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T&T 앞길 아직 험난

일반입력 :2000/10/26 00:00

김준술 기자 조인스닷컴 제공

미국 AT&T가 수익악화.주가하락 등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회사 분리라는 획기적 처방을 내놓았으나 워낙 장애물이 많아 앞날이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월스트리트 저널.파이낸셜 타임스 등이 24일 보도했다. 이들은 AT&T의 분리 방안이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에 충분치 못한데다 분리 이후 각 사업 부문이 대형 업체들과 힘겨운 시장 쟁탈전을 벌여야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AT&T는 무선통신.케이블 사업 등 무리한 신규사업 진출로 수익성이 악화한데다 주력 사업분야인 장거리 전화요금 인하 등으로 경영위기에 봉착하자 회사를 4개사(장거리전화.기업용 서비스.케이블.무선통신) 로 분리하는 계획을 마련, 24일 이사회의 승인을 얻었다. AT&T의 분리에는 자회사를 모회사에서 완전히 분리시키는 '스핀오프' 와 특정 사업의 주식만 별도로 떼내 상장하는 '트래킹' 주 발행 방식이 혼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장거리 전화는 트래킹주 발행, 무선 통신 부문은 스핀오프 방식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분리 방법을 놓고 벌써부터 사내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진은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는 장거리 전화 부문을 완전히 떼어 내고 싶어하지만 이사회는 세금.네트워크 공유 등의 문제를 피해 갈 수 있는 트래킹주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고 말했다. AT&T가 구조조정을 통해 가장 얻고자 하는 것은 시장의 신뢰 회복이다. AT&T는 장거리 전화 사업 하나에 의해 회사 전체가 도매금으로 평가돼왔다는 불만을 품고 있다. 그러나 월가의 전문가들은 단순한 회사 분리 만으로 그동안 경영진.경영전략 등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인 평가를 씻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가 분리되면 그동안 케이블 네트워크 공동 사용 등 통합 회사로서 가졌던 시너지 효과가 사라져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현재 진행중인 영국 브리티시텔레콤.미국 넥스텔과의 무선통신 사업 제휴 문제가 벽에 부딪힐 경우 분리 회사들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