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100MB 공유 네트워크」의 허와 실

일반입력 :2000/07/29 00:00

박현선 기자 PCWeek

호스팅 서비스에 대한 불만족으로 서비스 사업자를 바꾸는 경우, 대부분은 네트워크 속도를 이유로 들고 있다. 약속했던 회선 속도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비스 사업자들은 100MB 공유를 100MB 전용(Dedicated)으로 착각하고 있는 고객의 인식 부족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서버 호스팅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네트워크 회선의 대역폭은 10MB 전용/공유, 100MB 전용/공유 등 4개의 상품으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트래픽의 발생 정도에 따라 10MB 공유부터 100MB 전용까지 선택, 사용하는데, 100MB 공유로 여러 고객 업체가 한 회선을 공유한다면 당연히 회선 속도는 100MB가 나올 수 없다.

고객 업체마다 발생하는 트래픽이 틀리기 때문에 적정 수의 업체를 묶어 회선을 배당하는 것도 해결일 수 없다. 회선을 공유하는 한 업체가 90의 트래픽을 발생시킨다면, 나머지 업체들이 10을 나눠써야 한다는 것. 업계 종사자들은 안정된 속도를 보장받고 싶다면 100MB 공유보다 차라리 10MB 전용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한다.

PSINet의 서버 호스팅 사업부 신중현 실장은 소프트웨어 툴을 활용해 트래픽 분석을 할 수 있으며, 트래픽 컨트롤 소프트웨어도 시중에 나와 있다. 미국의 경우 한 가입 업체당 일정 부분 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논리적 블로킹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 사업자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같은 회선을 쓰는 고객 업체들이 자기보다 과다한 트래픽을 발생하지 않도록 운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사업자의 지적대로 고객의 인식에 달린 문제다. 그러나 일부 사업자들은 고객 업체의 무지를 이용해 100MB 공유 회선이 마치 100MB 전용의 속도를 내는 것처럼 착각하기 쉬운 광고를 내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회선 속도는 서비스 사업자가 어떤 네트워크 장치를 사용했느냐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데이콤 보라넷, 한국통신 등 자체 IX망을 보유하고 있는 서비스 업체들은 그런 점에서 자사야말로 최고의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데이콤 DIX, 한국통신 KTIX 등 IX망에서 회선을 끌어쓰는 IDC 역시 마찬가지 주장을 한다. IX망에서 IDC까지는 WAN, IDC 내부 서비스는 LAN 환경으로, IDC 사업자들은 IX→IDC→고객 서버의 단계인 반면에 에이전시의 경우 IX→IDC→에이전시→고객 서버의 단계로 LAN 구간을 한 번 더 거치기 때문에 속도가 저하된다는 것.

이와 같은 환경에서 네트워크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테라비트급 대형 라우터를 네트워크 접점에 설치해야 하는데, 인터넷 제국은 이를 위해 특별히 외국에서 수억원 대의 네트워크 장비를 수입, 설치했다. 회선 속도를 최대한 보장한다고 주장한다. 두루넷과 엘림넷의 회선을 이용하는 넷큐빅IDC의 인터넷 사업본부 제선우 과장 역시 IX→엘림넷 또는 두루넷→넷큐빅→입주 고객의 몇 단계 LAN이 거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패스 기술을 사용, 다이렉트 접속과 거의 마찬가지 속도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제는 서비스 사업자들이 네트워크 속도 유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를 고객이 사전에 파악하기 쉽지 않으며 허위 또는 과장 광고일지라도 진의 여부 역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런 점들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면 100MB 대역폭의 네트워크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