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백업, 백화점에서도 팝니까?

일반입력 :2002/03/23 00:00

박현선

로데오 거리를 끼고 있는 서울 청담동에는 으리으리한 명품 브랜드 쇼핑몰이 즐비하다. 마치 그 입구를 막아선 듯한 갤러리아 백화점도 그 중 하나. 한화유통이 운영하는 갤러리아 백화점은 최고급화를 지향함으로써 다른 백화점과 차별화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갤러리아 백화점 안은 각종 명품으로 가득하지만 데이터 백업과 관련해서는 그렇지 못했다.

지난해 매출 1조 500억원을 기록한 한화유통은 통합 백업 솔루션을 새롭게 구축하기 전까지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을 포함한 전국 7개 백화점과 한화마트 7개점, 전국 25개 점포의 한화스토어 등 핵심 유통 사업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광CD 주크박스에 담아두는 것이 고작이었다.

한화유통 정보기획팀의 김성진 차장은 “서버별로 백업하고 있는 것도 문제였다. 통합적으로 백업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없었다. 예를 들어 IBM 시스템이 들어오면 그에 딸린 백업 소프트웨어로 백업을 받았다. 이런 시스템이 여럿 있다보니 서버별 백업과 광CD 주크박스의 네트워크 백업이 공존했다”고 전한다.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통합 백업의 필요성을 더욱 크게 느껴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DW CRM(Data Warehouse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9·11 테러로 재해복구 솔루션마저 도입하기로 결정되면서 통합 백업 시스템 도입 과정은 변수의 물살에 휩쓸려야 했다.

들쑥날쑥 무체계 백업 ‘탈출구’는?

광CD 주크박스를 고수할 경우의 백업 비용 문제, 금융권만큼 촌각을 다투지 않는 재해복구 시스템. 이 모두를 스토리지텍의 L700, L180 테이프 라이브러리가 해결했다.

한화유통 정보기획팀이 통합 백업 솔루션의 도입을 검토한 것은 지난해 중반경의 일이다. 네트워크를 통해서만 백업 가능한 광CD 주크박스의 백업·복구 속도는 만족스럽지 않았고 사용상 불편함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데이터의 통합 관리가 안돼 공유할 수 없었던 것도 큰 문제.

무엇보다도 데이터 양이 2~3년 새 급증해 백업 시스템의 증설이 요구됐다. 그러나 기존에 사용하던 광CD 주크박스를 데이터 증가에 맞춰 함께 증설하기는 비용이 과다했고, 비용 문제가 아니더라도 데이터의 증가 속도를 도무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광CD 주크박스로 계속 대응하기는 힘들었다.

김성진 차장은 “지난해 중반부터 백업 시스템 증설과 교체를 검토했다. 광CD 주크박스의 용량 확대를 검토했으나 광CD 주크박스를 모두 걷어내고 장비를 바꾸지 않는 이상 앞으로의 데이터 폭증에 대처하기 힘들 것이라는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데이터가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고객 중심의 비즈니스와도 무관하지 않다. 고객 관계 관리가 크게 부상하면서 한화유통도 지난해 CRM 도입을 고려했고 이는 데이터의 증가를 부채질했다.

김성진 차장은 “예전에는 상품 공급이 최우선이었다. 원활한 상품 공급, 경쟁사보다 저렴한 공급이 중요했지만 90년대 후반부터 고객 중심으로 돌아섰다.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이 대거 생겨나면서 경쟁이 심화됐고 어떤 고객한테 어떤 프로모션을 펼쳐서 수요를 더 끌어낼 것인가가 중요해졌다”고 설명한다.

현재 한화유통의 신용카드 회원은 약 30만명, 여기에 문화센터, 수영장, 백화점, 슈퍼, 온라인 쇼핑몰 등 한화유통의 다양한 유통점을 통해 단 한 번이라도 접촉했고 어떤 물건을 구매했는지 특성이 파악되는 고객이 50만~60만명 수준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화유통은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 유모차를 대여할 경우 주민등록증을 맡기고 인적 사항을 기록하도록 돼 있다. 물건 구매와 상관 없이 이런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들어오는 고객들을 통합 관리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이에 지난해 11월 NCR 테라데이터를 도입, 구축에 들어가 캠페인 관리를 접목해 올 8월쯤 오픈할 예정이다.

한화유통 정보기획팀 문기수 대리는 “고객 관리가 가장 중요한 업무로 부상하면서 고객 데이터의 관리와 활용이 중시됐고 이는 DW CRM 도입으로 이어졌다. 또 DW 운영을

위해 실제 데이터 양보다 몇 배 이상의 저장 공간을 필요로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데이터 저장 밀도를 높은 DVD로 미디어만 교체하는 것을 검토하다가 수 TB 규모의 데이터 저장 공간이 필요한 DW CRM 구축이 결정나면서 백업 시스템의 전면 교체가 거론됐다. 이는 기존에 사용하던 광CD 주크박스와 백업 소프트웨어인 ‘콤볼트(Commvault)’로는 대용량 데이터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콤볼트의 장점은 애플리케이션이 온라인 백업을 지원하지 않아도 이를 가능하게 해주며, 디스크의 원시 데이터에서 블록 단위로 복제, 블록 자체의 변경에 대해서만 인크리멘탈 백업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롭게 출시된 서버 시스템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했고 대용량 DW 업무는 중과부적.

