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소비자 대상의 중량급 제품들이 한창 열기가 높은 PDA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팜(Palm)의 입지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소니 일렉트로닉스(Sony Electronics)는 최근 신제품 Clie를 선보이면서 PDA 시장에 입문했다. 팜(Palm)의 운영체제와, 일반 소비자에 대한 소니의 노하우가 결합된 Clie의 등장으로 경쟁사들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소니는 팜 플랫폼을 사용하기로 결정하면서 PDA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Clie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분석가들의 말에 따르면, 이것은 팜의 제품 라인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중 하나인 팜V와 너무나 비슷하기 때문에 전체 PDA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말한다. 그 대신 팜V의 판매가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분석가들은 내다봤다.“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고 기가 인포메이션 그룹(Giga Information Group)의 부사장 롭 엔덜은 말한다. 그는 “거의 비슷한 제품을 다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시장이 크지 않다. 소니의 Clie는 팜V의 시장 점유율에 큰 타격을 입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소니의 임원들은 Clie와 팜V가 서로 비슷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Clie는 자사 PDA의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Clie는 어떤 제품인가Clie는 불어로 된 세련된 이름인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Clie는 사실상 communications, link, information and entertainment의 약자다. Clie는 흑백 PEG-S300과 컬러 PEG-S500C의 두 버전으로 나오며 이미 일본 지역에서는 시판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이 제품을 제작하고 있는 소니는 조만간 399달러의 가격으로 미국내에서 흑백 디스플레이의 PEG-S300 모델 시판에 들어갈 계획이다. 반면, 컬러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PEG-S500C의 미국 전역에서의 판매는 2001년 상반기쯤에나 시작될 전망이다. 이처럼 시판 시기가 늦춰지고 있는 것에 대해 소니사의 임원들은 컬러 애플리케이션의 수가 얼마 되지 않고 패널도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Clie는 팜V보다 약간 작은데, 팜 V는 Clie보다 두께 1인치, 폭 0.3인치 정도 더 크다. 그리고 Clie는 조그다이얼(JogDial) 스크롤 버튼이 있어 이용자들이 한 손으로도 쉽사리 작동시킬 수 있다고 소니 측은 설명한다.이 PDA는 20MHz Motorola Dragonball EZ 프로세서에, 8MB의 온보드 메모리와 2MB의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한다. 그리고 8MB의 소니 메모리 스틱(Sony Memory Stick)도 들어 있다. 확장성 보장껌 한 개 정도 크기인 메모리 스틱은 스마트미디어(SmartMedia) 메모리 카드와 컴팩트플래시(CompactFlash) 메모리 카드와 비슷한, 착탈형 매체를 위한 소니의 고유 포맷이다. 이것은 Clie의 뒷면에 있는 슬롯에 끼워 넣는 형태로, 파일과 애플리케이션 저장에 이용된다. 메모리 스틱은 디지털 카메라와 MP3 플레이어 등으로 소니사의 다른 제품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이 PDA는 적외선이나 직렬 연결도 가능하지만, 주로 USB(Universal Serial Bus) 연결을 통해 PC와 통신하게 된다. 160~160 dpi 해상도의 배경조명 디스플레이를 지니고 있으며, 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가 전원공급 역할을 담당한다.Clie는 팜 OS의 3.5 버전을 이용할 예정이다. 이에 번들되는 애플리케이션들로는 일반적인 팜 PIM 애플리케이션들 외에도, 윈도우 탐색기 스타일의 파일 관리용 내비게이터인 MSGate, Pocket PictureGear 사진 뷰어(viewer), 비디오 클립 재생용의 gMedia 등이 있다. 소니는 “인포 스틱(Info Stick)”을 이용해 메모리 스틱을 확장한다는 향후 계획도 발표했다. 소니의 임원들은 인포 스틱이 개념상 핸드스프링(Handspring)사의 스프링보드(Springboard) 슬롯 모듈과 비슷하며, 다른 점이 있다면 더 작고 전원소모가 적다는 점이라고 말한다.소니의 얘기에 따르면 현재 50개 이상의 개발사가 인포 스틱 제품을 개발중이라고 한다. 2001년 초 첫선을 보이게 될 제품들 중 하나는 블루투스 스틱(Bluetooth Stick)으로, 이는 PDA 이용자가 자신의 전화기와 PDA를 서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해준다.소니의 핸드헬드 부문 마케팅 담당 이사인 케빈 미주하라는 “우리는 핸드헬드를 차기 기대주로 보고 있다. 더 많은 멀티미디어 기능을 포함시킬 계획이며, 플랫폼 향상을 목적으로 팜과 함께 공동으로 작업중”이라고 밝혔다.멀티미디어 기능의 확대는 2001년에 완성될 것이라고 미주하라는 말한다. 기가 인포메이션 그룹의 엔덜은 Clie의 단점으로 팜 플랫폼의 오디오와 비디오상의 제약을 지적했다. 하지만 소니라는 브랜드는 현재 65% 정도로 추산되는 팜의 시장 점유율 가운데 7~9%를 빼앗을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만약 현재 시장점유율이 20% 정도에 달하는 핸드스프링의 PDA와 같은 저렴한 제품을 소니가 내놓았더라면 보다 큰 몫을 차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소니는 프리미엄급 제품을 내놓기로 결정했다. 그렇다고 이 거대 가전제품 회사가 이 프리미엄 시장을 무시할 리 없다.소니가 지금까지 내놓았던 50가지 종류가 넘는 워크맨 등 제품들에 대한 마케팅 방식을 살펴보면 소니사가 앞으로 각기 대상을 달리한 여러 종류의 PDA를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을 쉽게 할 수 있다. 공급 부족 사태 발생그런 신모델이 나오는 것은 스크린과 메모리 등의 핵심 컴포넌트들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직 미래의 얘기가 될 수도 있다.제조사들은 컴포넌트들, 그 중에서도 특히 디스플레이가 부족한 주요 원인을 휴대폰 구매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탓으로 돌리고 있다. 분석가들은 매주 1000만 대의 휴대폰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팜이 컴포넌트 부족으로 고충을 겪고 있다. 이 회사의 임원들은 팜의 제품들이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리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전한다. 이런 상황이 PDA 제조사로서는 부러운 상황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일반 소비자와 제조사들에게는 낭패감을 안겨주고 있다. 소니의 임원들은 Clie의 출범을 기획하면서 그 같은 컴포넌트 부족도 고려했다고 전한다. 가령, 이 회사는 전세계 규모의 시판 일정은 내년 초로 미뤄둔 상태다.분석가들은 Clie가 일반 소비자를 대거 끌어들이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리서치 업체인 NPD 그룹의 마케팅 담당 이사 조지 메이어는 “소니의 소비자층은 그 규모가 훨씬 크다. 이 회사가 지금까지 명성을 얻어왔던 홍보 활동을 Clie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할 것이다. 오히려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