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스 가이드] IP PBX

일반입력 :2000/12/18 00:00

송원준 기자

IP PBX는 이미 오래 전부터 그 필요성이 거론돼 왔고, 노텔, 어바이어와 같은 대형 벤더들을 비롯한 국내 중소업체에 이르기까지 시장의 급성장을 기대하며, 제품 제작에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기대는 자꾸 어긋나 국내 IP PBX 시장은 아직 태동기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는 하나 이 또한 미약한 추세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향후 음성과 데이터 네트워크의 만남은 필연적이라고 말한다.

비용·관리 등 성장 가능성 다분

IP PBX를 이용하면 WAN을 통해 장거리 통화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규제가 심한 시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업체들은 규제를 받지 않는 시장에 비해 높은 세금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두 시장 모두 IP와 같은 데이터 서비스 연결에는 비교적 낮은 과세구조를 갖기 때문인데, 이것은 통신비용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런 과세 불평등을 이용해 많은 통신업체들이 사용자에게 인터넷 전화나 IP 게이트웨이를 사용해 상당히 절감된 장거리 전화 요금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모든 WAN 연결, 인터넷, 지역 통화, 장거리 통화 등을 단일 라우터나 게이트웨이 장치를 이용해 통합 관리함으로써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데이터와 음성 네트워크의 통합은 새로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원활히 만들어 사용자가 보다 효과적으로 작업을 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한편으로는 시스템 구입 및 운용비용도 절감 시켜주는 역할도 하게 된다.

물론 현재로선 LAN PBX를 구축하기 위한 비용이 기존 PBX 구축비용 보다 더 높다. 하지만 이 시장이 지닌 잠재력은 시스템 구입비용 모델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이외에도 기업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설 수 있는 IP PBX의 장점은 두 개의 네트워크를 관리하던 것을 단일화시킴으로써 얻는 관리비용의 절감 효과일 것이다. 또한 운영면에서도 IP PBX는 IP 네트워크와 동일한 툴을 사용하므로 기존 네트워크 관리자들에게 새로 시스템 설치, 관리에 대해 교육할 필요도 없다.

2001년 IP PBX 시장 원년될 전망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업체와 외국 벤더들은 한결같이 내년을 IP PBX 시장의 변환기로 생각하고 있다.

LG전자 디지털네트워크 사업부 박복수 차장은 LG전자는 올 하반기까지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업체인 브리지텍과 대형 벤더인 알카텔도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에 IP PBX 관련 제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업체들의 이런 움직임은 IP PBX 시장이 내년에 커질것이라는 기대 속에 시장 선점 문제를 놓고 벌이는 경쟁의 한 양상이다. 어바이어의 변수만 이사는 한국 IT시장의 변화는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빠르다. IP PBX도 어느 순간에 갑자기 타오를 것이다. 이에 대비해 어바이어도 제품을 모두 갖추고 시장공략의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국내 IP PBX 관련 개발 업체들은 유럽 등지의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제품 개발에 몰두해왔다. 따라서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도 이미 세계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가고 있다.

SL시스템즈의 권순영 팀장은 SL시스템즈는 이미 5년 전부터 IP 기반 PBX에 대해 연구, 개발을 하기 시작했다며, 현재 순수 국내 기술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있으며, 효율성과 단일성을 높이고자 음성, 화상, 데이터를 연결해 줄 수 있는 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LG전자의 박차장은 외국의 대형 벤더들도 아직 개발해 내지 못한 라우팅과 스위칭 기술이 통합된 IP PBX 제품을 현재 생산 중에 있다며, 이 제품으로 내년은 3000만 달러의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업계에선 드물게 자체 기술로 IP/unPBX의 기반이 되는 칩 보드를 생산하는 한국GMX와 같은 업체는 IP 기반의 PBX 업체들에게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원천 기술을 제공해 국내 제조업체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IP PBX 확산의 선결과제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IP PBX의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고려돼야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구매자들에게 가장 민감한 가격문제를 들 수 있다. 단적인 예로 아직까지 IP 폰의 가격이 기존 전화기의 가격보다 평균 5∼10배까지 비싸다. 또한 죽어도 죽지 않는 통신이라는 안정성에 대한 신뢰 구축이 구매자들 사이에서 인식돼야 한다.

