. 또한 수동 조절뿐 아니라 자동조절 기능으로 적당한 결과치를 얻을 수 있다.

역광 보정 기능과 같은 외부광원에 의존하는 웹카메라 특유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적당한 옵션도 포함돼 있다. 프리뷰 화면의 프레임 수도 지정할 수 있어 실제 화면에 근접한 이미지의 출력 상태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고급 카메라 설정에서 전체 자동으로 세팅할 때에도 프레임이 카메라가 동작할 때마다 매번 다른 프레임을 사용해 끊기는 화면을 보기 쉽다.

색상 재현 능력은 만족스럽다. 표준적인 해상도라면 일반적인 CMOS를 사용한 저가형 화상 카메라의 거친 도트와 떨어지는 콘트라스트는 찾아볼 수 없다. 매우 밝고 선명할 뿐 아니라 어느 정도의 조도 아래에서는 화사한 색감을 보장한다. 빛에 따른 노출은 일정 수준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다.

다만 빛이 카메라 뒷부분에 있을 때 화면 색상의 반사가 있지만 일반적인 화상 카메라의 문제이기 때문에 퀵캠 프로 3000만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할 순 없다. 번들로 제공되는 프로그램 화면은 최대 320X240으로 고정돼 더이상 커지지 않는다. 이같은 화면 구성에서 알 수 있듯이 전체적인 기능은 이 해상도를 기준으로 한다.

스틸 이미지를 캡쳐할 때의 이미지 품질은 320X240로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에 가까운 해상도를 제공한다. 하지만 최대 해상도에서는 마치 디지털 카메라의 디지털 줌을 연상시키는 거친 도트와 전체적인 이미지 품질이 저하된다. 동영상 캡처 역시 이러한 고해상도에서는 가장 높은 프레임으로 캡처할 때에도 끊어진다.

USB 1.1의 낮은 처리속도의 탓으로 보기보다는 퀵캡 프로 3000의 기능적인 한계라고 할 수 있다. 320X240의 해상도에서는 20프레임 이상 넘어가면 마치 캠코더로 찍은 화상을 보는 것처럼 부드럽게 처리된다. 다만 이러한 영상을 저장한 뒤의 처리과정이 비교적 오래 걸린다. 특히 특별한 압축코덱을 사용하지 않아 몇초 동안만 캡처해도 파일 용량이 커질뿐 아니라 이를 다시 저장하거나 재생시킬 때 시간이 많이 걸린다.

압축 코덱을 선택하거나 세팅하는 것 자체가 번들로 제공되는 퀵캡 프로그램 자체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캡처를 하려면 별도의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한다. 다만 다른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에는 카메라의 세팅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퀵캠 프로 3000은 마이크가 내장돼 있어 별도의 마이크없이 쉽게 음성을 추가할 수 있다.

음성 녹음은 화상 캡쳐만 가능하다. 동영상 촬영에 임의로 사운드를 추가나 제거를 선택할 수 있으며 내장된 마이크 이외에 별도의 마이크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내장된 마이크의 감도는 어떠한 제품보다 뛰어나다. 거리가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도 목소리나 주변의 사운드를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는 고가의 마이크의 부럽지 않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또한 별도의 마이크 연결없이 USB 포트를 통해 음성이 자동 전송되기 때문에 설치나 사용이 간편하다. 다만 감도가 좋다보니 주변의 다른 소리까지 함께 녹음될 때가 있어 소음이 많은 곳에서 사용할 때에는 마이크의 거리와 녹음 레벨을 별도로 조정해야 한다.

마이크 테스트를 통해 적절한 소리 레벨을 체크할 수 있지만 아쉽게도 이러한 세팅 중에는 사운드의 볼륨을 들을 수 없다. 로지텍 퀵캠 프로 3000은 CCD를 이용한 화질을 높인 것은 물론이고 로지텍 특유의 다양한 부가기능이 돋보이는 소프트웨어로 화상 카메라의 용도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킨 제품이다. 다만 일반 화상 카메라에 비해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점이 안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