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를 지향하는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서비스 업체가 제공하는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를 아웃소싱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자체 네트워크를 마이그레이션하는 방법이다. 두 가지 방법 중에서 현재 많은 기업들이 선택하고 있는 것은 자체적인 구축보다는 바로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를 이웃소싱하는 방법이다. 전체적인 구축 비용과 서비스 비용, 서비스 최적화 등을 고려할 때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이 선택의 이유다. 이런 추세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으로 메트로 이더넷을 구축하는 기업 사례도 나오고 있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메트로 이더넷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광 케이블을 포설해주는 라이선스를 별도로 받아야하고, 장비 도입과 여러 구축 절차를 밟아야하는 등 복잡해 몇몇 사례만이 등장하고 있다. 기업의 자체 메트로 이더넷 구축은 대용량 트래픽의 전송이 많은 기업이 주축이 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크게 활성화되고 있지는 않다. ‘기업 대상’ 서비스 확산 현재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는 KT, 데이콤, 두루넷, 하나로통신, 한솔아이글로브, 삼성네트웍스 등이 있다. 이들 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초고속 인터넷 접속 서비스, 대역폭 할당 서비스, 보장형 서비스, 부가 서비스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대역폭 할당 서비스의 경우는 고객별 회선 속도를 1~100Mbps 사이에서 가변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대역폭을 쪼개는 단위는 서비스 업체와 상품에 따라 차이가 난다. 보장형 서비스는 주로 VoIP(Voice over IP) 등 QoS(Quality of Service)가 보장돼야하는 패킷을 우선 처리해 서비스 질을 높여주는 상품이다. 또 부가 서비스는 SAN, BRS(Business Recovery System), 비디오 컨퍼런싱, 비디오 스트리밍 등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이런 서비스 상품을 마련한 서비스 업체들은 대다수 고객을 이루는 게임방은 물론이고, 기업 고객 만들기에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기업 시장으로의 사업 확대가 진정한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의 확산에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 시장은 메트로 이더넷으로의 이행이 더딘 편이다. 기업 고객은 서비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이리저리 옮기는 것도 아니고, 보안과 QoS 등에 대한 불안함으로 메트로 이더넷 도입에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서비스 업체들은 이런 기업 고객을 끌어내는 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단기 수익은 게임방, 장기 수익은 기업 시장 이제 막 시작한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 업체들은 궁극적으로는 기업 고객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기업 고객보다는 1차 겨냥층을 게임방으로 보고 있다. 게임방 고객은 가격과 대역폭에 따라 이동이 잦은 편이라, 메트로 이더넷은 기존 전용선 서비스보다 낮은 가격과 풍부한 대역폭으로 게임방 고객을 끌어당기기에 충분했다. 서비스 상품도 게임방 위주로 짜여져, 기업 고객에 비해 이용 요금 체계도 1/10 정도로 저렴하다. 그러나 게임방 고객은 당장은 수익성이 있지만, 지속성이 없고 싼 가격만을 요구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수익원으로 불충분하다는 지적에 따라 이들 서비스 업체가 대안으로 삼은 곳이 바로 기업 고객이다. 그러나 아직은 기업 고객을 끌어들일 만한 전략이 제대로 서지 않은 상태다. 대부분의 서비스 업체들이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과 가격을 놓고 조율중이지만, 아무리 가격을 낮춰도 게임방에 비해 10배나 높은 현재의 가격으로는 기업 고객이 쉽게 다가서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메트로 이더넷 도입을 고려했던 한 기업 고객은 “메트로는 싸면서 대역이 넓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알아본 결과 기업용의 경우는 T1과 1Mbps의 가격 차이가 별로 없다. 전체 서비스 업체가 기업 상품 가격을 높이 잡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기존 전용회선을 그냥 쓰겠다”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데이콤 관계자는 “게임방 시장에 비해 기업 시장은 아직 메트로 이더넷에 대한 이해가 낮다. 데이콤을 비롯해 다른 서비스 업체들도 우선 타깃을 기업보다는 게임방에 두고 있다”며, “메트로이더넷의 경우 게임방용 상품은 메리트를 갖고 있으나, 기업용은 아직 가격 경쟁력이 없다. 중소 기업의 경우는 40% 추가 감면 등 몇몇 혜택이 있으므로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서비스 업체들은 기업 고객이 급증하는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보고, 이에 대비한 가격 정책도 하반기에 다시 재조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업 시장이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는 것도 이유이지만, 서비스 업체들이 기업 시장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은 또다른 데 있다. 현재로서는 게임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각 서비스 업체별로 1000개씩이 넘는 예약 가입자를 받아놓고 있어 이를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이다. 하반기까지는 게임방 고객을 지원하는 것도 무리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 시장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의 메트로이더넷 서비스의 구축을 맡고 있는 미루의 조한결 팀장은 “메트로 서비스는 백본부터 가입자까지 전용회선이 아닌 LAN 개념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해 값비싼 전용회선 비용을 50% 절감하면서도 안정적인 속도를 보장받을 수 있다. 때문에 현재 게임방과 기업을 중심으로 사용자가 급속히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또 조 팀장은 “신규 고객은 거의 100%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를 선택하고 있지만, 기존 전용회선 고객은 쉽게 전환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시장 추이를 덧붙였다.
