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출발점이 검색에서 사람으로 옮겨가면서 유통·플랫폼 업계가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에 공을 들인다. 과거 상품을 알리는 광고 모델에 가까웠던 크리에이터가 이제는 어필리에이트와 공동구매, 라이브커머스 등을 통해 직접 구매를 일으키는 '판매 주체'로 영역을 넓히면서다.
어필리에이트란 제휴 마케팅의 한 유형으로, 제3자(퍼블리셔)가 광고주의 상품을 소개하고 그로 인해 발생한 성과(판매·클릭·회원가입 등)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성과형 마케팅 모델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과 네이버, 무신사도 크리에이터와 브랜드·판매자를 연결하는 별도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방대한 상품군을 기반으로 연결 범위를 넓히고 있고, 무신사는 성과형 보상에 집중한다. CJ온스타일은 상품 소싱부터 콘텐츠 제작, 판매·배송·고객응대(CS)까지 지원하는 방식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장은 2025년 37억달러(약 5조원)에서 2033년 312억달러(약 43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30.5%로 같은 기간 글로벌 평균인 23.3%를 웃돈다.
크리에이터, 상품 노출 넘어 '판매'까지
크리에이터 커머스의 핵심은 콘텐츠와 판매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는 브랜드가 광고비를 지급하고 크리에이터가 상품을 노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반면 최근 확산하는 어필리에이트 모델은 크리에이터가 만든 콘텐츠를 통해 실제 판매가 발생하면 그 실적에 따라 수익을 배분한다.
플랫폼 입장에서도 단순히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를 많이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졌다. 어떤 크리에이터가 어떤 상품을 소개했을 때 구매 전환율이 높은지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다시 상품과 크리에이터 매칭에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세 회사가 크리에이터 커머스를 바라보는 방향은 비슷하지만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CJ온스타일 '온트너'...상품 소싱과 CS까지 지원
CJ온스타일은 이달 8일 크리에이터와 브랜드를 연결하는 비즈니스 매칭 플랫폼 '온트너'를 정식 가동했다.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판매 성과가 빠르게 커진 것이 플랫폼 출범의 배경이다. 올해 상반기 CJ온스타일의 크리에이터 협업 주문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0% 증가해 4.3배 규모로 성장했다. 상반기 주문액만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협업 크리에이터 수는 3.2배, 브랜드 수는 4.3배 늘었다. 일부 크리에이터 연계 모바일 라이브커머스에서는 1시간 만에 주문액 3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온트너는 크리에이터와 브랜드를 연결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 특징이다. 매칭이 이뤄지면 크리에이터는 콘텐츠 제작과 팬덤 소통에 집중하고 CJ온스타일이 상품 소싱과 방송 제작, 판매, 배송, CS 등 커머스 실행 전반을 지원한다.
협업 방식도 어필리에이트뿐 아니라 공동구매와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브랜드 광고 캠페인 등으로 넓혔다. 향후에는 플랫폼에 축적되는 데이터를 인공지능(AI)과 결합해 크리에이터와 상품 간 매칭 및 성과 예측 기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네이버 쇼핑 커넥트 확장성 강점…여행 커넥트도 주목
네이버는 크리에이터 제휴 플랫폼 '브랜드 커넥트' 안에서 어필리에이트 솔루션 '쇼핑 커넥트'를 운영하고 있다. 2025년 4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뒤 같은 해 7월 정식 출시했다.
쇼핑 커넥트는 스마트스토어 사업자와 크리에이터가 상품을 홍보·판매하고 실적에 따라 수익을 나누는 구조다. 판매자가 제휴할 상품과 수익 배분 비율을 직접 설정하면 크리에이터가 해당 상품을 선택해 콘텐츠에 활용할 수 있다.
네이버 전략의 특징은 '확장성'이다. 다양한 스마트스토어 상품과 크리에이터를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 경쟁력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쇼핑을 넘어 여행 상품을 크리에이터 콘텐츠와 연결하는 '여행 커넥트'도 선보이며 제휴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거래액 2100억원 넘긴 무신사 '큐레이터'
무신사는 공식 어필리에이트 프로그램 '무신사 큐레이터'를 2024년 7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승인된 크리에이터인 '큐레이터'가 SNS를 통해 무신사 스토어 상품을 추천하고, 해당 콘텐츠를 통한 구매 전환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서비스 출시 이후 큐레이터와 거래액 모두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누적 큐레이터는 8400여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배 증가했다. 큐레이터 추천 링크를 통해 발생한 거래액은 2024년 약 310억원에서 지난해 약 997억원으로 3.2배 늘었다. 올해 1~8월에도 83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으며, 서비스 출시 이후 누적 거래액은 2100억원을 넘어섰다.
무신사는 큐레이터가 추천한 상품을 직접 구매한 경우뿐 아니라 추천 링크를 통해 유입된 소비자가 다른 상품을 구매한 경우에도 수수료를 지급한다. 크리에이터 전용 전시 페이지인 '큐레이터 샵'도 제공해 상품 추천과 구매 전환을 지원한다.
입점 브랜드와 크리에이터 간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브랜드가 콘텐츠 제작을 원하는 큐레이터에게 제품을 협찬하는 '시딩 캠페인'을 운영하고, 제작된 콘텐츠에 구매 링크를 연동해 실제 판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크리에이터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콘텐츠를 통한 '상품 발견'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틱톡이 대표적이다. 시장조사업체 모멘텀웍스에 따르면 틱톡의 전자상거래 서비스 '틱톡샵' 거래액은 지난해 643억달러(약 88조8천억원)로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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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앞으로 경쟁의 초점은 단순한 크리에이터 확보 규모보다 '판매 전환'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크리에이터 수가 많더라도 일회성 광고나 공동구매에 그친다면 지속적인 거래를 만들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상품과 크리에이터를 정교하게 연결하고, 한 번의 판매를 반복적인 성과로 이어지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라며 "크리에이터가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을 넘어 하나의 판매 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이들이 지속적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누가 먼저 구축하느냐가 플랫폼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