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켓업계 글로벌 M2M 지지부진

일반입력 :2001/07/16 00:00

이선기 기자

국내 대표적인 e마켓플레이스업체들이 국가간 M2M(Marketplace to Marketplace) 연동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내걸고 해외 유수의 글로벌 e마켓과 추진해온 전략적 제휴가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동안 엔투비, 지티웹, 켐크로스 등 국내 e마켓 3사는 각각 MRO소프트웨어, 차이나EB, 케메치 등 MRO와 화학 부문에서 세계적인 e마켓들과 손잡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다고 발표했으나 실제로 e마켓 시스템의 연동작업을 시작한 곳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엔투비(대표 주진윤)는 지난 5월초 미 MRO소프트웨어와 포괄적 협력관계를 맺기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면서 자사의 e마켓인 기업물품거래소(www.entob.com)와 미국의 대표적인 MROe마켓인 엠알오닷컴(www.mro.com)을 M2M으로 연동시킬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 회사는 또 MRO소프트웨어측의 설비관리 시스템인 ’MAXIMO’를 엔투비의 국내 구매사 및 공급사들에게 온라인임대서비스(ASP) 형태로 제공하고 e마켓 관련 컨설팅 및 공동마케팅도 전개하겠다고 밝혔으나 이 역시 세부적인 협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엔투비측은 “일단 국내시장에서 기반을 다지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해외 진출 부문은 당분간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면서 “현재로서는 배너광고 교환정도를 고려하고 있으며, 월 거래량이 200억원 정도로 늘어나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면 그때가서 M2M을 재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티웹코리아(대표 정태기)도 중국 최대 규모의 B2B 전문업체 차이나EB와 지난 3월 전략적 제휴를 체결, 한국과 중국의 사이버장터를 잇는 국가간 M2M을 처음으로 개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으나 이 역시 ’이름 뿐인 제휴’로 그치고 있다. 지티웹 관계자는 “차이나EB측의 준비가 아직 덜 된 관계로 일정에 차질을 빗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M2M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차이나EB와 계약 당시 “그동안 국내 B2B기업들이 해외업체와 상호 지분을 공유하거나 파트너쉽 강화를 위해 느슨한 형태의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경우는 많았지만, 실제로 e마켓 시스템을 연동시키는 것은 처음”이라며 호언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 회사의 현재 입장은 상당히 후퇴한 셈이다. 지난 2월 미국 최대 석유화학 전문 e마켓 케메치(www.chematch.com)와 제휴한 켐크로스 닷컴(대표: 차선녕)도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켐크로스는 당초 올 상반기 내에 M2M 연동을 끝마칠 계획이었으나 일단 연말까지도 시기를 늦춰놓고 있는 상태다. 회사측은 “실시간 정보 공유 시스템으로 아시아와 미국 고객사들을 묶어 시너지효과를 발생시키고, 시스템을 상호연결하는 S2S (system to system)를 추진하고 있으나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가간 M2M 연동 추진이 어려움을 겪는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마켓플레이스 업체들이 정확한상황 판단 없이 무분별하게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보스톤컨설팅그룹의 강상국 부사장은 “막연한 기대감으로 M2M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은데 추진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과투자 발생 등으로 결국 사업포기까지 이르게 된다”며 “제휴에 앞서 보다 냉정한 상황 판단을 통해 투자규모 등을 충분히 고려한 후에도 사업성이 있을 경우에만 선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마켓플레이스 운영자들이 M2M을 헤게모니 장악으로 이해해 주도권 확보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아 사업 추진이 어렵다”며 “M2M으로 마켓플레이스를 활성화시킨다는 목표를 분명히 해야 유연한 상황대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M2M이 국가간 거래인 만큼 무역 관련 시스템과의 연계가 필수적인데 반해 마켓플레이스 업체가 이에 대한 이해가 미흡한 것도 M2M 실현에 장애요인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의 한학희 부장은 “국가간 거래의 경우 상품 이동에 따른 문서 표준화, 물류, 금융 등 무역시스템과의 연계가 필요한 반면, 대부분의 마켓플레이스들이 이를 간과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