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3세대 이동통신(3G) 종료가 가시화된 가운데 해외 주요국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3G망을 걷어내고 LTE와 5G 중심으로 통신망을 재편하고 있다. 미국은 2022년 주요 이동통신사가 모두 3G 서비스를 종료했고 독일은 이보다 앞선 2021년 3G망을 정리했다. 일본도 올해 NTT도코모를 마지막으로 3G 시대를 마감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외 통신사들이 3G를 종료한 가장 큰 이유는 이용자와 트래픽이 LTE와 5G로 이동하면서 한정된 주파수와 네트워크 자원을 구형망에 계속 투입할 필요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세대 전환을 통해 데이터 처리 용량을 높이는 동시에 전력과 유지보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휴대폰 외에 IoT 디바이스 문제로 국가별 종료 시점에는 일부 차이를 보였다.
미국, 2022년 3G 종료…주파수 5G로
미국은 주요국 가운데 비교적 일찍 3G 시대를 끝냈다. AT&T가 2022년 2월 3G 서비스를 종료했고 T모바일도 같은 해 스프린트 3G CDMA망과 자체 3G망을 순차적으로 정리했다. 버라이즌은 2022년 12월 말 3G CDMA망 운영을 끝냈다.
AT&T는 당시 “3G 서비스를 종료하면 네트워크를 개선하고 5G를 포함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에 투자할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LTE와 5G 이용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3G에 할당했던 주파수를 차세대망으로 옮기는 것이 핵심이었다.
버라이즌 역시 최종 종료 당시 자사 가입자의 99% 이상이 이미 LTE나 5G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용자가 극소수까지 감소한 3G망을 별도로 운영하기보다 네트워크 자원을 차세대 망에 집중할 시점이 됐다는 판단이다.
3G 종료는 휴대폰 이외 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에서는 차량의 자동 충돌 알림과 긴급호출, 보안 경보시스템, 결제 단말, 산업용 IoT 등에 3G 통신 모듈이 사용되고 있었고, 초기 LTE 스마트폰 역시 데이터는 LTE를 이용하면서 음성통화는 3G에 의존해 교체 대상이 됐다.
일본, 올해 3G 완전 종료…“전파 활용 효율적으로”
일본에서는 KDDI가 2022년 3월 'CDMA 1X WIN' 서비스를 가장 먼저 종료했다. 소프트뱅크가 2024년 뒤를 이었고 마지막까지 3G를 운영했던 NTT도코모도 올해 3월31일 'FOMA'와 'i모드' 서비스를 끝냈다.
2001년 10월 시작된 FOMA는 한때 약 5700만 가입자를 확보했던 일본의 대표 이동통신 서비스다. 약 25년 만에 FOMA가 문을 닫으면서 일본 이동통신 3사의 3G 서비스도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NTT도코모는 “4G와 5G 보급으로 FOMA 이용자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며 “경영 자원을 집중해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또 “3G 종료를 통해 전파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통신 서비스 품질을 높이겠다”고 제시했다.
KDDI도 3G 종료 이후 주파수를 LTE와 5G에 활용했다. 3G 가입자 감소와 함께 스마트폰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동일한 주파수를 보다 효율적인 이동통신 기술에 투입하는 쪽을 택한 것이다.
소프트뱅크에서는 종료 원칙과 별개로 이용자 상황에 따라 일정을 조정한 사례도 나왔다. 당초 2024년 1월 말 3G 서비스를 종료하려 했지만 노토반도 지진이 발생하자 대부분 지역의 종료 시점을 4월로 미뤘고 이시카와현은 7월 말까지 서비스를 유지했다.
소프트뱅크는 당시 “노토반도 지진의 영향으로 기기 변경 절차가 어려운 고객의 상황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3G 종료 방향은 유지하면서 재난으로 차세대망 전환이 어려운 가입자에게 예외를 둔 사례다.
