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업체 CRM 판로 찾기 『고민되네』

일반입력 :2000/07/22 00:00

방창완 기자

계열사 프로젝트로 레퍼런스 사이트 확보 … 내부 컨설턴트 육성이 선결 과제e-비즈니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SI 업체들에게 CRM 시장은 가장 먼저 일궈야 할 중요한 텃밭이다. SI 업체들이 서둘러 계열사 프로젝트를 레퍼런스 사이트로 확보하고 자체 컨설턴트를 육성하는 것 등은 시장 선점 전략의 한 단면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미 해외 업체에 의해 주요 시장이 장악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SI 업체의 CRM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CRM(고객관계관리시스템)이 대고객 마케팅에 힘을 실어주는 강력한 IT 솔루션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LG-EDS시스템 삼성SDS 쌍용정보통신 등 국내 주요 SI 업체들이 CRM 시장 진입을 위한 교두보 마련에 분주하다. SI 업체들은 ERP에 이어 CRM이 기업 경영 개선의 새로운 IT 트렌드로 떠오르자, CRM 컨설팅부터 사후 고객 지원까지 모두 포괄하는 토털 서비스 개념을 들고 시장 진입에 나섰다. 지난 1분기 국내 CRM 시장 규모는 700억원 대로, 지난해 시장 전체 규모인 900억원 대를 육박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 따르면 1분기 CRM 시장은 금융권 수요가 37%에 이르러 285억원 대의 시장을 형성했으며 통신권 17.2%, 제조 14.3% 순으로 강세를 보였다. 시장조사 기관인 IDC에 따르면 내년도 CRM 시장은 약 599억 2000만 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이며, 매년 22% 이상의 고속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성장세와 시장 규모를 보고 국내 SI 업체 역시 CRM 시장 선점을 위해 솔루션 확보와 컨설팅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해외 CRM 업체들과 파트너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LG-EDS시스템은 이미 철도청을 비롯해 DMI(데이콤 멀티미디어 인터넷), LG전자에 CRM 구축을 위한 DW(데이터 웨어하우스) 통합 작업에 돌입했다. 삼성SDS도 삼성증권 에버랜드 삼성화재 에스원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CRM 구현을 위한 데이터마이닝 작업중이다. 이 밖에 SKC&C는 SK텔레콤의 고객 관리를 위한 ‘OK 캐시백 프로젝트’를 올 9월까지 마무리짓기로 하는 등 시스템 구축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CRM 시장을 바라보는 관련 업계의 시선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이미 해외 유수 솔루션 업체들에게 기본 시장이 장악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틈새 시장을 겨냥, 업체마다 특정 중소규모 CRM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닷컴 기업들의 CRM 구축 프로젝트 규모가 이미 외국 업체에 의해 장악돼버린 금융·통신 시장처럼 크지도 않다. CRM 사업 경쟁력 ‘컨설팅에 있다’대형 CRM 프로젝트는 한국NCR을 비롯해 한국오라클 한국IBM 한국SAS 등 외국계 솔루션 업체들이 이미 장악하고 있다. 중소형 패키지 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 시벨사의 CRM 패키지를 비롯해 라간사의 CRM 솔루션, 브로드비전, 클레러파일, 세일즈로직 등 다양한 CRM 솔루션이 국내 상륙을 마쳤다.CRM 시장에서 결코 만만하지 않은 판로 구축을 위해 국내 굴지의 SI 업체들은 컨설팅 위주의 CRM 사업에 나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I 업체가 자사의 솔루션을 새롭게 개발하기에는 시간과 비용 측면 모두 여유롭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LG-EDS시스템의 CRM 총괄 컨설턴트인 홍성완 그룹장은 “이미 외국계 CRM 패키지가 국내에 공급되고 있는 이상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 상용화해서 시장에 출시한다는 것은 시기적으로 뒤늦었다. 외국의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도입, 국내 기업 환경에 맞게 마이그레이션하고 솔루션과 컨설팅을 접목시키는 것이 현 시장 상황에는 더 적절한 영업 방식일 것”이라고 말했다.