네트워크로만 백업해선 복구 차질

구축을 맡았던 한국스토리지텍의 윤준영 차장은 “콤볼트는 네트워크 백업만 가능하다. 광 주크박스에서 광 주크박스로 데이터를 바로 전송하지 못하고 반드시 연결된 서버를 거쳐야 하는데, 복구할 때도 마찬가지다. 대용량 DW 데이터가 네트워크를 경유해서만 복구된다면 시간 손실이 엄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해 9월 뉴욕 테러 사건이 발발하면서 한화유통의 정보기획팀은 광주크박스와 콤볼트를 궁극적으로 포기하게 됐다. 이 사건을 통해 재해복구 솔루션 도입도 검토됐는데 재해복구 솔루션으로서는 콤볼트가 힘에 부친 것이다.

네트워크 기반 백업 구조인 광CD로서는 데이터를 한 벌밖에 복사할 수 없다. 그러나 재해복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최소 2벌의 데이터 복사본이 필요하다. 한화유통은 서울 잠실 본사에 1카피, 장교동에 위치한 한화그룹 전산센터에 1카피씩 백업본을 두기 바랬으나 콤볼트는 한 데이터를 나눠 백업하는 분산 백업만 지원했지, 이같은 멀티카피 기능을 지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반적인 재해복구 방법인 디스크 미러링을 하기도 여의치 않았다. 비용 부담이 클뿐더러 네트워크 백본 인프라를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통업에서 금융권과 같은 실시간 재해복구가 필수는 아니라는 ‘성격차’를 배제할 수도 없다. 24시간 이내 복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결국 테이프 장비를 도입키로 했다.

한화유통 정보기획팀은 테이프 장비를 채택키로 하고 IBM 3584 LTO와 스토리지텍의 L700을 비교했다. 정보기획팀이 더 관심을 둔 것은 고속을 자랑하는 LTO였다. 그러나 오픈시스템 전용인 LTO에 비해 스토리지텍 L700은 메인프레임 환경에서도 사용 가능했고 액세스 속도가 빨랐다.

한국스토리지텍은 “장비 가용 시간이 LTO의 경우 일일 6시간이지만 스토리지텍 L700은 16시간이다. IBM LTO가 미디어를 2차원적으로 추출하는데 비해 원통형 구조의 L700은 로봇이 3차원적으로 미디어를 추출할 수 있다. 이는 스토리지텍의 특허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테이프 라이브러리의 시장 점유율과 구축 노하우, 바코드 인식의 오차를 없애는 바코드 관리 소프트웨어 등도 스토리지텍 L700의 손을 들어주는데 한몫했다.

8월 DW CRM 오픈에도 걱정 ‘뚝‘

이에 따라 한화유통은 통합 백업 솔루션으로 L700 스토리지텍 테이프 라이브러리와 9840 스토리지텍 테이프 드라이브 3개, DLT8000 테이프 드라이브 2개를 도입했다.

L700 하나에 9840 드라이브와 DLT8000 드라이브가 동시에 장착된 것. 9840 드라이브는 회계, 판매, 영업 등 기간계 업무용으로 사용되며 DLT8000 드라이브는 DW용이다.

이와 함께 재해복구 솔루션으로 스토리지텍 L180 테이프 라이브러리와 9840 드라이브가 도입됐다. 한화유통은 현재 베리타스소프트웨어의 ‘넷백업’과 스토리지텍의 테이프 라이브러리로 원격지 복제와 로컬 카피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한화유통의 올해 IT 투자 예산은 90억원. 지난해 네트워크와 백업 시스템을 정비하고 올해는 노후화된 서버와 POS 시스템, 카드 시스템을 정비할 계획이다.

94년 오픈한 카드 시스템은 신용카드의 한도, 승인, 제휴 등 현재 비즈니스 환경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타사 제휴 등 신용/회원 카드 마케팅이 빈번하기 때문에 약 8억원의 예산을 들여 카드 시스템을 정비할 계획.

한화유통은 지난해 연말에 구축을 마치고 현재는 매일 약 800GB 분량의 데이터를 풀 백업받아 2주간 보관하고 있다. 변경분만 백업하는 인크리멘탈 백업분은 당일 저녁에 받아 다음날 일과 중에 장교동 메인센터에 테이프 to 테이프로 보내진다. 유통점에서는 POS 시스템에 데이터를 저장하기 때문에 호스트와 단절돼도 거래에 큰 지장이 없다.

재해복구 시스템 구축에 따라 데이터의 손실도 최대 24시간으로 줄어들었다. 기존에 일주일에 1회 테이프를 소산하던 것에 비하면 신선도가 매우 높아진 셈. 오는 8월 CRM이 구축 완료되면 백업 데이터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