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M 도입, 비싼 수업료 치른 만큼 효과 있나?

일반입력 :2001/04/09 00:00

진정란 기자

'태양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최근 인터넷 비즈니스의 주요 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을 두고 하는 말이다. 고객 관리는 기업의 기본 업무 영역 중 하나로 기업의 성패가 여기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CRM은 고객 관리 영역에 도입된 IT 기술의 집약체이며, CRM 솔루션 도입은 IT 기술 도입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CRM 솔루션 도입은 크게 4단계로 나뉜다. 1단계에서 기업진단 컨설팅 작업이 이뤄진다. 이때 기업의 내·외부 요소를 파악, 기회 요소와 위험 요소를 분석, 시장 전략, 조직 역량 강화 전략 등을 도출해낸다. 2단계에서는 1단계 작업을 통해 얻어진 결과를 기반으로 기업 변화 요인을 유추, CRM, ERP 등 비즈니스 컨설팅을 구체화시킨다. DB 밴더나 CRM 솔루션 밴더가 참여하는 것은 2단계부터이다. 그리고 3단계에서는 고객 분석을 위한 IT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고, 4단계에서는 채널 솔루션 도입과 각 채널별 통합화 작업이 진행된다. 채널 솔루션은 각 기업의 영업 환경에 따라 POS, ATM, 콜센터, 웹 등 다양해진다.단계별 CRM 솔루션 도입 과정이 진행되면서 지적되는 문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인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 부재이다. '고객 성향을 분석하고, 고객과의 다양한 접점을 통합 관리하면서 어떻게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집행할 것인가'의 문제는 바로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과 이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은 CRM 솔루션을 도입하면서 전략적인 측면을 놓치고 있다. "마케팅 기획력이 가장 중요하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장기적인 전략이 없다면 전문 컨설팅 업체나 CRM 솔루션 업체의 지원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한국NCR 마케팅 담당 김희배 과장의 설명이다. 또한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조직적 지원 또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사안이 사안인 만큼 기업의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부서별로 고객 채널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한국 기업의 실정을 고려한다면 사실 채널별 통합화 작업은 요원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므로 최고의사결정권자로부터 힘을 부여받는 상위조직이 장기적인 CRM 구축 전략을 수립, 단계별로 실천 계획을 수행해 나가야 한다. 많은 기업이 데이터웨어하우스를 구축하고, CRM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다. CRM이라는 단어의 남발 만큼이나 CRM 솔루션의 종류는 왜 그렇게 많은 것인지. 분석 CRM, 운영 CRM, eCRM, mCRM 등. 최근에는 금융이나 유통분야의 대기업 뿐만 아니라 닷컴기업도 CRM 솔루션 도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과연 CRM 개념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게다가 웹은 기업이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여러 접점 중 하나일 뿐이다. 그리고 웹이라는 채널이 실제 기업의 영업 활동과 매출 증진에 얼마큼 효과적인지 증명되지 않았다. 장기적인 기업의 포트폴리오 전략없이 그저 유행을 따라가는 데 급급해 하는 우리 기업들은 언제나 냄비 근성을 버릴 수 있을까. 동네 구멍가게보다 더 나을 게 없는 고객 서비스를 하면서 돈은 수억, 아니 수십억을 들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