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콜센터, CTI 시장 견인차

일반입력 :2001/11/01 00:00

전만환 기자

국내 CTI 시장 규모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는 CTI를 기반으로 구축되는 콜센터가 기업의 전체 SI 프로젝트의 일부로 포함될 수 있고, 대체로 하청·재하청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가늠하기가 어렵기 때문.

로커스의 ECS사업본부 기업영업팀 송천식 과장은 “콜센터도 SI 프로젝트의 성격을 띄고 있어 복마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복잡한 계약 절차와 업무 하청 등으로 얽혀 있어, 시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몇몇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포함시킬 것인지, 배제할 것인지에 따라 시장 규모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하드웨어만 따져 봤을 때 음성 교환기(PBX), CTI 서버, 음성녹음장치, CTI 보드 등 장비 중 어디까지를 CTI 시장 매출로 보느냐에 따라 시장 규모는 달라진다. 소프트웨어는 CTI 미들웨어, 관련 애플리케이션, 부수적인 툴 등에 따라 업체간 매출과 시장 상황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국내 CTI 시장은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보유하고 CTI 전문 구축업체들을 중심으로 설명할 수 있다. 엔써커뮤니티, 예스컴, 로커스, 예스테크놀로지, 카티정보, 시스윌, 엠씨글로벌(구 오성정보통신), 삼보정보통신, 이모션아이앤씨 등 10여 업체들이 활발한 영업을 펼쳐 왔다. 이외에 삼성SDS, 쌍용정보통신 등 SI 업체들의 활동도 두드러지고 있다.

PBX와 상담원 사이에서 콜의 제어를 포함해 콜 분배·라우팅 등 기능을 담당하는 CTI 미들웨어 분야에선 제네시스 코리아와 넥서스커뮤니티가 눈에 띄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PBX 시장은 어바이어 코리아와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CTI 보드는 인텔다이얼로직 코리아가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인터보이스, 알티젠 등 해외 업체들이 주로 합류하고 있다.

이런 분류만으로 CTI 업체들을 모두 설명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로커스는 PBX, 음성녹음 장치 등 하드웨어를 공급할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미들웨어까지 보유하고 있다. 로커스는 최근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영역에 강세를 띄고 있는 넥스트웨이브를 인수, CTI 전 분야에 걸쳐 자체적으로 토털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엔써커뮤니티의 경우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 컨설팅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 주력하고 있으며, CTI 기술에 특화된 콜센터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또 넥서스 커뮤니티는 솔루션, SI 분야의 시장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기존의 CTI 솔루션과 구축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자사가 기술적인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미들웨어 분야에만 집중하고 있다.

예상 매출 목표치 하향 조정

CTI 분야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매출을 모두 합친 올해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00억원보다 조금 상승한 약 2000억원 규모로 업계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중 하드웨어 매출 비중은 약 40∼50%, 소프트웨어는 30∼40%, SI 등 기타 매출이 10∼15%를 차지하는 정도로 볼 수 있다.

국내 주요 CTI업체 현황

연초부터 본격적으로 불어닥친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IT 투자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돼 CTI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기는 마찬가지. 대규모 좌석수가 필요한 통신업체와 금융권 프로젝트가 대부분 지난해까지 완료됐기 때문에 신규 수요는 드문 형편이다. 반면 CTI 관련 업체 수는 호황기에 더욱 늘어나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90년대 말부터 이 시장에 신규 참가한 업체가 대폭 늘어났기 때문에 개별 기업으로 봐선 매출과 수익성이 하락했다. 시장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CTI 업체만 증가해 저가 경쟁도 벌어지고 있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부분적인 업그레이드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중소기업 또는 소규모 콜센터 수주 건수가 늘고 있는 현상은 고무적이다. 특히 20∼50석 규모의 소형 콜센터 구축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다는 것. 이런 측면에서 CTI 시장 규모는 다른 산업군에 비해 비교적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했다고 볼 수 있다.

