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도 내일 할 일이 머릿속을 맴돈다면 휴대전화로 일을 시킬 수 있는 인공지능(AI) 비서를 두면 어떨까.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사용자가 자리를 비운 동안에도 업무를 처리하는 AI 비서를 잇달아 선보였다. 오픈AI는 지난달 29일 '닷츠'를 공개했고 앤트로픽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클로드 듀엣'을 시험 공개했다.
김경훈 오픈AI코리아 대표는 지난 22일 '오픈AI 데브데이 익스체인지: 서울'에서 한국이 닷츠 주간 활성 이용자 수 기준 세계 3위라고 밝혔다. 공개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한국이 주요 이용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두 서비스 모두 자료를 조사하고 문서와 발표 자료, 웹 프로그램을 만든다. 이메일과 캘린더 등 앱을 연결하면 그 안에 담긴 정보를 참고하고 이전에 알려준 내용도 활용한다. 일을 맡길 때마다 같은 설명을 반복하는 수고를 줄여준다. 별도 클라우드 컴퓨터에서 작업하므로 개인 노트북을 덮어도 맡긴 일을 이어간다.
비서를 부르고 작업을 확인하는 방법은 다르다. 닷츠는 챗GPT뿐 아니라 업무용 메신저 슬랙과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에서도 대화를 이어간다. 작업 중인 브라우저를 열어보고 사용자가 직접 조작할 수도 있다. 듀엣은 별도 앱과 클로드 웹에서 사용하며 현재는 작업 중인 브라우저 화면을 보여주지 않는다. 앤트로픽은 아침마다 여러 앱에 흩어진 업무를 모아 알려주는 기능을 앞세웠다.
닷츠, 내 업무 방식 기억해 다음 작업까지
닷츠에는 자료 하나를 건네고 여러 결과물을 만들어 달라고 맡길 수 있다. 오픈AI가 소개한 인터뷰 콘텐츠 제작 사례에서는 녹취가 출발점이다. 닷츠가 소개할 만한 대목을 고르고 방송 안내 글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 초안을 준비한다.
사용자가 초안을 읽고 표현과 구성을 손보면 닷츠는 수정 내용을 이후 작업에 반영한다. 다음 인터뷰를 맡길 때 어떤 문체와 형식을 원하는지 다시 길게 설명하지 않도록 업무 방식을 익혀간다는 게 오픈AI 설명이다.
진행 상황을 어디로 알려줄지도 정할 수 있다. 평소에는 챗GPT에 남기고 판단이 필요한 사안은 슬랙으로 알려달라고 요청하는 식이다. 프로그램 제작이 필요하면 개발용 AI 도구 '코덱스' 등에 일을 나눠 맡긴다. 그동안 사용자는 닷츠에 다른 업무를 부탁하거나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면 클라우드 브라우저를 열어보면 된다. 필요한 부분을 직접 조작한 뒤 닷츠에 다시 맡길 수도 있다. 다만 개인 컴퓨터를 연결해 그 안에서 작업하도록 했다면 해당 컴퓨터가 온라인 상태이고 챗GPT 앱도 열려 있어야 한다.
비서에게 이름과 얼굴을 붙이는 재미도 있다. 색과 눈 모양을 고르고 안경이나 액세서리를 더해 취향에 맞게 꾸밀 수 있다.
듀엣, 아침마다 오늘 챙길 일부터
듀엣은 아침마다 오늘 챙길 일을 모아 알려준다. 연결된 이메일과 캘린더, 메신저를 살펴 짧은 보고를 보내준다. 사용자는 앱을 하나씩 열어보며 할 일을 찾는 대신 보고를 읽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앤트로픽은 직원 채용과 새 매장 개점을 함께 준비하는 카페 운영 상황을 활용 예로 소개했다. 듀엣은 채용하려는 지원자가 다른 회사에서도 제안을 받았고 오후 6시까지 답해야 한다는 소식을 알려준다. 다른 업무를 챙기느라 놓칠 수 있는 채용 일정을 먼저 짚어준다.
새 매장 준비 상황도 정리한다. 할 일 41개 가운데 33개는 끝났거나 예정대로 진행 중이고 7개는 지켜봐야 한다. 오늘 사장이 직접 챙겨야 할 일은 1개다. 긴 목록을 처음부터 훑지 않아도 어디에 신경을 써야 할지 알 수 있다. 투자자에게 보여줄 발표자료에서는 검토가 필요한 슬라이드를 골라 알려준다.
아침 보고 이후에도 몇 시간 간격으로 앱을 살펴 새로 챙길 일이 생겼는지 확인한다. 사용자는 어떤 소식을 얼마나 자주 받을지 정할 수 있다. 듀엣은 기존 클로드 계정에 저장된 사용자 정보와 연결된 앱을 활용한다. 매출 전망이나 업무 현황판을 만들고 채용 공고와 계약 문서 초안을 준비하는 일도 맡길 수 있다.
앤트로픽 직원은 산책하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전에도 듀엣에 일을 맡긴다. 회사에 따르면 클로드 코드 팀을 이끄는 보리스 처니는 산책하며 머릿속 업무 목록을 이야기한다. 모델과 제품 행동 설계팀을 이끄는 첼시 라슨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전에 할 일을 건넨 뒤 저녁에 결과를 확인한다.
사용자를 기억하고 후속 업무를 먼저 챙기는 기능은 두 서비스 모두 갖췄다. 다만 오픈AI는 사용자 수정 내용을 다음 작업에 반영하는 사례를, 앤트로픽은 여러 앱을 살펴 놓치면 안 될 일을 알려주는 사례를 앞세웠다.
어디까지 맡길까…전송과 결제는 따로 확인
답장 초안을 쓰는 일과 상대에게 보내는 일은 다르다. 닷츠는 사용자가 정한 조건에 맞으면 메시지를 보내도록 미리 허용할 수 있다. 다만 일부 작업에는 추가 승인이 필요하다. 듀엣은 메시지 전송이나 결제, 문서 서명, 자료 삭제 전에 실행할 내용을 보여주고 승인을 기다린다.
일을 맡길 때도 초안만 필요한지 실제 전송까지 원하는지 구분해 알려줘야 한다. 허락해도 맡길 수 없는 업무도 있다. 듀엣은 주식 거래나 계좌 간 송금을 처리하지 않는다.
모든 심부름에 능숙하지도 않다. 앤트로픽은 듀엣이 업무 처리에 초점을 맞춰 티켓 예약 같은 개인 용무는 상대적으로 덜 다듬어졌다고 설명했다. 대화 내용을 잘못 읽거나 급한 일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실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용 한도도 확인해야 한다. 듀엣은 기존 클로드와 요금제 한도를 나눠 쓴다. 사용자가 말을 걸지 않아도 앱을 확인하는 동안 이용량이 쌓인다. 발표자료나 매출 전망처럼 여러 단계를 거치는 작업은 한도를 더 많이 쓴다.
한국에서 당장 쓸 수 있는지도 다르다. 닷츠는 국내 대상 요금제 이용자에게 제공된다. 듀엣은 미국 클로드 프로와 맥스 가입자부터 대기 신청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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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츠와 듀엣 모두 사용자가 노트북을 덮어도 일을 이어가지만 중요한 작업에는 사용자 승인이 필요하다. 닷츠는 일부 작업을 미리 허용할 수 있고 듀엣은 실행 전에 확인을 받는다.
앤트로픽은 "듀엣은 스스로 자료를 읽고 초안을 쓰며 업무를 준비한다"면서도 "메시지 전송과 결제, 문서 서명, 삭제 전에는 무엇을 하려는지 보여주고 사용자 승인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