홍 그룹장은 또 “외국계 패키지와 컨설팅의 경우 해외 구축 사례를 그대로 적용, 비용이 턱없이 높으면서도 구축된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국내 SI 업체가 이런 틈새 시장을 노리고 승부수를 띄운다면 사업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SDS의 CRM 컨설턴트인 강연진 부장은 “어차피 외국계 패키지가 국내 시장에 들어온 이상 업무 실정에 맞는 컨설팅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국내 업체들 나름대로 CRM 시장에서 영역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SI 업체들이 그리는 CRM 시장 공략 밑그림은 외국계 패키지 개발 업체와 전략 제휴를 맺고 제품의 국내 공급 판권을 획득, 솔루션을 확보한 후 컨설팅 사업과 연계해 독자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CRM 패키지 업체의 장점을 흡수한 후 자체 컨설턴트를 내부적으로 양성,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CRM 시장 진입을 위해 무엇보다도 선행돼야 할 점은 ‘레퍼런트 사이트 확보’라고 SI 업체들은 입을 모은다. 레퍼런스 사이트는 해당 업체가 구축 과정에서 얻는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룹 계열 SI 업체들은 계열사 CRM 구축이 물론 자랑할 것은 못되지만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며 강력한 영업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SKC&C의 DW CRM 컨설팅 박재모 부장은 “SI 업체들의 프로젝트 가운데 70%는 그룹사의 IT 인프라 구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확보한 ‘표밭’을 간과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SKC&C도 SK그룹의 CRM 프로젝트를 구축한 바 있다. 이런 레퍼런스 사이트가 새로운 CRM 영업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SDS 역시 삼성증권 에버랜드 등 계열사 위주의 CRM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어느 정도 시스템 구축이 진행된 시점에서 자사의 유니ERP 솔루션과 연계된 CRM 패키지를 선보이고, 중소기업 등 틈새 시장을 포함한 외부 영업에 눈을 돌릴 계획이다.경쟁은 불가피 ‘주무기’부터 활용하라 쌍용정보통신은 현재 외국계 CRM 패키지 선정에 한창이다. 선정 작업을 마무리짓는 대로 자사가 확보해둔 CTI 레퍼런트 사이트에 CRM 솔루션을 묶는 연계 판매 영업 방식으로 밀고 나간다는 입장이다. 쌍용정보통신의 CRM 컨설턴트인 김현진 차장은 “우리는 CTI 확장 개념으로 CRM을 보고 있다. 채널과 연계한 CRM 구축을 통해 통신권과 공공기관 등 쌍용정보통신이 자랑하는 레퍼런트 사이트를 주축으로 CRM 영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LG-EDS시스템은 이미 산업별로 12명 가량의 전문 컨설턴트들을 확보한 상태이며 한국IBM, 앤더슨 컨설팅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LG-EDS시스템은 무엇보다 컨설팅 분야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컨설팅을 영업 활성화의 기본 무기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초기부터 시벨 CRM 패키지를 국내 공급해온 SKC&C는 최근 시벨과 컨설팅 파트너십 계약을 새롭게 체결했다. 시벨과의 긴밀한 관계를 활용, 레퍼런스 사이트를 적극 확보하는 한편 자체 컨설턴트를 집중 육성, 유통과 통신 등 특정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중심으로 시스템 구축에 나설 계획. 이 밖에 CJ드림소프트 역시 피보탈사의 eCRM 솔루션을 기반으로 중소업체를 겨냥한 솔루션 공급에 나서고 있으며, 한진정보통신 신세계I&C 등 중견 SI 업체들도 특정 분야의 CRM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SI 업체들은 올해를 CRM 시장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솔루션 업체와 SI 업체간 합종연횡은 서로의 장점을 흡수해 상호 시너지 효과의 이익을 얻자는 데 있다. 관련 업계는 올해 안에 레퍼런스 사이트를 하나라도 확보한다면 향후 추진될 컨소시엄 구성 등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