예스컴의 마케팅팀 민현경 부장은 “CTI 전문업체들은 대체로 10% 안팎의 비슷한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상반기 매출은 상위 업체들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인 50∼100억원 정도의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CTI 시장은 업체들의 매출액이라는 산술적인 기준만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수요는 어느 업체가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느냐에 따라 일시적으로 등락이 달라질 정도로 선두 다툼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기 때문.

주요CTI업체들의 매출액 추이

대체로 금융권에선 IBM의 CTI 분야 협력사인 예스컴을 포함해 엔써커뮤니티, 카티정보 등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통신업체들의 경우 로커스, 쌍용정보통신, 예스테크놀로지 등이 다수의 레퍼런스 사이트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 8월 완료된 3개 신생 홈쇼핑 업체의 콜센터 구축 프로젝트는 엔써커뮤니티가 우리홈쇼핑(150석), 로커스가 현대홈쇼핑(200석), 카티정보통신이 농수산TV(150석)를 각각 수주했다.

CTI 업체들은 지난해처럼 호황을 기대하고 올해도 2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반기 실적이 저조함에 따라 최근 매출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연초부터 묶어뒀던 IT 예산이 조금씩 풀리면서 다소 숨통을 트일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수정된 매출 목표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진출, CRM 겸업 등 활발

올해 들어 또 하나 특기할 만한 현상은 지난해부터 서서히 불붙기 시작한 CTI 업체들의 외국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됐다고 판단, 업체간 경쟁에 비해 수요가 줄어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기 때문.

여기에는 국내 CTI 솔루션이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할 만큼 기술력에서 자신 있다는 전제도 깔려 있다. 넥서스커뮤니티, 로커스, 엔써커뮤니티, 등 업체들이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 직·간접적으로 콜센터 관련 수주를 따내고 있다.

넥서스 커뮤니티의 마케팅팀 박선주 과장은 “국내 CTI 업체들의 기술은 IT 선진국들과 비교하더라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은 국내와 마찬가지로 CTI 시장이 성숙됐기 때문에 신흥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에서 최근 콜센터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인도, 동남아 등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IT 산업에 비해 CTI 시장이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덜 받은 건 CRM 시장 성장에 힘입은 점도 무시할 수 없다. CRM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고객 정보를 수집, 분석, 추출하는 캠페인 채널로 콜센터가 각광받고 있는 것. 이미 존재하는 콜센터를 통해 어렵지 않게 고객의 성향을 파악하고 캠페인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CTI는 기존의 단순한 전화 콜센터에 전자우편과 인터넷을 통합한 ‘인터넷CTI’를 뛰어넘어 ‘컨택 센터(Contact Center)’라는 개념으로 정착되고 있다. 콜센터가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수동적인 응대만 해왔던 것을 탈피해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다가간다는 의미에서 아웃바운드 콜센터의 기능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 이런 이유로 기존 콜센터의 일부 모듈만 업그레이드하려는 수요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편 콜센터의 역할이 커지면서 CTI 미들웨어의 중요성도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지금까지 미들웨어는 PBX의 콜 처리를 위한 기본 기능만 강조됐지만 인터넷, CRM 등과 결합되면서 지능형 콜 라우팅, 고객정보 팝업, 예측 다이얼링 등 기능 면에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자체 개발한 CTI 미들웨어 엔진을 보유하고 있는 넥서스 커뮤니티도 자사 미들웨어 제품의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내세워 제네시스가 독주하고 있는 시장을 적극 공략, 시장 점유율을 30%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외에도 엔써커뮤니티, 로커스 등 미들웨어를 보유하고 있는 CTI 업체들도 이 분야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 IBM으로부터 ‘콜패스(Call Path)’ 사업부를 인수, 미들웨어 분야의 절대강자로 나선 제네시스는 글로벌 시장 뿐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굳힌다는 입장. 이를 위해 제네시스 코리아는 자사 ‘g6 스위트’ 제품군의 뛰어난 안정성과 성능을 토대로 기존 한국IBM의 콜패스 고객도 확보, 국내 시장을 주도해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