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덱스, e-Biz 모범생「환골탈태」

일반입력 :2002/01/29 00:00

eWEEK

시장 선점에 따른 혜택이 예상보다 못한 경우도 있다. 지난 봄 월가는 B2C 혁명에 동참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페덱스(FedEx)를 비난했다. 컨설팅 업체인 사게자 그룹(Sageza Group)은 페덱스의 경쟁 업체인 UPS(United Parcel Service)가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물품 배송의 55%를 차지했으며, 페덱스는 고작 10%만 점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페덱스가 정체 상태에 처해 있다는 경고였다. 오래 전 업계 최초로 추적 애플리케이션과 웹사이트 등 전자상거래 기술을 정비했던 페덱스는 올해 국제 배송을 기획·실행해 기업 고객들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해주는 온라인 툴 개발에 착수했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페덱스는 IT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15억 달러의 연간 IT 예산을 지출하고 있다. e-비즈니스 부문에서 비아냥의 대상을 벗어나 진정한 선두 주자로 부상했다는 사실 때문에 페덱스는 올해의 eWEEK 패스트트랙 500대 혁신 기업 목록에서 2위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페덱스는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때 인터넷을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했을까? 현재 페덱스 익스프레스 배송 서비스를 통해 하루에 전송되는 우편물은 330만 건에 달하는데 이 중 70%가 온라인으로 처리된다. 지난해 경쟁 업체들이 닷컴 기업들만 바라보고 있을 때 페덱스는 e-비즈니스 업계의 혁신적인 업체로 거듭나기 위한 세부 작업을 추진했다. 페덱스는 e-비즈니스와 관련된 고객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고객 지향적인 온라인/무선 애플리케이션을 발표했다. 또한 대형 고객들의 인터넷 사용을 가속화했으며, Wi-Fi(802.11b), 블루투스,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애플리케이션 등 최신 기술을 지속적으로 구현했다. 페덱스의 수석 부사장 겸 CIO인 로버트 카터는 “경기나 사업 여건에 관계없이 고객 지향적인 기술 개발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 지향적인 e-비즈니스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는 올해 초 시작된 페덱스의 ‘글로벌 트레이드 관리자(Global Trade Manager)’ 서비스를 들 수 있다. 이는 국제 배송을 제공하는 온라인 툴을 지원한다. L.L.빔(L.L.Beam)과 같은 업체는 자사 고객들이 ‘랜디드 코스트 에스티메이터(Landed Cost Estimator)’ 같은 페덱스의 툴에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물품을 미국 이외의 국가로 배송할 경우 지불해야 하는 세금 등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해준다. 이 툴이 개발되기 전까지 페덱스는 고객들을 위해 세금을 미리 지불하고 추후에 이를 고객들에게 청구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다. 내년 초 페덱스는 국제 배송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온라인 문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페덱스는 현재 어도비 아크로뱃 문서 형태로 통관 양식 서류를 제공한다. 고객들은 이를 인쇄해 텍스트를 입력하고 직접 발송해야 한다. 그러나 온라인 문서 서비스로 인해 20여개의 주요 국가에 물품을 수출하는 고객들은 온라인으로 양식을 작성하고 인터넷을 통해 적절한 세관에 물품을 직접 배송할 수 있게 됐다. UPS 제치고 IT 선두 탈환페덱스는 B2B 혁신을 통한 경쟁에서도 앞서고 있다. UPS는 온라인 고객 문서 서비스를 미국과 푸에르토리코 지역의 일부 고객들에게만 제공한다. 백엔드 시스템 개선, 인터넷 활용 등 페덱스의 고객 지향 기술은 신규 고객 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페덱스는 고객들이 전용회선이나 EDI(Elec-tronic Data Interchange) 등을 통한 배송, 추적, 물류 시스템과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공한다. 현재 페덱스는 고객의 규모에 관계없이 XML(eXtensible Markup Language)을 통해 인터넷에 연결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재 대기업 고객들의 절대 다수는 전용회선을 사용해 페덱스 시스템에 접속하고 있다. 카터는 “웹이나 XML을 사용해 페덱스와 거래하는 우량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덱스의 외적 혁신은 광범위하게 분산된 IT 인프라스트럭처와 이를 지원하는 예산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전세계의 5000여명에 달하는 IT 그룹 인력과 연간 15억 달러의 예산을 투자해 페덱스는 e-비즈니스 업계의 혁신적인 업체로 자리잡았다. 올해 들어 페덱스의 IT 부서는 블루투스나 무선LAN처럼 통신 업체들이 근거리 구성으로 통해 사무실을 연결할 수 있는 무선 기술을 추가로 테스트하고 있다. 페덱스는 Wi-Fi 무선LAN으로 사무실을 연결해 개발 그룹이 회의실에서 무선으로 협력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 침체로 인해 페덱스가 투자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만 카터는 혁신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카터는 “사업의 우선 순위를 다시 정해야 하겠지만 e-비즈니스 부문의 선두 자리는 결코 포기할 수 없다. 우리는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