유럽도 3G 퇴출...주파수·전력 효율 높인다
유럽연합(EU)에서도 3G 퇴출은 상당 부분 진행됐다. 독일에서는 도이치텔레콤과 보다폰, 텔레포니카 독일이 2021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네덜란드에서도 보다폰지그고가 2020년, KPN이 2022년 3G망 운영을 끝냈다.
도이치텔레콤은 당시 3G 종료를 두고 “3G 주파수를 더 강력한 4G와 5G 기술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당시 LTE가 이미 회사 이동통신망의 98% 이상을 커버하고 있어 3G를 유지할 필요성이 크게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프랑스는 아직 3G를 운영하고 있지만 종료 시점은 정해졌다. 오렌지와 SFR은 2028년까지, 부이그텔레콤은 2029년 말까지 프랑스 본토에서 3G 서비스를 종료할 계획이다.
프랑스 통신규제기관 Arcep는 구형망 종료 이유로 주파수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과 보안을 함께 꼽았다.
Arcep는 “4G와 5G는 동일한 양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2G와 3G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다”며 “구형망을 계속 병행 운영할 필요성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통신장비 산업 자체가 4G·5G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2G·3G 장비의 유지보수가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영국에서도 3G 종료가 마무리됐다. 보다폰과 EE에 이어 쓰리와 O2가 순차적으로 3G망을 정리했다. 영국 통신규제기관 오프콤은 3G 주파수를 4G와 5G에 재사용하면 더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3G보다 오래된 2G가 오히려 더 오래 살아남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음성통화와 텔레케어, IoT 장비 가운데 2G를 이용하는 기기가 여전히 많아 3G부터 종료하고 해당 주파수를 LTE와 5G로 전환하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주파수 재배치...네트워크 운용 효율화
해외 통신사들이 3G를 종료한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주파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동통신에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는 한정돼 있는데 이용자가 크게 줄어든 3G에 이를 계속 할당할 경우 LTE와 5G에 투입할 수 있는 자원도 그만큼 줄어든다.
실제로 미국 AT&T와 버라이즌, 독일 도이치텔레콤 등은 3G 종료 이후 기존 주파수를 LTE와 5G에 재배치했다. 새로운 주파수를 추가로 확보하지 않고도 기존 자원을 활용해 LTE와 5G의 용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데이터 사용량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같은 폭의 주파수로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통신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3G보다 LTE, LTE보다 5G의 주파수 이용 효율이 높아 통신사 입장에서는 가입자가 감소한 구형망을 유지할 이유가 갈수록 줄어든다.
아울러 여러 기술방싱의 망을 동시에 운영하면 세대별 통신장비를 함께 유지해야 하고 기지국 운용과 유지보수에도 비용이 투입되는데, 3G를 걷어내면 통신망 구조를 단순화하면서 설비와 전력 사용을 줄일 수 있다.
프랑스 Arcep도 구형망 종료의 효과로 에너지 효율을 꼽았다. LTE와 5G가 동일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2G, 3G보다 효율적이고 여러 세대의 이동통신망을 동시에 운영할 필요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통신장비 생태계 역시 차세대 망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장비업체들이 신규 투자를 차세대 이동통신에 집중하면서 3G 장비의 생산과 기술지원도 점차 축소되고 있다. 오래된 망을 계속 유지할수록 장비 조달과 유지보수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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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독일이 일찌감치 3G를 종료하고 일본과 영국이 뒤를 이은 것도 결국 같은 흐름이다. 이용자가 빠져나간 3G에 주파수와 설비를 계속 묶어두기보다 이를 LTE와 5G에 다시 투입해 네트워크 용량과 운영 효율을 높이는 쪽을 선택했다.
보안을 고려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프랑스 Arcep는 2G, 3G보다 LTE와 5G에 더 발전된 보안 기능이 적용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통신 기술이 세대를 거치며 인증과 암호화 등 보안 체계가 강화된 만큼 오래된 통신망을 계속 유지할 필요성도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