대부분의 IP PBX 제품들이 이중화 장치로 네트워크 두절시 자동으로 PSTN으로 옮겨가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또 이 문제는 네트워크 관리자가 리던던시 설계와 여유분의 스위칭 노드를 마련해 놓으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또 다른 지적으론 QoS와 관련된 인프라 환경이 제대로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20년간 PBX 사업을 해온 ECS텔레콤의 현해남 사장은 가격도 높지만, 음질이 아직까지는 개선의 여지가 있는 만큼 IP 구현 기능이 있는 제품을 구비해 놓고 추세를 따라가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한다.

마지막으로 호환의 문제가 있다. 같은 IP PBX 장비라도 만든 업체가 다르면 호환이 되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트라넷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IP PBX가 외부와 연결돼 나가려하면 이와 같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에 대해 코스모브리지의 박대수 차장은 호환이 안될 문제는 없다. 다만 업체들의 이기적인 사업 방침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호환성 등이 주요 선택 포인트

이런 상황에서 구매자들이 제대로 된 IP PBX를 구축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여러 사항들을 따져봐야 한다.

우선 제품의 안전성을 고려해야 한다. 네트워크의 장애에 따른 통신 두절사태에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가하는 문제이다. 대부분의 제품이 PSTN 우회 기능이라든가, 리던던시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는 하나 제품에 따라 약간의 성능 차이를 보이므로 꼭 짚어봐야 한다.

더불어 다양한 기능성도 따져봐야 한다. IP PBX는 기존의 PBX만큼 다양한 기능을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기술 지원면을 살펴본다. 고객의 요구에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는가에 대한 사항이다.

외국 대형벤더들은 직영 대리점을 통해 직접 기술지원을 하는 반면, 자본력이 떨어지는 국내 업체는 전국 망을 갖고 있는 유통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대고객 지원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업체의 제품 서비스는 원천기술을 국내에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오히려 외산 업체의 그것보다 더 편리할 수가 있다.

이에 더해 향후 발전성을 따져 호환이 용이하며, 제품 업그레이드가 쉬운 것을 선택한다. 회선이 증가한다던가 신기술의 개발로 인해 장비를 업그레이드해야 할 때 장비의 교체없이 단순한 조작만으로 새로운 서비스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제품이라야 한다.

향후 IP PBX는 점차 기능이 통합돼 갈 것이다. 시장조사 기관인 IDC의 최근 PBX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개념의 통합(Conv erged) PBX란 새로운 개념이 부상하고 있다.

이는 하나의 PBX로 음성과 데이터를 통합함은 물론 라우팅과 스위칭 기능, 그리고 교환기의 기능까지 할 수 있는 기술이 미래를 주도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발맞춰 이미 국내 몇몇 업체가 통합 개념을 도입해 제품 개발에 적용하고 있다.

사용자 환경 고려한 솔루션 채택

최근에는 콜센터용 unPBX도 각광 받고 있는데, 한국GMX는 unPBX 기반의 GMX2000 보드제품을 생산해 제조업체와 일반 고객에게 공급하고 있다. SL시스템도 'WIPS 폰카드'라는 unPBX용 제품을 내놓고 있다.

여러 기술과 제품이 혼재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 자신의 환경에 적합한 솔루션을 찾아 PBX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한번 구축되면 거둬들이기가 힘든 만큼 처음 구축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이미 상용화된 제품에 대한 검증 자료를 토대로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기존에 IP 기반의 PBX가 있다면 타사 제품과의 매칭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타사 제품과의 호환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고객의 환경이 만약 케이블 모뎀이나 xDSL과 같은 광대역 액세스를 이용한 네트워크가 이미 구축돼 있다면, 훨씬 효과적인 IP 기반의 PBX를 구축할 수 있다.

케이블 모뎀, xDSL을 이용한 네트워크는 고객들에게 패킷방식의 전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반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IP 네트워킹을 활용해 차세대 장거리 전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통신업체들의 목표가 장거리 전화사업자들에게 집중된 트래픽을 자사로 이동시켜 전화 서비스, 데이터 및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통신액세스 등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는 만큼, 이들의 서비스를 제대로 활용하면 더 좋은 기반의 IP PBX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고객에게 요금 청구 서비스와 관리 액세스도 제공할 수 있으므로 사실상 장거리 라우팅과 인터넷 액세스뿐 아니라, 다양한 원격지 통신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