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한 조사기관에서 남녀 관계에서 사람을 가장 매료시키는(Turn-On) 비결을 조사해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건강미와 자신감(조금은 절제된), 약간의 부티나는 여유와 멋, 그리고 창의성"ZDNet 앵커데스크에 처음 글을 올리면서 제목이 이 모양이 되기까지, 필자로선 약간의 마음의 준비를 해야만 했다. 우선 글의 성격에 맞는 타이틀을 고르라는 주문과 함께 담당 기자가 온라인 상에서 글쓰기는 즉각적인 반응이 있어 재미있다고 소개해 주었다. 이건 필자에게는 어쩌면 상당한 압박이면서 난감한 주문이기도 하다. 이 얘기는 사실 반응이 없으면 졸지에 망한다는 소리인데, 무엇 때문에 이런 모험을 해야 한단 말인가? 다른 앵커들을 보니 팔팔 튀는 신세대들로 보이는 데 신체적인 나이(Physical Age)가 조금은 된 필자로서는 점잖은 체면에 잃을 수밖에 없는 게임으로 보인다. 내가 어떻게 그들보다 더 튈 수 있단 말인가?읽을거리가 쏟아지는 요즈음, 신세대들 감각에 맞지 않은 재미없는 글을 올렸다간 눈길을 주긴 커녕 아마도 욕을 바가지로 해댈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나는 젊은 아해들을 반응시키는 방법은 원초적인 본능(?)에 충실하는 것밖에 없다는 육감적인 결론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바로 섹스 어필(Sex Appeal)이다. 이것은 필자가 무슨 객기나 용기를 부리려는 것이 아니라, 작금의 전세계적 현상을 냉철히 직시한 결과이다. 요즘 세상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우리 모두가 다 섹스 어필을 위해 발버둥치는 것 같은 모습이다. 젊은이들의 우상이라 할만한 10대, 20대 연예인들도 각종 TV쇼 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서 보면, 온갖 애교와 과장된 몸짓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끌고 있지 않은가? 이건 다수의 시청자를 하나하나의 잠재적인 연인들로 보고 얼마나 매료시키느냐에 따라 인기가 결판나는 현실에 대한 생존에의 몸부림인 것이다. 우리의 10대들 또한 이를 교감하면서 그들의 섹스 어필에 울고 웃으며, 간접적으로 즐기고 있지 않은가? 특히 오늘날 우리나라 TV 프로그램은 철저하게 섹스 어필의 기본이 통한다는 걸 확인해주는 완벽한 증거물이면서, 또한 이것을 숭배하는 사람들의 기막힌 합작품인 것이다.남녀관계에서 섹스 어필은 사춘기부터 시작해 목숨이 붙어있는 한 영원히 계속되는 평생 사업이란 사실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친구들 사이에도 그렇고, 직장인들도 동료와 상사에게 인기가 있고 어필할 수 있어야 출세를 한다. 정치인들은 선거철만 되면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유권자들에게 갖가지 어필을 하게 된다.이건 비즈니스맨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세일즈맨은 자기의 물건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인상 깊게 어필해서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야 물건을 팔 수 있다. 상대방에게 어필하려면 나의 매력 포인트를 잘 알고, 또한 상대방의 감동 포인트가 무엇인지 잘 알아야 한다. 이걸 손자는 지피지기(知彼知己)라 했고, 20세기 비즈니스 지침서의 하나인 '경쟁전략(Competitive Strategies)'에서 마이클 포터는 '시장 환경을 둘러보고 경쟁자와 나의 강약을 살펴, 기회를 타서 공략하는 전략을 수립하라'고 했다.지금까지 우리는 인간이 사회 생활을 하는 한 모든 인간 관계가 섹스 어필을 바탕으로 전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런데 이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자고 여자고 우리 인류의 찬란한(?) 역사에서 변하지 않는 진리이면서 동시에 동물 세계의 원초적 본능인 것이다. 물론 상대에 따라 어필하는 방법과 수단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상대를 움직여야 한다는 근본 원리에는 다름이 없다. 그래도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기 때문에 여느 동물과는 다른 수준높은 수단과 방법을 활용하지 않으면 안된다.이런 역사적 진실을 21세기 오늘의 시점에서 다시 해석해 보는 것이야말로 섹스 어필의 비결을 탐구해 내기 위한 나의 숭고한 미션이다. 요즘 서양에서 '섹스 어필'이란 단어는 더 한층 폭넓게 쓰이고 있다. 사람뿐 만이 아니라 물건이 맘에 쏙 들 때도 매우 어필한다는 뜻으로 이렇게 표현하곤 한다. 그렇다면 과연 최고의 섹스 어필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을 보자. 그들은 섹스 어필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꾸밈없는 어린이들의 얼굴은 그 자체가 아름답고 천사같은 따사로움이 완벽하게 어필해 온다. 그들은 자연스럽고 순수하게 받아들인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들은 강하다. 아마 가장 위대한 섹스 어필은 순수한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사랑과 Care같은 것이다.그러나 여기에서 본격적으로 섹스 어필 예찬론을 설파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비즈니스 얘기로 돌아가 보면, 필자는 5년 전 비즈니스를 시작한 이래 '세일즈란 무엇인가?'하는 것이 비즈니스에서 최고의 숙제로 남아있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최고의 세일즈 전략이 무엇인지를 섹스 어필의 기법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고 있는 것이다. 섹스 어필 전략의 기본은 무엇보다 먼저 나의 상품을 멋지고 내실있게 만드는 것이다. 좋은 물건이란 돈을 주고 사는 사람이 결정한다. 사는 사람에게 어필하는 경쟁력있는 상품을 만들려면 남보다 뛰어난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 남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물건을 만든 경우, 요행히 물건을 팔았다 해도 결국은 자기 고객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자기의 고객 기반을 와해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해외의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비즈니스 볼륨의 70% 이상이 기존 고객에서 나온다고 하는데, 이는 기존 고객들이 등을 돌리면 회사는 불행하게 되고 만다는 사실을 내포하고 있다. 더욱이 나쁜 경험을 한 사람은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유포하게 되고, 그 기업은 신뢰를 잃게 된다. 자기가 생각해도 별 볼 일 없는 물건을 팔고 있는 벤처는 오늘 우리 벤처 기업을 사기꾼 집단으로 몰리게 해 결국 우리 전체의 신뢰를 약화시킨다.일단 좋은 물건을 만들고 난 후에는 자기 상품에 대한 신뢰를 본인 스스로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본인 스스로도 확신이 없는 상품을 과연 남이 사줄까? 세일즈맨이 자기 물건을 잘 팔기 위해서는 자기 제품에 대한 셀링 포인트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 자기 제품에 대한 스스로의 믿음은 나의 제품을 신뢰하는 고객에 대한 신성한 약속인 것이다. 인터넷 거품이 사라진 요즈음, 벤처 기업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한다(Back to Basics)는 명제에도 우리의 섹스 어필 모델은 훌륭히 부합되지 않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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