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 해도 도시바의 노트북은 그 명성에 걸맞은 대우를 받을 만큼 인기가 있었으나 경쟁사에 비해 더딘 제품 출시와 약화된 유통망 때문에 최근 들어 주춤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번에 출시된 포테제(PORTEGE) 2000은 지금까지 도시바 노트북의 기술적인 명성을 증명할만한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포테제 2000은 세계에서 가장 얇은 B5 크기의 노트북이다. LCD와 본체를 합친 두께는 최대 19mm에 불과하다. LCD를 보호하기 위한 상판의 두께가 큰 노트북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경이적인 수치로 얇아졌다. 얇아진 두께만큼 무게도 1.2Kg로 가볍다. 얇고 가벼운 외형에 비해 노트북 자체의 스펙은 표준 정도의 슬림형 노트북의 사양으로 꾸며져 있다. 모바일 펜티엄 III 750MHz를 탑재했고, 256MB의 메모리와 20GB의 하드디스크를 기본 제공한다. 슬림형 노트북답게 CD-ROM과 FDD는 외장형으로만 장착할 수 있다. 하지만 CD-ROM과 FDD 모두 옵션이기 때문에 별도 구입해야 한다.

얇은 두께를 강조한 제품답게 LCD가 있는 상판은 은색 마그네슘 합금을 사용했고, 키보드와 바닥은 모두 검정색을 사용했다. 상판의 두께는 상당히 얇지만 옆면까지 일체형으로 제작된 금속 커버가 충격으로부터 보호해줄 만큼 충분히 견고한 느낌을 준다. LCD는 180도 젖혀지는데, 이음새가 양끝 부분에만 있어 내구성은 약할 것 같다. 최대 해상도는 1024×768이며, 그래픽카드는 온보드된 메인보드 칩셋의 내장 기능을 사용한다. 그래픽카드부터 사운드카드까지 온보드된 메인보드 칩셋은 도시바의 노트북에서는 그리 보기 흔한 일이 아니다. 그래픽카드용 메모리를 시스템에서 충당하기에 메모리 환경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16MB의 기본 메모리도 온보드돼 있으며 한 개의 확장슬롯으로 충당할 수 있다.
키보드는 노트북의 표준적인 키 배열과 충분한 키 피치를 확보했다. 키 터치감은 뛰어나지만 키의 깊이가 낮아 이 노트북에 익숙해져야만 타이핑의 느낌을 분명히 알 수 있을 정도다. 은색 터치패드는 특별히 흠잡을 게 없지만 도시바 노트북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아큐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았다. 확장 인터페이스는 대부분의 레거시 포트를 제거하고 USB 포트와 D-SUB 출력 등 꼭 필요한 부분에만 한정됐다. 모뎀과 LAN 포트도 기본 제공하는데, 이들 포트는 별도의 커버를 사용해 외형적인 심플함을 연출했다. 특이하게 적외선 포트도 지원하며, 도시바가 표준으로 밀고 있는 SD 카드 슬롯까지 제공한다. 하지만 일반화되고 있는 IEEE 1394 포트를 제공하지 않는 점은 아쉽다.

내장 배터리는 크기만큼 작은 분리형 리튬 폴리머 전지를 채택했다. 작은 용량만큼 사용시간은 2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다만 이를 보완하기 위한 2차 배터리가 기본 제공된다. 착탈식의 2차 배터리는 얇은 본체를 무색케 할 정도로 두껍지만 본체 뒷부분에 장착함으로써 오히려 전체적으로 쓰기 적당한 기울기를 만들어준다. 내장 배터리와 함께 8시간 정도의 사용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작은 용량의 배터리에 대한 불만을 충분히 커버해준다.
작은 크기의 비결에는 2.5인치가 아닌 1.8인치 하드디스크를 사용했다는 점도 크다. 크기도 작고 구동 전압이 3.3V로 낮다. 하지만 이 때문에 하드디스크의 교체시 비용이 많이 들며, 더 큰 용량의 제품을 장착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하드디스크는 바닥에 얇은 금속 프레임 커버를 사용했고 별도의 고무 패드로 쌓여 있어 어느 정도 충격에 대비했다.

내장된 스피커는 모노로만 들리는데, 볼륨이 작고 음질도 그리 좋지 못하다. 이어폰 출력은 그나마 들을 만하지만 미묘한 고주파 잡음이 계속 들린다. 냉각팬의 동작소리는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이며, 하드디스크 특유의 '딱' 하는 소리 이외에는 매우 조용하다. 발열은 얇은 노트북의 구조에도 불구하고 적은 편이다. 도시바 코리아 (www.toshiba-pc.co.kr 02-3404-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