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건 정말 힘들었다"고 말하는 유는 자신이 '아이디어 맨'에 가까웠다고 인정하면서도 해고 조치를 따랐다. "무(無)에서 회사를 일궈낸 사람이 당신이라면, 선반에 상품을 들여놓고, 바닥을 쓸고, 들어오는 소비자들과 유대관계를 맺었던 사람이 바로 당신이라면, 그런 회사를 떠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결국 유는 공연히 애만 썼던 것이다.그러나 유는 CEO 자리에서 물러난 지 1년도 채 안돼 제자리로 복귀했으며 파산법원에서 거준타이트 자산의 상당 부분을 되찾았다. 이제 그와 그의 새로운 파트너들은 5개 실물 상점과 함께 거준타이트를 다시 운영하고 있다.자리에서 물러났거나 자신의 기업을 매각한 일부 다른 기업 창립자들도 이와 똑같은 행보를 걸으면서, 점점 혼잡해지는 전자상거래 난장판으로부터 자신들의 독창적인 제품들을 지키고 있다. 흔들리는 경제, 특히 전자상거래에 불어닥친 한파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창립했던 이런 초창기 벼락부자들은 모두 그들 회사를 믿었다. 심지어는 회사가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간 다음에도 말이다.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수많은 우량 기업들이 지난해에 불어닥친 닷컴사 정화 바람으로 불량기업들과 함께 휩쓸려나갔다는 점을 인정한다. 웹 기업들이 자금을 날려버리는 것을 보다못한 후원자들은 이 부문에서 손을 떼고 자금을 회수해갔다. 만약 회사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받았더라면 살아남았을 기업들이 자금난을 겪고, 다른 기업들과 함께 파산했다.회사를 되살리기 위해 전자상거래 분야로 되돌아온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온라인 애완동물 전문점인 플라잉 피시 익스프레스(Flying Fish Express)를 펫츠닷컴(Pets.com)에서 다시 인수한 에릭 실버맨과 헬쓰 정보 사이트인 사이트라인(Citeline)의 조르바 리버맨이 있다.그들은 90년대 후반의 놀랄 만한 인터넷 시대사조의 일부였을 뿐 아니라, 20대 기업가 군단의 일원이었고, 첨단 기술을 내놓으면서 떼돈을 벌었다. 자기 자신의 테크 기업을 소유하는 것은 실리콘 밸리의 '괴짜들'에게는 하나의 월계관이었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런 상황을 단적으로 표현했다. "자신의 기업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면, 당신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인가?"도약의 기회를 잡아라!기업들과 그 창립자들은 서로의 성격이 뒤얽히면서 유명해졌다. 사실, 창립자의 이름이 회사 이름과 동일시되곤 했다. 개인적인 관계 역시 회사와의 유대를 강화시켰다. 창립자는 최고 간부들 및 직원들과 돈독한 친분 관계를 형성했을 것이다.리버맨은 사이트라인을 다시 사들인 것에 대해 "거기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나는 직원들을 유지시키고 새로운 회사 사무실을 찾고 돈을 벌고 싶었다"고 밝혔다.어떤 애널리스트들은 리버맨의 행위 동기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인터넷 조사 기업인 IDC의 연구 담당 매니저인 조나단 고는 "행위 동기의 대부분은 자만심이다. 이런 사람들 중에는 '나는 올바른 때와 장소를 만나 부자가 된 것이 아니다. 나는 정말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라는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에게는 이번이야말로 만회할 기회인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한다"고 주장했다. 고는 컴백한 기업들의 운명이 두 번째라고 해서 더 나아질 것인지 의심하고 있다.그는 "인터넷 혁명으로 나온 아이디어가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그것들이 전부 좋은 사업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실버맨의 경우, 플라잉 피시 익스프레스는 사업이 잘된 편이었다. 그는 1997년 3월 온라인 애완동물 상점을 열고 처음에는 살아있는 수중 물고기를 팔았다. 2년 후, 투자자들이 어떤 닷컴 벤처에든지 투자하던 시절에 29세의 실버맨은 플라잉 피시를 펫스토어닷컴에게 매각했다. 실버맨은 펫스토어가 기꺼이 지불하려한 금액이 상당한 액수여서 놀랐다는 말을 할 뿐 구체적인 매각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그는 "수백만 달러 계약이었다"라고만 말했다.플라잉 피시는 작년 7월 펫츠닷컴이 펫스토어를 인수했을 때 다시 한 번 소유자가 바뀌었다. 그러다가 작년 11월 펫츠닷컴이 도산했다.펫츠닷컴의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플라잉 피시 운영을 감독하는데 조력했던 실버맨은 자신이 딜레마에 빠졌었다고 말했다. 