한솔아이글로브, 300개 기업 고객 확보 실제로 서비스 업체들이 유치한 기업 고객의 수가 불어나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메트로 이더넷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한솔아이글로브는 지난 2월부터 실시한 메트로넷서비스인 메트로넷(Metro-Net)의 기업 고객이 300개가 넘었다고 밝혔다. 기업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솔아이글로브는 한국전력을 비롯해, 한빛은행, 한미약품, 강남종합유선방송, 경희의료원, 네띠앙, 풍산 등 대형 고객과 중소벤처기업 등 300여 업체와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후발업체이지만 기업 고객 유치면에서 가장 활발히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한솔아이글로브는 파워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합리적인 가격 구성과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 활동의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내부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솔아이글로브의 메트로이더넷 서비스인 메트로넷은 1Mbps부터 1Gbps까지, 1Mbps 단위로 고객이 원하는 속도로 제공이 가능한 맞춤 서비스이다. 전용회선의 경우 속도 변경시 다시 신청이 들어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반해, 메트로넷은 원격 제어를 통한 즉각적인 속도 변경이 가능하며, 자사 백본망 외에 고객단에도 1000만원 이상의 고가 스위치 장비를 설치해 타사에서 고객단에 설치한 저가 스위치 장비에 비해 장비들 간의 호환이나 안정성을 보장해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전용회선에 비해 획기적으로 절감된 네트워크 구성 비용이 기업에게 가장 큰 이점으로 부각되고 있는데, 100Mbps 이상의 대역폭을 필요로 하는 대기업에게는 특히 기존 전용회선 대비 50% 이상의 절감된 회선 가격을 제공하고 있다. 한솔아이글로브는 사업 초기에는 기업의 인터넷 접속을 위한 서비스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고, 향후 MPLS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KT도 메트로이더넷 서비스인 ‘코넷 이더넷’에 대한 요금을 확정했다. KT가 확정한 서비스 요금체계는 PC 20대 기준으로 월 60만원이고 60대 PC까지 대당 1만 5000원이 추가되며, 추가 PC 1대 당 1만원이 부과된다. KT는 이를 위해 코넷 인터넷에 가변 10Mbps의 회선 속도를 할당했다. 그러나 KT는 기업 대상 서비스 시점을 내년으로 보고 있다. 하나로통신도 하이밴 서비스 상품을 개발하고, 최근 E1(2.048 Mbps) 1회선 144만원, 1Mbps 97만 2000원으로 회선 가격을 약관에 명시했다. 게임방을 대상으로 하는 하이밴서비스 외에 기업 대상 서비스도 준비중이다. 1~100Mbps로 나눠 서비스 가입자를 모으고 있는 하나로통신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본격적인 기업 가입자 유치에 나설 방침이다. 파워넷으로 명명된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를 추진중인 데이콤도 최근 기본료 30만원에 PC 80대까지 대 당 10Mbps 1만 5000원, 추가 PC 1대 당 1만원으로 가격을 설정하고, 100Mbps 공유 이더넷을 20~30개 게임방으로 연결, 서비스하고 있다. 미루의 조한결 팀장은 “데이콤은 기업 고객보다는 게임방을 주 타깃 시장으로 삼고 있다. 부가세 70만원대면 10Mbps 전용회선 사용이 가능하다. 고객 문의를 취합해본 결과 데이콤 보라 파워넷이 게임방 시장에서는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메가맨 서비스를 발표한 두루넷은 E1 1회선 150만원, 1Mbps 1회선 93만 6000원 등으로 상품 가격을 확정했다. 두루넷은 일반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 대학교,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이더넷 서비스는 40% 할인해 전용 10Mbps 680만 4000원, 100Mbps 2447만 7600원으로 설정한 상태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의 주 타깃 대상을 1차는 게임방, 2차는 신규고객, 3차는 일반 기존 기업 고객으로 보고 있다. 이에 맞춘 별도의 전략과 가격 정책을 준비중이다. 내년 말까지는 모두 메트로 이더넷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 마이그레이션 방안 서비스 업체의 네트워크를 빌리는 방법 외에,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메트로 이더넷으로의 전환은 자체 보유한 네트워크를 마이그레이션하는 방법이 있다. 이런 경우는 별도의 라이선스가 필요하고, 전용회선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지 않은 만큼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아 대기업이 아니고서는 접근이 어려운 몇 가지 단서가 많이 붙는다. 보험사나 대기업 등 서울과 지역 사업장을 별도로 가지고 있는 곳은 충분히 고려해 볼만 하지만, 먼저 메트로 이더넷을 구축할 정도로 트래픽 발생이 많은 지부터 체크해봐야 할 것이다. 