그의 회사였던 플라잉 피시가 펫츠닷컴의 청산 과정에서 매각 대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 회사를 인수해서 지킨다는 것은 위험부담을 안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인터넷 소매기업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문을 닫는 것 같았고 온라인 애완동물점 부문에서는 특히 상황이 불리했다.실버맨은 "회사를 쓰러지게 놔두는 것은 비극적인 사건이었을 것이다. 특히 그 회사가 훌륭한 자산이라는 것을 알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그는 결국 자신이 펫스토어측에 매각할 때 받았던 금액보다 훨씬 적은 액수로 회사를 다시 사들였다. 플라잉 피시는 자신이 처음에 소유하던 때보다 규모가 더 커졌다고 한다. 직원이 9명에서 23명으로 늘어났고 훨씬 더 많은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버맨은 정확한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물론 감정적인 애착도 있었다. 그 회사는 열정의 소산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도 수익성도 갖고 있었다. 나는 사업가다. 플라잉 피시는 내가 매각했을 때보다 훨씬 더 실속 있는 회사가 됐다."그 증거로써, 실버맨은 플라잉 피시를 다시 소유한지 두 달도 못돼서 2주 전에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한 투자 단체에 이 회사를 재매각했다. 그는 재차 이익을 봤지만, 그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플라잉 피시는 처음부터 흑자였다. 새로운 오너와 상관없이 전직원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모두가 이익을 본 것이다."리버맨 역시 자신의 회사인 사이트라인을 다시 매각하려고 한다. 1996년에 설립한 이후, 리버맨은 보건 산업을 위한 웹 검색 제품을 만드는 이 회사를 1999년 메디리스크(MediRisk)에게 1300만 달러에 매각했다.작년 11월 메디리스크가 파산했을 때, 리버맨은 자신이 매각 당시 받았던 금액의 일부만 주고 파산법원으로부터 회사 자산을 빼냈다."아무도 그 자산에 대해 입찰하지 못했다. 나만큼 그 회사를 잘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익을 내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지만 나는 안다. 나는 처음부터 이 회사를 수익성 있게 운영하는 방법을 알 수 있었다."그는 사이트라인을 '실질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수익성을 갖췄다. 전체 7명의 정규직 사원들이 각자 자기 집에서 일한다. 게다가, 한 직원은 집에서 회사의 IT 조직을 운영한다.호된 경험으로부터 얻은 교훈리버맨과 유는 둘 다 이번에는 흑자를 내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한다.유는 사치품 소매 체인인 샤퍼 이미지(Sharper Image) 사장이었던 크레그 워맥에게 다시 탄생한 거준타이트를 운영해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유는 거준타이트가 소비를 줄이고 예전보다 훨씬 적지만 보다 현실적인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전이라면, 이런 얘기는 이설(異說)로 여겨졌을 것이다. 그 당시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것은 소비자들을 확보하고 브랜드네임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많은 웹 기업들이 광고와 마케팅으로 엄청난 자금을 소비했다.예컨대, 유는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카고에서 실물 상점을 운영하는 거준타이트가 최소한 6개월은 기다린 다음에야 거준타이트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그 때까지 거준타이트는 자사 소매 상점에 자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샌프란시스코 상점에서는 파산 후 거의 비어있던 진열대가 다시금 공기정화기 박스와 흡입약병으로 채워지고 방향제 스프레이가 감미로운 향기를 퍼뜨리고 있다.1999년 9월에 고용된 샌프란시스코 상점 최초 매니저인 쉐넌 반즈에 따르면 유가 복귀한 이후 직원들의 사기도 높아졌다고 한다. 반즈는 자신과 대부분의 샌프란시스코 근무 직원들이 암울한 기간 중에도 거준타이트에 남아있었다고 밝혔다. 그 당시엔 언제 일자리를 잃을지 아무도 몰랐다고 한다."그는 몇 달 전에 복귀해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들을 잘 알고 있다. 그가 이 사업에 애착을 느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유는 자신이 곧 사업의 재미에 빠질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유는 "옛 애인이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마치 옛 애인이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당신 곁을 떠나게 했던 그 남자는 좋은 사람이 아니었어요. 당신이 돌아오길 바래요'라고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