많은 컨설팅 업체들은 일반 기업일 경우는 메인 백본만 메트로 DWDM으로 하는 정도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트래픽이 많지 발생하지 않는데 전체적인 네트워크를 마이그레이션하는 것은 무리이고 사치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메트로 이더넷의 자체 구축을 검토하는 기업들이 상당수이지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8대 통신 서비스 업체가 모두 광 임대 사업까지 같이 하고 있어 일반 기업이 끼어들 틈이 좁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를 자체 마이그레이션한 기업으로는 삼성그룹이 유일하다. 삼성의 경우는 광 케이블을 직접 포설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고, 지난해 11월 노텔의 옵테라메트로 5200을 도입해 주요 그룹사를 대상으로 상용 서비스에 들어갔다. 현재 1차로 그룹사 본사급 건물 18개소를 하나로 묶는 작업을 통해 DWDM 강북링과 강남링, 재난복구센터(BRS) 등을 링으로 구성했다. 구축하는 전체 시스템 용량은 80Gbps급으로 건물당 5Gbps 대역폭 할당이 가능하다. 기존 데이터 처리용량의 60배에 달하는 속도이다. 한국노텔의 변광헌 부장은 “그룹 계열사간 IT 자원의 통합추세와 맞물려 전용회선 비용절감 솔루션으로 메트로 이더넷이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DWDM이나 MSPP 기능을 지닌 SDH 장비 가격이 1~2년 전에 비해 최고 60% 수준까지 떨어진 것도 기업이 자체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게 하는 요인이다”라고 밝혔다. LG그룹과 SK도 자체 구축을 위해 마이그레이션 방안을 타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그룹은 DWDM 장비를 이용한 메트로 이더넷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SI 자회사인 LG CNS를 통해 여의도 사옥과 부평 데이터센터를 DWDM 링으로 구성했고, 상반기중에는 전 그룹계열사 사이에도 메트로 DWDM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밖에 드림라인을 흡수한 SK의 경우도 자체 구축할 확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체 마이그레이션 방식을 택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변 부장은 “대기업 그룹사간 화상회의나 멀티미디어 데이터 트래픽 증가에 따라 백본 대역폭을 늘려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고 회선비용을 최소화하는 두 가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이기 때문”이라며, “선두 대기업이 성공적으로 마이그레이션해 활용하면, 그룹사를 중심으로 한 메트로 DWDM 구축이 보다 활기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트로 이더넷이 실제 도입으로 연결되려면 기업의 트래픽 양이 지금보다 월등히 늘어야 하고, 이더넷이 안정적이고 보안 문제에서도 자유롭다는 것을 기업 네트워크 관리자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기업 시장이 구체적으로 열리는 시점은 네트워크 관리자가 메트로 이더넷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는 그 때가 될 것이다. 기업 고객은 메트로 이더넷 전환 시 몇 가지 문제를 놓고 여전히 고민에 빠져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속속 해결책이 등장하고 있어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과 효율성을 먼저 점검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전용회선 고객, 내년 대부분 메트로로 ‘엑소더스’ 현재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를 고려중인 기업 고객이라면 서비스 업체별로 제공하는 상품에 대해 꼼꼼히 살피고 문의해서 결정해야한다. 몇 가지 고려해zq야 할 사항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보안을 포함한 부가 서비스.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된 VoIP, MPLS, VPN, QoS, 보안 등의 부가 서비스 지원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기업 고객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인 보안 문제에 대해서는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해결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고, 네트워크 속에서 다른 트래픽과 섞이지 않을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기술도 많이 나와 있다. 보안 등급 레벨을 설정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둘째, 가격 문제. 지방 사업장을 여러 개 두고 있는 업체의 경우는 전용회선 비용이 엄청나다. 이런 경우는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를 통한 방법을 적극 타진해보는 것이 좋다. 아직은 기업 대상 서비스 가격이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셋째, 안정성 문제. 신기술 도입에 가장 보수적인 금융권은 중요한 데이터의 전송이 많지만, 안정성 때문에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에 대한 검토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의 경우, 대형 은행과 증권사들도 메트로 이더넷 연결을 통해 중요한 데이터 전송을 하고 있는 만큼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고 활용성을 따지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관련 업계는 현재 KT의 TDM 기반 전용회선이 3만 회선, 데이콤이 2만 5000회선 등을 모두 합친 8만 전용회선이 내년 하반기에는 모두 메트로로 대거 이동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기존 전용회선에 비해 속도나 비용, 서비스 측면에서 월등한 만큼 고객의 이동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불과 5∼6개월전과 비교해 볼 때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에 대한 시장, 서비스 업체, 고객 환경이 모두 달라지고 있다. 이 3박자가 잘 맞아 떨어져 메트로 이더넷 시장이 기업 시장으로 파급되면서 성숙 단계로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